오는 9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금품수수 대상에서 농축산물을 제외해달라는 농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최근 청탁금지법에 농축산물이 금품 수수 제재대상으로 분류되면 글로벌 시장 개방·생산비 상승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2016년 농업·농촌 숙원사항’의 하나로 정부와 국회 및 주요 정당에 전달했다고 한다. 전북지역 농업경영인단체들도 자유무역협정, 농자재 가격 상승, 농촌 인력부족 등으로 농업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며 농축산물을 법에서 제외할 것을 건의하고 나섰다.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은 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직원, 언론 종사자 등이 직무관련성과 무관하게 같은 사람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연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무조건 처벌하도록 규정했다. 직무관련성이 있는 경우는 100만원 이하의 금품을 받게 되더라도 과태료(2~5배)가 부과된다. 지난해 3월 이 법이 통과하면서 여야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은 그동안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골프 접대나 식사·술자리 등 각종 청탁과 잘못된 접대 관행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환영했다.
그러나 입법 당시에도 농업계에서는 다른 금품과 마찬가지로 농축산물을 똑같이 수수 금지 대상의 금품에 포함시킬 경우 국산 농축산물의 선물 수요가 위축돼 농축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며 반발했다. 이런 농업계의 우려를 반영해 지난해 8월 김종태 국회의원(경북 상주)이 수수금지 품목에서 농림·축산·어업 생산품과 그 가공품을 제외토록 하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청탁금지법은 그동안 공직사회에서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용인돼 온 부정청탁이나 금품수수를 근절해 사회적 투명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국민적 호응을 받고 있다. 법 시행도 전에 손을 대는 것이 국민적 감정과 거리가 있을 수 있고,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 문제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럼에도 농촌의 어려운 현실과 농축수산물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선물용 농축산물을 전부 뇌물로 단정해버리면 명절 판매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농업기반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 농축산물 중 정치권과 공직사회의 명절선물로 활용되는 현실을 무시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가뜩이나 판로부진에 시달리는 농축산물이 법 시행으로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