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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불매 운동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인 옥시의 기자회견장에 휠체어를 탄 한 소년이 나타나면서 술렁거렸다. 산소통에 연결된 호스를 코에 꽂은 이 소년은 지난 2004년 돌 무렵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를 썼다가 12년째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는 임성준 군(13)이었다.

 

임군과 함께 기자회견장을 찾은 어머니 권미애씨는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 한국지사 대표에게 따지듯 물었다. “우리 아이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뭔지 알아요? 학교 친구들과 공놀이 하는 거예요.” 지난 12년간 고통과 앞으로 평생을 산소통에 의지하고 살아가야 하는데도 사프달 대표의 단 10여초간 사과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항변이었다. 함께 온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들도 “지난 5년동안 100번도 넘게 전화해도 안 만나주더니…. 우리에게는 연락조차 없이 무슨 사과회견이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정부와 국회 조사에 따르면 1·2차 가습기 살균제 피해조사를 통해 1·2등급 판정 피해자 221명 가운데 옥시 제품 사용자는 184명이며 그 중 70명이 숨졌다. 도내에서도 피해 신청자 43명 가운데 2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옥시측은 지난 5년 동안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사과는커녕 만나달라는 요구조차 묵살해왔다. 더욱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국민들이 공분하고 있는데도 지난 3월 전 직원이 버젓이 태국으로 해외포상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지난달부터 검찰의 소환 수사가 본격 시작되고 국민들이 불매운동에 나서자 옥시를 비롯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가습기 살균제관련 업체가 뒤늦게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모임과 환경시민단체 등에서는 검찰수사나 불매운동을 면피하려는 진정성 없는 사과로 대한민국 소비자와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분노하고 있다.

 

현재 환경시민단체와 소비자센터 약국 인터넷 맘카페 SNS를 중심으로 옥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옥시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와중에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브랜드 할인이나 ‘1+1’ 행사 등을 내세워 옥시제품 판촉전을 벌여 국민들로부터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국회는 이제서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보상 특별법 제정과 옥시 청문회 개최, 특별위원회 설치를 통한 진상조사 등을 벼르고 있다.

 

돈벌이에 급급해 생명을 경시하고 피해에 대해 모르쇠와 변명, 무책임으로 일관한 부도덕한 기업 행태는 온 국민이 나서서 본때를 보여야 마땅하다.

권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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