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에 우레탄 트랙을 설치한 전북지역 초·중·고교 142곳 가운데 94곳에서 기준치를 넘는 납 성분이 검출돼 학생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우레탄 트랙의 유해성 문제가 이미 지난달 전국 각급 학교에서 불거져 서울 등 일부 자치단체들의 경우 즉시 우레탄 트랙 사용금지 조치를 취했으나 전북의 경우 이제야 발등의 불이 됐다. 조사 과정에서 연구원의 사료분석 오류로 애초 기준치 초과 학교가 6개뿐으로 잘못 통보됐다고는 하지만, 기준치 초과 학교의 다과에 상관없이 도교육청의 대처가 안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레탄 트랙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납은 일단 몸 안에 들어오면 빠져 나가지 않고 혈류로 들어가 장기와 조직, 뼈, 치아에 저장된다. 납중독이 신경계에 이상을 일으키면 회복이 힘들다고 한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에는 납중독이 비록 소량일지라도 지능·주의력 저하를 가져오고, 심하면 청각장애나 비정상적인 과민증, 성장 지연, 성격 변화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많은 학교들이 이렇게 유해한 물질이 도사린 운동장에서 아이들을 뛰어 놀게 방치한 셈이다.
학교 운동장의 우레탄 트랙은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안전한 체육 활동을 하기 위해 2000년대 초부터 인조잔디와 함께 조성됐다. 정부가 학교 인조잔디운동장 조성 5개년 계획을 세워 전국의 많은 학교에 인조잔디와 우레탄 트랙이 깔리게 됐다. 그러나 사업 초기부터 환경단체 등에서 유해성을 제기했으며, 2014년 전북지역 5개 학교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유해물질이 검출돼 철거되기도 했다. 우레탄 트랙의 품질기준이 2011년 만들어졌으나 지금껏 아무런 문제가 없는 양 우레탄 트랙을 이용했다는 게 놀라울 지경이다.
도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대해 우선 트랙 사용금지와 함께 학생들이 우레탄 트랙과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안전띠를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교육부의 방침을 지켜보면서 철거·복원 등의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고 한다. 우레탄 트랙을 철거하고 친환경 운동장으로 복원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어 전체 해당 학교를 대상으로 일거에 철거·복원하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정부 및 자치단체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관련 예산을 신속하게 확보해서 친환경적 학교 운동장을 만들어야 한다. 학생들의 건강만큼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안이한 대응으로 걷잡을 수 없게 만든 옥시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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