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톤치드는 인간에게 해로운 성분을 소독하는 항균효과와 혈관 및 심장 강화, 피부보호, 그리고 인간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진정작용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나무는 우리 민족에게 매우 친숙한 나무이다. 어느 지역의 야산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으며, 제대로 모양을 갖춘 마을이라면 마을 초입이나 뒷동산에 으레 몇 그루 쯤의 소나무가 자리잡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 금줄에 솔가지를 꽂고, 식량이 귀한 보릿고개에는 소나무 속껍질로 허기를 달랬다. 장(醬)을 담글 때면 금줄에 소나무 가지를 매달아 잡것들의 침범을 막았고, 추석때는 솔잎을 깔고 송편을 쪘다. 추운 겨울밤을 견디게 해준 땔감도 소나무와 솔방울이었다. 우리나라 애국가 제2절의 가사는 ‘남산 위의 저 소나무~’로 시작한다.
소나무는 원래 생명력이 강한 나무이다. 소나무 숲에는 다른 나무나 풀이 살지 않는다. 험한 바위 등에 가장 먼저 뿌리를 내리고 자리를 잡는 것도 소나무이며, 척박한 땅에 자라는 소나무일수록 더 오래 산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소나무 에이즈라고 불리는 재선충으로 인해 소나무들이 위협을 받고 있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우리나라 100개 자치단체에서 소나무 재선충이 발병했으며, 전북에는 임실과 순창 군산 김제 익산 등 5개 지역이 포함됐다.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는 3개월 이내에 잎이 누렇게 변하고 1년이 지나면 100% 고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나무와 잣나무의 사철 푸르름을 칭송한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歲寒圖)는 제자 이상적에게 선물한 그림이다. 세상이 변하면 인심도 변하기 마련인데, 끝까지 옛 의리를 지키며 유배생활을 하는 자신을 챙겨주는데 대한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다. 추사는 스스로 지은 제문에 ‘날씨가 추워진 이후에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공자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사람이 곤궁에 처해봐야 진정한 친구를 알아볼 수 있다고 하지만, 소나무 숲의 소중함을 알기위해 재선충의 확산을 언제까지 두고 볼 수는 없지 않은가. 재선충 방제에 대한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기대해본다. 이성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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