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뿐 아니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파이프 담배를 피우는 모습 등 유명 인사들의 담배 피는 모습은 이제 옛 추억이 됐다. 몇 년 전까지 우리의 담배인심은 후했다. 나눠 피우기 싫으면 끊으라고 할 정도로 담배를 사이에 둔 우정(?)은 돈독했다. 담배를 권하는 것은 기본 예의에 속했다. 낯모르는 사람에게 담배 한 개비를 얻는 것도 그리 흉이 되지 않았다. 술자리 모임 등에서 탁자에 올려놓고 공동으로 피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었다. 모두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이야기다. 담뱃값 인상에 따른 이유도 있겠지만 흡연 자체가 사회적으로 죄악시 된 때문이다.
이제 담배는 공공의 적이다. 흡연가들의 설 땅은 계속 좁아졌다. 사무실은 물론이고, 다른 세대에 피해를 준다고 본인 아파트의 베란다에서도 흡연을 삼가라고 한다. 길거리에서도 함부로 담배를 피울 수 없다. 흡연 공간의 제한을 넘어 흡연자들을 심적으로 압박하는 정책도 쏟아지고 있다. 질병이나 장애를 얻은 흡연피해자가 직접 출연해 흡연 폐해를 증언하는 광고가 공중파를 타고 있다. 지난해 12월23일부터 담뱃갑에는 흡연 경고 그림이 부착됐다.
도입 당시부터 논란이 됐던 담뱃갑 경고 그림이 부착된 담배가 본격적으로 판매된 후 얼마만큼 금연효과를 나타내고 있을까. 후두암 환자의 목에 구멍이 뚫린 사진을 보고 얼핏 공포와 혐오감을 가질 법하다. 그러나 흡연자들이 이 정도의 그림에 담배를 끊을 수 있다면 중독이 아닐 게다. 경고 그림의 수위가 약해 더 강력하고 그림 면적을 넓힐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경고 그림의 효과는 우리보다 일찍 도입한 국가들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경고 그림으로 흡연율을 떨어뜨리지 못할 바에야 담배에서 위안을 찾는 흡연자들의 기분이라도 살피면 어떨지 싶다. 나라재정에 큰 기여를 하는 흡연자들을 위해 규제 일변도가 아닌, 폐해가 없는 담배개발은 안 되는 것일까.
김원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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