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좌담-대선 이후, 전북과제를 논하다
촛불민심은 결국 문재인 대통령을 선택했다. 이번 대선은 10년 보수정권의 무능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했던 만큼 새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가 그 어느 정권보다 크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전북은 문 대통령에게 전국 최고인 64.8%의 일방적 지지를 보냈다. 그간 정권의 홀대에 따른 낙후전북이라는 오명을 문 대통령이 씻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게 반영된 것이다. 이번 대선 결과가 갖는 의미와 새 정부가 풀어야 할 전북현안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좌담회를 마련했다.
△일 시: 5월 10일 오후 12시
△장 소: 전북일보 편집국장실
△참석자: 김춘진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권혁남 전북대 교수, 김원용 본보 논설위원
-김원용: 이번 대선 의미를 부여한다면. 이변은 없었나.
△김춘진: 박근혜 탄핵, 그리고 구속에 따른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의미가 크다. ‘이게 나라냐’고 외친 촛불 민심을 대변했다. 다행히 촛불 민심을 받아들일 문 후보가 당선됐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개혁에 탄력을 받으려면 과반의 득표를 얻었어야 했는데 미흡한 부분이 있다. 물론 일정부분 예상은 했지만 박근혜 정부를 만들고 정책을 수립한 자유한국당이 두 번째로 득표율이 높았다. 이는 새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많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권혁남: 선진국 사례를 보면 보수에서 진보로, 진보에서 보수로 가려면 10년이 걸리는데 이번 대선은 자연스레 진보로 넘어가는 시기로 볼 수 있다. 물론 박근혜, 최순실 여파로 1년이 단축됐지만 문 대통령의 41.1% 득표율은 뭔가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연말 타오른 1700만 촛불 민심을 보며 과반 득표의 대통령을 기대했지만 지역정치에 기반을 둔 굳건한 정치행태가 조금은 아쉽다. 5년 전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은 48%의 지지를 받았다. 오히려 퇴보한 것이다. 물론 당시 양자구도였던 차이가 있지만 지난번보다 적은 득표율은 심각한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김원용: 이번 대선이 주는 의미는 보수정권 대한 무능한 심판으로 받아들여진다. 문재인 대통령의 득표율은 지난 정권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강하다. 문 대통령은 전북에서 전국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어떤 심리가 작용했다고 보는가.
△권혁남: 객관적인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많이 나온 편이다. 전국적으로도 가장 높다. 이것은 정말 제대로 된 정권교체를 희망한 것이며, 민주주의가 제대로 가동한 것이다. 특히 타지역에 비해 낙후된 전북 현안을 해결해 줄 곳은 역시 국민의 당 보다는 의석수나 국정경험이 많은 민주당에 바라는 민심이 전달된 것이다.
△김춘진: 비상사태였기 때문에 촛불민심을 타고 대한민국이 새로운 나라로 개혁되기 위해선 전북의 득표율이 전국 평균이 돼야 된다고 본다. 역시 국회 선진화법을 개혁 하는데 많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 학계와 언론, 시민단체 등의 추가적 지지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김원용: 전북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 후보 경쟁 의미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권혁남: 1년 전 총선 때 전북에서는 국민의 당이 더 많은 지지를 얻었다. 국회의원과 대통령을 뽑는 도민의 기대치가 다르다. 지역의 일꾼과 나라의 일꾼을 뽑는 기대치가 다르다는 건 제대로 된 민의의 선택으로 보인다.
△김춘진: 동의하지만 사족을 붙인다면 현재 국민의 당 주체 인물이 모두 민주당에서 핵심역할을 했던 사람이다. 당대표,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으로 있다가 나와서 당을 만들었다. 책임 있는 사람이 책임 안지고 나가서 새로운 당 만드는 것은 결국 새 정치가 아니다. 오히려 더 정략적으로 활동하는 분들이 많아 그런 면에서 도민이 평가할 것이다.
△김원용: 전북 유권자는 이번 대선에서 선택 폭이 있어 행복했다. 이전 선거 때는 80~90% 몰표로 밀어주다보니 유력 후보도 전북을 거쳐 가는 곳으로 여겼다. 하지만 이번 대선 때 안철수 후보는 후보등록하고 첫 유세 지역으로 전북을 택했다. 문 후보 역시 기자협회 후보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전북에 공을 들였다. 그만큼 전북이 존재감이 있었다는 것이다. 지역에서는 경선, 경합 구조가 괜찮다고 느끼는 경향이 높다. 지역발전 측면에서 경쟁구도 가 정치발전에 도움 될 것으로 보인다.
△권혁남: 국민의당과 민주당 등 각기 다른 정당들이 경쟁하며 추구하는 이념은 모두 전북을 위한 마음에서 기초한 것이다. 민주당이 분열이 아닌 협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결국 국민의당과 연계할 수밖에 없다. 당장 통합까지는 아니지만 서로 연대의식을 가져야 전북 현안을 해결하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적어도 문재인 정권에서는 두 당 모두 전북 이익을 위한 연대가 필요하다.
△김원용: 지지율 6% 미만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도 역시 지역정치 발전에서 같은 맥락을 보인다. 보수정당에 대한 인식도 바꿔 지역 차별 없애야 한다.
△권혁남: 보수정당 특표율을 뺀 나머지가 모두 진보라고 볼 수 없다. 이번 대선은 보수와 진보, 이념 선택이 아니다. 박근혜·이명박 10년 적폐를 심판하는 것으로 기본적 전제가 다르다.
-김원용: 이번 대선 결과로 전북발전 기대가 크다. 지역차별 없애겠다는 참여정부 때 지역균형발전 핵심을 맡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다. 사실 이명박·박근혜 두 정권에서 전북이 홀대받은 건 사실이다. 인사와 전북발전 모두 차별받으며 전북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돼 버렸다. 이번엔 단순하게 차별을 없애는 수준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오히려 역차별에 따른 배려가 있어야 한다.
△권혁남: 배려라는 표현은 슬프다. 정당한 요구다. 제대로 된 정부, 국가라면 지역에 따른 차별이 있어서는 안된다. 이것은 그간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결국 민주당 뿌리는 전라도다.
△김춘진: 대한민국 인사의 원칙은 적재적소다. 능력 차이가 큰 데 무조건 지역을 배려한다면 문제가 있지만 능력이 비슷하다면 지역 인사 등용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정부 주요 정책 결정 부서에서 전북 출신 인재를 많이 키웠어야 하는데 현재 그런 위치에 있는 전북 인사는 없다. 인재를 키우려면 주요부처 사무관·서기관·부이사관 부터 키우고 끌어줘야 한다.
△권혁남: 인사 탕평 대안으로 지역할당제를 하면 된다. 현재의 인구 비율 가지고는 안된다. 원적지를 가지고 인구비율을 따져 할당제를 시작해야 한다.
-김원용: 문 대통령은 전북공약을 많이 내걸었다. 지역의 웬만한 현안을 포함하고 있는데, 공약 실천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김춘진: 전북 공약은 후보 공약에도 포함돼 있지만 추가로 당 공약 및 홈페이지 등에 약속한 사안도 있다. 실천이 문제다. 임기동안 가능한 것도 있고 임기가 끝난 후 중장기 국책사업으로 연동시킬 수도 있는 사안도 있다. 새만금 공약은 문재인 후보와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 새만금은 현실성 낮은 민자 방식보다는 국가가 책임지고 임기 내 매립해야 한다. 매립 부분에 있어서는 책임지고 임기 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
△권혁남: 과거에 비해 공약 이행률이 높아진 건 사실이다. 이번 전북 지지율을 봐도 공약 이행을 바라는 기대치가 높아진 게 사실이다. 실천은 바로 정치인들 몫이자 정치인의 역할이다. 이런 대목에서 국민의당과 협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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