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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장 성적표

 

단체장 임기가 4년이지만 보통 1년은 선거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3년밖에 안된다. 초선인 경우에는 이 기간 동안 실적 내기가 버겁다. 하지만 대부분의 단체장들이 임기동안 큰 일을 많이 했다고 너스레를 떨지만 주의깊게 살펴보면 해놓은 게 별로 없다. 굵직한 지역개발사업은 국비를 확보해야 가능하므로 말같이 쉽지가 않다.

 

단체장에 대한 능력 평가를 여러가지로 할 수 있지만 그 중 가장 우선시 해야 할 것이 예산 확보다. 중앙부처를 다니면서 누가 국비를 많이 확보했는가를 살피면 그 사람의 능력을 금방 알 수 있다. 국비 확보는 그냥 대충해서 되는 게 아니다. 중앙 부처를 설득하는 게 그리 간단치 않다. 실무자부터 시작해서 중간간부 그리고 국실장급 장차관에 이르기까지 여러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보통 인내심 갖고서는 안된다. 설사 부처에서 예산을 올려도 기획재정부에서 승인을 안하면 끝이다. 기재부가 갖는 권한은 상상을 초월한다. 시장 군수들이 인맥이 닿지 않으면 실무자도 제대로 만날 수 없다. 단체장들이 지역에서 영향력이 커 큰소리치지만 기재부 관계자 앞에서는 ‘초라한 을’로 바뀐다.

 

단체장들이 국가예산을 확보한다고 서울과 세종시 등을 뻔질나게 드나들지만 맘먹은대로 잘 안된다. 각 부처 공무원들이 고시 선후배로 인맥이 형성돼 있어 만나는 것도 쉽지가 않다. 그래도 공직자 출신의 단체장들이 현직 때 다져놓은 인맥 때문에 유리하다. 그렇지 않고 인맥 구축이 안된 초선들은 임기동안 사람 알다가 시간 다 지나간다. 유권자들은 이 점을 간과하면 안된다. 단체장이 얼마나 중앙정부내에 많은 인맥을 구축해 놓았는지를 살펴야 한다. 자연히 출마전에 무슨 일을 했는가 그 경력을 보면 알 수 있다. 단체장은 정치력 하나만 갖고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전문적인 행정능력이 필요하다. 통섭능력이 뛰어 나면서 판단력이 좋아야 한다.

 

도내 시장 군수들이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뛰지만 능력 편차가 심하다. 정치인 출신인 김생기 정읍시장이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그간 구축해 놓은 탄탄한 인맥을 잘 활용,국가예산을 잘 확보하고 있다. 행정부지사 출신인 박성일 완주군수도 고시인맥을 적절하게 활용해 가며 국가예산을 잘 따낸다. 감사원 출신인 황숙주 순창군수도 고시 선후배 인맥을 십분 활용, 두각을 나타낸다. 사업가 출신인 박우정 고창군수는 중앙 무대에서 활동하는 고창 출신들을 씨줄 날줄로 엮어 국가예산을 잘 확보하고 있다. 취임 당시보다 무려 3배 가량이 많은 1200억 정도를 확보했다는 것.

 

단체장의 재선 여부는 그간 국가예산 확보 실적을 따져서 결정해야 한다. 그런 객관적인 자료에 의하지 않고 현역들을 무조건 당선시키면 지역이 발전할 수 없다. 재선하기 위해 적당히 선심성 행정이나 펴는 단체장은 주민들이 경계해야 한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백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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