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돌풍을 일으키며 도내에서 7석을 차지한 것은 자신들이 잘해서가 아니라 민주당이 유권자에게 염증을 느끼게 한 탓이 컸다. 중앙정치무대에서 존재감 없는 초선들과 당이 무력증에 빠져 실망한 나머지 유권자들이 대거 물갈이시켰다. 그간 일방적으로 지지를 보냈던 민주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이 작용했다. 도내 유권자들은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봤자 그들만 호의호식하고 잘 살게 만들어줬지 지역으로 돌아온 게 없다’며 반기를 들었다. 익산에서 이춘석과 완주 무진장에서 안호영의원이 당선된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선거가 일주일만 더 남았어도 두 사람 모두 녹색돌풍에 휘말려 낙선의 고배를 마셨을 것이다.
그 당시 민심은 성난 파도와 같았다. 모든 것을 집어 삼키고도 남을 만한 위력을 갖고 있었다.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배신감을 갖고 있고 새정치를 열망하고 있었던 때에 안철수가 국민의당을 창당한 게 적중했다. 하지만 그 이후 유권자들이 바라고 기대했던 국민의당 새정치는 오간데 없고 안철수가 독단으로 당을 이끌어 지지세가 급락했다. 대선 때 안철수 후보가 보인 토론실력은 실망 그 이상이었다. 선거 초반 기세등등했던 지지는 꺾인채 2등도 홍준표 후보한테 내주고 3등으로 밀렸다. 선거 막바지 그를 지지했던 유권자 중에는 치고 나오는 홍 후보를 경계하려고 문재인 후보한테 몰표를 안겼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말이 국민의당을 두고 한 말 같다. 지금 분위기로는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9월말까지 민주당 도당에 접수시킨 입당원서가 이를 말해준다. 도내 유권자들이 정권교체에 따른 기대감을 민주당에 갖고 있다. 지난 총선때 강세를 보였던 국민의당 지지도가 도내서도 10%를 넘지 못한다. 대선 때 강건너 불구경하는식으로 소극적이었던 국회의원들이 군산조선소 문제 등 지역현안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존재감이 약화됐다. 제1당인 국민의당이 도지사 후보도 낼 수 없을 정도로 의기소침해졌다. 존재의미를 다당제로 삼았던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정책연대로 가는 게 잘못이라고 지적한 사람들이 많다. 설령 3, 4등이 합쳐도 3등 밖에 안된다. 민주당 고공행진에 따른 불안감을 해소하고 지지율을 높히기 위해 서둘러 통합을 모색했지만 도내 유권자들은 꿈적도 안했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