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정 현
입으로 토해놓은 辯(변)을 씻을 방법이 있을까
내장의 비밀한 나눔과 착취를 거친 便(변)은 어떤지
외출하는 변은 서로 같은데
하나는 무형이고 하나는 유형이네
체면을 위한 가식의 그림자 속에
냄새나는 辨(변)과 便(변)은
서로가 너무 가여웠다
삶이 계속되는 한 인생의 구역질을 맑은 하늘에 쏟으며
흙으로 돌아갈 여생의 평화를 기원한다
저 便(변)의 근원은 입구의 辯(변)을 우러러보다
가끔 저주를 퍼부어대며 진한 향기를 바친다
△살아있는 것들의 토사물 중에서 이로운 것은 꿀밖에 없다는 말을 문단 말석에 앉아 들은 적 있다. 그때는 그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화음과 칭찬의 말도 이로운 것인데 왜 꿀밖에 없다고 하시는 걸까?
시간 좀 지나니 얼핏 이해가 간다. 아름다운 화음도 누군가에게는 소음이 될 수 있고, 칭찬의 말도 상대적인 것이어서 마냥 이롭지만은 않은 듯하다. 설마 꿀이라고 다 이롭기만 할까? 오늘 하루라도 辯(변)을 토하지 말아야겠다. 모처럼 하늘이 맑지 않은가? <김제 김영 시인>김제>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