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이 흐느끼고 있다. 한번도 아니고 연례행사격으로 두번이나 공장폐쇄라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으면서 군산 경제가 반토막 났다. 지금 군산 시민들 한테는 그 어떤 위로의 말이 필요 없다. 폐쇄키로 한 군산GM을 살려 내지 않으면 군산은 불꺼진 항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창올림픽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있지만 군산은 시민들의 치밀어 오른 분노와 배신밖에 없다. 그간 군산시민들은 행여 공장이 문 닫을까봐 노심초사하면서 차 한대라도 더 사주려고 발버둥쳤다. 이런 헌신적인 노력은 오간데 없고 급기야 공장폐쇄라는 극약처방이 내려져 시민들의 억장을 무너 뜨렸다.
정부와 정치권이 군산사태를 바라보면서 해결책을 강구하는 모습이 백가쟁명식이다. 당리당략에 따라 소리만 요란하다. 이번 사태를 놓고 국민의당이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으로 나눠지면서 6·13지선에서 마치 이슈를 선점하려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창당 때 마땅한 이슈가 없었는데 메가톤급 악재가 터지자 때는 이때라고 순발력있게 대응하고 나선 것. 양 당이 민주당 대항마로 호남에서 서로가 지지율 확보를 위해 사생결단식으로 나선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 목표가 왜곡되거나 정략적으로 흘러 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군산GM 사태는 산업구조가 취약한 전북한테는 아킬레스건이었다.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실직자가 1만명이 넘는다. 4인 기준으로 하면 하나의 작은 도시가 없어지는 것이나 다를바 없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로 그 악몽이 잊혀질뻔 했는데 또다시 되살아 나면서 살길이 막막하다. 정부나 정치권이 폐쇄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 군산사태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다.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서 폐쇄를 막아 내는 길 밖에 다른 길이 없다. 정부와 전북도가 해결책을 놓고 상충되는 면이 발생할 수 있다.
요즘 군산사태 해결을 위해 눈물나게 뛰는 송하진 지사는 사즉생의 각오로 더 뛰어야 한다. 도민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헤아리고 있기 때문에 잠시도 주저하거나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정치권과 협치를 통해 공장이 폐쇄되는 것을 막아내야 한다. 미리서부터 겁먹고 선택과 집중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면 작년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 다시금 전략과 전술을 가다듬어 어떻게든 군산공장을 살려 내겠다는 일념으로 임해야 한다. 도민들은 이 문제를 지사 한 사람이 해결할 수 있는 단순한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그러나 진정성을 갖고 해결책을 강구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안보와 경제를 하나로 묶어 생각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편 것이 결국 군산공장 폐쇄라는 결론을 이끌었다. 정부가 GM을 살리려고 재정지원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겠지만 무작정 원칙없이 끌려 가면 안된다. 자칫 도미노현상이 뒤따라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도 도민들의 아픈 상처를 위로하는 척 하면서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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