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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판동과 만성동

청와대와 경복궁, 총리공관 사이에 있는 작은 행정구역의 명칭은 팔판동(八判洞)이다. 종로구에 있는 팔판동은 맛집과 카페 등이 많은데 재미있는 것은 ‘팔판동’명칭이 조선시대때 이곳에 8명의 판서가 살았다는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이곳은 예로부터 ‘팔판서골’이라 하던 곳으로 주요 관아가 경복궁 남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직주근접의 원칙에 따라 경복궁 동북쪽 가까이 있는 이곳에 판서들이 주거지를 택하지 않았을까 여겨진다. 오늘날에도 팔판동 어디에서나 8명의 판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철저하게 관존민비 사상이 지배하던 시절, 팔판동은 부귀와 영화를 상징하는 터였다.

전주에도 재미있는 지명 하나가 있다. 한창 법조타운이 조성중인 ‘만성동’이 바로 그것이다.

만성동이라는 지명의 유래는 장차 1만개의 성이 만들어져 번창할 곳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혹자는 1만 가구가 성촌을 이루어 번성할 지역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해석한다.

충북지사, 서울시장과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던 이원종 전 지역발전위원장은 몇년전 만성동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말 1만개의 성이 만들어질 자리임을 옛 사람들이 어떻게 용하게 알았는지 모르겠다”며 탄복한 적이 있다.

어쨋든 전북혁신도시가 당초 개발계획에 따르면 1만여 세대, 3만 여명을 목표로 조성됐으니 만성동이 딱히 틀린 명칭은 아닌거 같다.

일찌감치 만성동 일대를 둘러본 일부 학자는 풍수지리적으로 완사명월‘(浣紗明月)의 명당’이라고 했다고 한다. 완사명월은 “맑은 달빛아래 비단을 펼쳐 놓다”란 의미로 이 지역이 넓은 평야와 야산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되기 이전 만성동 일대에서는 “마누라는 없어도 되지만, 장화 없으면 못 산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땅이 비옥하고 물이 풍부한 지역이었다.

1만개의 성읍이 번성할 것이라던 만성동의 명칭은 오랫동안 허황되게만 들렸으나 차츰 현실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서울 중심지에 있던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가 이곳으로 이전한데다, 전주법조타운이 내년이면 조성되기 때문이다.그런데 ‘아닌 밤중에 홍두깨’격으로 요즘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가 “가서는 안될 시골로 이전했다”는 식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

각종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논리를 들이대는 이들에게 지역민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있다”며 분기탱천해 있다.

지명은 시간이 흐르면서 기막히게 맞아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연금공단이나 기금운용본부가 논란을 극복, 만성동 지명이 제대로 된 것임을 입증해 보이길 기대한다.

 

 

위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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