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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마이산을 위하여

구법서(마이산 북부 전기차 운영자)
구법서(마이산 북부 전기차 운영자)

진안 마이산 북부엔 600대의 차량을 한꺼번에 수용 가능한 주차장이 있다. 2년 전부터 새로 신설, 운영 중이다. 지금은 생태공원화 된 예전 주차장에서 1㎞가량 아래쪽에 위치한 이 곳은 군의 야심찬 북부 활성화계획의 산물이다.

허나 지금 마이산 북부의 현실은 녹록치가 않다. 신규 주차장은 무용지물에 가깝고, 주차관리는 오늘과 내일이 다른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갈팡질팡이며, 상가들 사이의 관계는 마치 거지끼리 자루 찢는 형국으로 난마처럼 얽혀 있다. 매듭을 풀 솔로몬의 지혜가 절실하다. 하지만 군은 대책 마련에 뒷짐을 지고 있다.

8대2. 마이산 남부와 북부의 관광객 비율이다. 북부는 너무 적다. 올해 들어 군은 북부 활성화 명분으로 통제시스템을 폐기하고 전면 개방이라는 극약처방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효과는 정반대다. 북부는 오히려 몰락과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런 일이 왜 일어나고 있을까. 원칙과 상식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 반칙과 편법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이젠 정도를 벗어난 해법은 더 이상 통하지 않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을 수가 없을 것이다. 남부의 탑사를 북부로 옮겨오는 요술을 부릴 수 있다면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겠지만 소설 같은 이야기다.

필자는 전기차 운영자다. 해서, 이에 대한 언급은 자칫 오해와 편견을 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감히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고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라고 외쳐 보고 싶다.

무리지어 피켓을 들고 빨간 신호등을 건너는 집단 이기주의 정도로 폄훼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질서는 편하고 아름다운 것이기에. 성숙한 시민의식의 소유자라면 길을 가다가 맞닥뜨리게 되는 검문검색에 불편함을 감내하며 응할 줄 알아야 하기에.

상가번영회에 묻고 싶다. 현재 같은 전면개방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많은 회원들이 지적하지만, 몇몇 회원들은 개방에 찬성한다. 전면개방은 오늘 당장 배고프다고 곳간의 종자를 꺼내먹는 것과 똑같다. 부서지는 새둥지에 성한 알이 있을 수 없듯이 침체 일로에 놓인 마이산 북부에서 단기필마적 자구 노력은 땜방 해결책에 지나지 않으며 결국 북부를 죽어가게 만들 것이다. 이를 아는가라고.

북풍한설 몰아치는 시린 겨울이 오고 있다. 조금은 더딜지언정 항구적, 미래지향적, 그리고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북부 활성화 모범 답안을 슬기롭게 찾아내야 한다. 우리가 이갑룡 처사를 환생시켜 북부 물탕골에 남부 탑사를 능가하는 돌탑을 쌓아 달라고 모셔올 수 없다면, 각자도생보다는 다함께 손잡고 ‘우분트(ubuntu)’를 외쳐야 살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모두 슬픈데 나 혼자만 기분 좋으면 그만’이라는 사고는 버려야 한다.

울지 않는 뻐꾸기가 있다. 울게 만들 수 없다면, 울 때까지 기다려보는 것도 답이 되겠다. 성급하지 말자. 마이산은 천하의 명산이다. 때 빼고 광내지 않고 그대로 두어도 연인원 100만은 족히 오는 산이다.

북부 마이산 상권은 호수 위에 떠 있는 한 마리의 오리다. 한가로워 보이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침몰하지 않기 위한 엄청난 발놀림이 있다. 힘내라 북부마이산! 이 또한 지나가리니. /구법서(마이산 북부 전기차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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