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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림 학교

농어촌 학교 통폐합이 2000년대 중반까지 교육계 큰 이슈였다. 학교 통폐합이 순전히 경제적 논리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추진되면서다. 학교 통폐합에 따른 농어촌 학생들의 교육문제나 농어촌 지역에서 학교가 갖는 상징성은 별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지역사회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었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이 시작된 것은 80년대 초부터다. 당시만 해도 시도 교육청 자체적으로 추진된 까닭에 그리 갈등이 없었다. 폐교된 학교도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학교 통폐합이 절정에 이른 것은 정부 주도로 통폐합을 추진했던 1999년이다. 이 때 통폐합된 학교가 전국적으로 971개교다. 전북에서도 이 해 없어진 학교가 50개나 됐다. 이후에도 교육부가 재정 인센티브로 시도 교육청을 옥죄면서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80년대 이후 통폐합 학교가 전북에서만 316개교에 이른다. 현재 도내 초중고 수가 760여개인 점을 감안할 때 1/3 정도의 학교가 사라진 셈이다. 이런 학교 통폐합 문제가 근래 수면 아래로 들어갔다. 최근 5년간 도내 폐교된 학교도 3개교뿐이었다. 교육부의 인센티브에 아랑곳하지 않고 소규모 학교를 잘 지킨 셈이다. 그렇다고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교육부의 통폐합 기준을 적용할 때 전북지역 전체 학교의 46% 정도가 그 대상이다.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 문제가 언제든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전북교육청이 이런 난제의 해법을‘어울림 학교’에서 찾은 것 같다. 농어촌 지역의 학생 감소로 정상적인 교육과정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인근 학교와 연계를 통해 농어촌 소규모 학교를 살리기 위한 취지로 2013년 도입됐다. 큰 학교에서 소규모 학교로 학생 전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공동통학구로 시작된 어울림 학교는 작은학교협력형, 마을학교 협력형, 테마형 등 4가지 유형으로 150개교에서 진행되고 있다.

전북교육청은 한 걸음 나아가 올해부터 도시형 어울림학교를 시범 운영키로 했단다. 작은 학교를 살리면서 큰 학교의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면서다. 학교 통폐합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어울림 학교가 증명하길 바란다.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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