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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아기울음소리 기대하며

구형보 전북도 복지여성보건국장
구형보 전북도 복지여성보건국장

사람은 어울려 산다. 혼자 잘살 것 같지만 일주일만 고립돼 보면 함께 어울린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 의식주 문제는 중요하고 절대적일 수 있으며 삶의 최소치다. 이 최소치가 보장되지 않으면 삶 자체를 영위할 수가 없다. 사람은 최소치 이상이 추구될 때 내적 만족감에 도달할 수 있다.

필자는 아이들 서로에게 4명의 형제를 선물했다. ‘선물’이라고 표현한 것은 아이들에게 형제야말로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최고의 친구이자 인생의 동반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서로 간 양보와 배려, 형제애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힘들고 버거웠던 날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서로 간에 늘 아껴주는 모습을 보면서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피어나는 날이 더 많다.

2019년을 사는 현재 우리의 가정은 과거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가정마다 한 자녀가 대부분이고 그나마 자녀계획이 없다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생률이 1.0명대 아래로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초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는 생산 가능인구 감소로 이어져 경제 활력 저하 등 국가 잠재력을 저하시키고 존립 자체도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모든 국가들이 적정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출생률이 계속 추락하자 정부는 지난 2006년부터 최근까지 13년간 5년 단위로 3차례에 걸쳐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등 갖가지 출산장려책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런 출생률 제고 노력은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유아시설이 부족한 데다, 청년세대가 안정된 일자리와 주거환경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재 상황에서 무용지물이라 본다.

이에 따라 정부는 그간 출생률 올리기에 급급했던 것에서 탈피해 모든 세대의 삶의 질을 제고하고 성 평등을 확립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7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확정, 발표한‘저출산·고령사회 정책 로드맵’을 보면, 저출산 정책의 큰 틀을‘출산장려’에서‘삶의 질 개선’으로 바꿨다. 저출산 대책을 추진하면서 출생아 수가 30만 명 밑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단기간 효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정부와 지자체, 기업, 사회가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함께 대응해야 한다. 더불어 가족 친화적이고 양성평등의 사회문화 조성을 통해 출산과 육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다양한 보육지원 제도를 함께 시행해야 한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아이들을 부모뿐만 아니라 가족, 이웃, 민관 등 온 마을, 온 나라가 하나 되어 함께 키운다는 마음가짐을 모든 국민이 갖는다면 심각한 저출산 문제도 해결되리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출산정책은 당장 출산율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30~40년 후의 미래를 생각하며 천천히, 그러나 견고하게 추진해야 한다. 내 아이가 아닌 우리의 아이로 출산을 기뻐하고 집안의 기둥에서 나아가 이 나라의 대들보로 소중히 생각하며 함께 양육하는 국가시스템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 ‘출산’이 곧 나라의 ’미래‘임을 다시 한 번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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