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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豚)이 돈(錢)을 부른다

김형중 시인·前 전북여고 교장
김형중 시인·前 원광보건대 교수

2019년은 60년 만에 다시 찾아든 황금돼지해란다. 풍요의 상징인 돼지에게 노란황금을 씌었으니, 올해에 태어나는 어린애들은 건강하고 부유한 삶을 열어 가리라 믿어도 좋을 것 같다.

2019 기해년(己亥年)을 왜 황금돼지해라 이름 붙였을까? 백말 띠(경오년-1990년생) 흑룡띠(임진년-2012년생) 붉은 원승이 띠(병신년-2016년생) 등을 알아본다. 60년 만에 돌아 온 기해년을 황금돼지해라 칭하는 것은 첫 번째 글자인 천간(天干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은 음양오행(陰陽五行)에서 나왔다.  

한자문화권인 동양에서는 갑, 을, 병으로 시작하는 하늘을 뜻하는 천간 10개와 자, 축, 인, 묘의 동물을 상징하는 지지(地支) 12 (子-쥐, 丑-소, 寅-호랑이, 卯-토끼, 辰-용, 巳-뱀, 午-말, 未-양, 申-원숭이, 酉-닭. 戌-개, 亥-돼지)를 차례로 돌려가며 결합시킨 간지력(干支曆)을 사용한다. 태어난 해로부터 한 바퀴를 돌아가면 61세 될 때의 생일을 환갑 또는 회갑이라고 하는데, 이 띠의 상징은 중국의 불교사상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역술가들에 따르면 음과 양으로 나눈 10개의 천간을 오행(木,火,土,金,水)으로 나눌 때 甲乙은 목(木-나무-색깔로는 푸른색-靑), 丙丁은 화(火-불-색깔로는 붉은색-赤), 戊己는 토(土-땅-노란색-黃), 庚辛은 금(金-쇠-흰색-白), 壬癸는 수(水-물-검은색-黑)를 나타낸다.

2019년은 땅(土)의 기운을 담은 노란색깔과 띠(돼지)를 연결시키는 오랜 전통의 관념으로 보아 오행에서 일컫는 노란색돼지 즉 황금돼지의 해라고 한다. 2007년 정해년(丁亥年)을 황금돼지해라고 부른 것은 중국의 영향이었는데, 정(丁)이 오행의 붉은 색으로 중국은 붉은 색깔이 돈과 행운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돼지의 한자어인 돈(豚)과 예전의 엽전을 나타내는 돈(錢)의 부름이 인간들의 욕구충족을 위한 필수조건을 만들어 가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물과 행운의 상징이라 믿고 살아가는 우리들은 돼지꿈을 꾸면 미소를 머금으며, 혹여 모처럼 꿈속에 나타난 상서로운 기운이 날아갈까 봐 꿈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고 로또복권을 사면서 혼자서만 느끼는 행복한 일주일을 보낸다고 한다.

욕심꾸러기 인간들의 곁에서 살다가 육신의 모두를 주고서 생을 마감하는 돼지들은 반면 탐욕과 게으름과 먹이를 봤을 때의 성질이 급한 저돌적(猪突的)인 이미지와 아둔한 동물로 그려지기도 하지만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멍청한 동물은 아니라고 한다.

5,6~70년대를 가장(家長)으로 힘겹게 살아왔던 월급쟁이들은 지난날의 추억을 눈앞에 그려가면서 쓴 웃음을 흘릴 것이다. 월급날마다 가불하고 남은 노란봉투의 두께가 지금보다 조금만 더 채워질 수 있다면 어께가 축 늘어지는 생활을 벗어날 수도 있을 텐데? 하고, 갈증을 느꼈던 흘러간 세월의 아픔이 눈앞에서 아른 거릴 것이다.

돈을 조금 더 번다고 해서 행복을 그만큼 더 느끼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행복은 마음으로 느끼는 충족감의 차이에서 온다고 했으니, 세상사 모든 것들은 생각하기에 달린 것을 !

지난해는 한 서린 분단의 역사를 다시 쓰는 희망도 가져보았다. 극심한 취업난과 자영업자들의 고통도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자연스레 흘러갔다. 다산과 풍요를 부르는 황금돼지해를 만났으니, 암울해했던 경기의 늪에서 벗어나는 반등의 기회가 빠르게 다가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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