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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급한 막말 정치

요즘 대한민국 정치판을 보면 혐오감을 넘어 환멸을 느끼게 한다. 시정잡배만도 못한 저급한 망언을 토해내면서도 정치꾼들의 뻔뻔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지난 8일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이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들을 폭도, 괴물집단 운운하며 망언을 일삼다 5·18 단체 등으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했다. 국회도 징계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은 반성은커녕 마치 개선장군처럼 행세하며 5·18을 지지세력 규합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18일 자유한국당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는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한 학원 강사출신 김준교씨가 “이대로라면 자유대한민국은 사라지고 김정은이 통치하는 남조선 인민공화국이 탄생한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켜 “저딴 게 무슨 대통령인가”라며 폭언을 쏟아냈다. 그는 앞서 대전에서 열린 연설회장에서도 “짐승만도 못한 종북 주사파 정권” “문재인 민족 반역자 처단” 같은 망발을 서슴없이 해댔다. 더욱이 이러한 망동을 제지하기 보다는 더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보내고 있는게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장의 실상이다. 망언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자 김준교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진실을 말하면 막말이 되고 극우가 되는 세상”이라며 궤변을 늘어놓았다.

정치권의 망언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1998년 5월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 김홍신 의원이 김대중 대통령을 겨냥해 “너무 거짓말을 많이 한다. 공업용 미싱으로 입을 박아야 할 것 같다”고 발언했다가 여당으로부터 격렬한 반발을 샀다. 법원에선 김홍신 의원에게 모욕죄를 인정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지난해 4월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다음 날, 서울역 광장 보수단체 집회에서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핵 폐기는 한마디도 안 하고 200조를 약속하는 이런 미친 ××가 어딨나” “정신이 없는 인간 아닌가”라고 망언을 일삼았다. 하지만 모욕죄는 친고죄라서 당사자의 고발이 없으면 법적 처벌받지 않기에 조 의원은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같은 저급한 막말 정치는 혐오를 부추기고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정치판이 더 이상 망언 난장판으로 변질되어선 안된다. 이제라도 정치권이 이성과 품격을 되찾아야 한다. 정치권 스스로 자정을 못한다면 막말에 재갈을 물리는 입법이라도 해야만 한다. /권순택 논설위원

권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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