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곤 논설위원
요즘 도내 곳곳에 연꽃향이 가득하다.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청결하고 고귀한 연꽃. 이렇게 꽃을 피워냈기에 절개를 중시하는 선비들 기풍과 잘 맞는다고 ‘꽃 중의 군자(君子)’라고 불렸다. 수줍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어 더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전주 덕진 연못이나 정읍 태인면 피향정, 김제 청운사 하소백련 등에선 축제가 한창 이다.
/아무리 사는 게 더럽더라도/ 연꽃 같은 마음으로 살아보자고/ 죽고 사는 게 연꽃 같은 것이라고/ 해마다 벼르고 별러/ 부지런히 연꽃 구경을 온 사람들인데도/ 끝내 연꽃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연꽃들이 사람 구경을 한다/
정호승시인의 시 ‘연꽃구경’ 의 일부다.
4년제 대졸예정자 10명중 1명만 정규직에, 또 1명은 비정규직에 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에 따르면 작년 10명중 2명만 겨우 직장을 잡고, 8명은 ‘백수’인 셈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설문에서는 소상공인 3명중 1명(33.6%)이 지난 1년새 휴업이나 폐업을 고려했으며, 응답자 77%는 올들어 매출이 크게 줄어 생계를 걱정할 정도란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재 서민들 살림살이도 죽을 맛이지만, 더 큰 문제는 자녀 취업까지 막혀 미래의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는데 있다. 한마디로 가정경제의 내우외환이 심각한 지경이다.
이들에게 삶의 용기를 북돋워 줘야 할 정치권은 내년 총선에 올인하고 있다. 여야 막론하고 벌써부터 기싸움이 대단하다. 지난 19일 여야합의 추경안 처리가 또 무산되면서 ‘빈손국회’로 임시국회 막을 내렸다. 추경안에는 군산을 포함한 구조조정지역 등 일자리 민생예산이 편성돼 지역 주민들은 한가닥 희망을 걸었다. 이마저도 정치권이 정쟁에 몰두한 나머지 서민 고통과 아픔을 외면한 것이다. ‘네 탓’공방 일삼는 여야 진흙탕싸움에 진절머리가 난다. 그래서 일까. ‘연꽃 같은 마음’으로 살고자 했던 정치인 노회찬의 친서민, 친노동자의 행보가 돋보이는 것도 요즘이다. 어제 그의 1주기 추모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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