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호 순창군 선거관리위원회 지도 홍보주무관
지난 4년 동안 5만여명이 전북을 떠났고 특히 청년층의 탈전북이 심각하다는 뉴스를 접했다. 전북의 인구 감소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서 새삼스럽게 놀랄 일은 아니라고 넘기기엔 마주한 현실이 참담하다. 특히 지역의 원동력이 되야할 청년층의 탈전북은 전북의 소멸까지도 생각하게 만든다.
내년 4월에 예정된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인구 감소에 따른 의석 수 축소 문제를 걱정하고, 누가 입후보할지 하마평이 무성하다. 4년마다 선거가 다가오면 반복되는 일이다. 자신들의 지역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의원들은 큰 목소리를 낸다. 당선된 후 4년 동안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선거구획정 이야기가 나오면 그때서야 존재감을 뽐내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회의원은 지역이 아닌 국가와 국민 전체를 위해서 일하는 헌법기관이므로 지역의 현안에만 몰두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도 지역구 국회의원의 해당 지역 대표성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화장실 가기 전과 갔다온 후가 다르듯 당선만 되고나면 이젠 전북 출신 서울 사람이어서 그런지 지역의 현안을 대하는 자세에서 선거운동 기간만큼의 열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답은 나와있다. 가차없이 지역을 떠났다가 ‘내 고향’ 운운하면서 아쉬울때만 찾아와서 ‘당선자’라는 곶감만 빼먹어도 무조건 또 찍어주니까 그들에게 지역은 그저 아낌없이 주는 나무일뿐이다.
내 자식은 서울에서 고임금 정규직으로 살아가고 있으니까 변변한 일자리 하나 없는 전북 청년들의 취업난은 알고 싶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는 것이다. 지역의 혁신도시가 잡초만 무성하고 제대로 정착을 하지 못하고 있어도 난 어차피 서울에서 살거니까 말로만 걱정을 할뿐이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취하는 액션은 보기 힘들다. 이런 작금의 현실은 결국 유권자들이 만든것이기 때문에 바꾸는 것도 유권자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쪼그라드는 지역의 현실을 못마땅해 하면서도 나의 한 표를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투표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물방울이 모여 작은 시내를 이루고 그 시내가 모여 강을 이루고 그 강이 모여 바다로 나아가듯, 각자의 한 표가 모이고 모여서 선거라는 민주주의의 꽃이 만개하는 것이다. 나에게 주어지는 한 표를 허투루 생각하지 말고 그 한 표가 나와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짓는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기표소에 들어가기 전에 후보자들의 면면을 충분히 살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하는 마음이 당연히 생길 것이다. 후보자들을 평가할 때 서울에서 어떤 자리에 있었는지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 유권자들이 있을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덧붙여 과연 그 후보자가 지역과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는지를 판단의 잣대로 추가해 보자는 것이다. 공감할 줄 알아야 관심이 생기는 것이고 관심이 생겨야 계속 보고싶은 것이다.
선거 공보물을 그냥 버리지 말고 그 안에 있는 각 후보자들에 대한 내용을 읽어보자. 해당 후보자가 걸어온 길을 알 수 있고, 내가 살고있는 지역과 밀접한 공약이 뭐가 있는지, 이 후보자가 당선되면 내 생활에 어떠한 변화가 생길 수 있을지, 이런 것들을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정보들이 담겨있다.
선거방송토론에도 관심을 기울이자. 유권자들이 화면을 통해 후보자들의 말과 행동을 직접 보면서 그들의 능력과 자질을 판단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드라마나 예능 프로는 즐겁게 보면서 토론회를 하면 채널을 돌려 버리는 경우가 많다. 선거운동기간 만큼은 꾹 참고 시청하는 인내심을 발휘해 보자.
구관이 명관이 아닐 수도 있다. 내가 살고있는 이 곳의 문제를 내 일처럼 내 자식의 일처럼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해 골몰할 줄 아는 후보자를 알아채야한다. 그러고 나서 투표소까지 가는 게 수많은 유권자들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곶감만 빼먹는 의원들을 계속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상호 순창군 선거관리위원회 지도 홍보주무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