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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하숙인이 없어요”…절망만 남은 전북혁신도시 하숙마을

인재개발원 비대면 교육에 하숙인 한 명도 없어
상권도 초토화…대면 교육 때까지 가게 문 닫기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완주군 이서면에 위치한 지방자치인재개발원에서 대면교육을 진행하지 못하면서 인근 하숙마을 상권이 초토화되고 있다. 28일 하숙마을에 지나는 사람 하나 없이 텅 비어 있다. (사진 = 오세림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완주군 이서면에 위치한 지방자치인재개발원에서 대면교육을 진행하지 못하면서 인근 하숙마을 상권이 초토화되고 있다. 28일 하숙마을에 지나는 사람 하나 없이 텅 비어 있다. (사진 = 오세림 기자)

“하숙마을인데 하숙인이 단 한 명도 없어요. 은행 대출로 겨우 버티고 있는데 하루하루 절망감만 느낄 뿐입니다”

28일 오전 전북혁신도시 지방자치인재개발원 인근 혁신하숙마을. 5급 이상 고위 공직자 연수생들의 하숙 편의를 위해 지난 2013년 조성됐지만 행인 한 명 없이 적막감만 감돌고 있었다.

마을 곳곳에는 하숙생을 모집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지만 낡디낡아 색이 바랬거나 일부 현수막은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찢어져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연수생들의 발길이 끊긴 지 어느덧 2년째. 지난해만 하더라도 일부 대면 교육이 진행돼 마을을 찾는 연수생들이 종종 있었지만 올해는 단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 마을 내 2000여 호실이 손님 없이 덩그러니 남겨져 있는 것이다.

손님도 없는데 매달 유지비는 200만 원 이상 들어가 일부 임대인들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근근이 버티거나, 일부는 견디다 못해 건물을 내놓고 떠났다.

혁신하숙마을(좌) / 지방자치인재개발원(우,짙은 회색 구역)
혁신하숙마을(좌) / 지방자치인재개발원(우,짙은 회색 구역)

서은경 혁신하숙마을 이장은 “들어올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다”면서 “마을 임대인들은 소상공인에 해당하지 않아 각종 지원금도 받지 못해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고 하소연했다.

하숙인들이 없다 보니 지역 상권도 초토화된 건 마찬가지다. 문을 연 가게를 찾기 힘들고, 붙인 지 오래된 듯한 ‘임대 문의’ 종이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손님이 없다 보니 연수원 대면 교육이 재개될 때까지 휴업하겠다는 가게도 나오고 있다.

2년 전 이곳에 식당을 개업한 최점덕 씨는 “개업 당시만 하더라도 연수생들이 많아 희망차기만 했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사람이 줄어 한 달씩 쉬고 열고를 반복하고 있다”면서 “직원 월급이나 월세 등도 대출로 마련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이처럼 혁신하숙마을인들의 한숨이 깊지만 더 큰 문제는 이 상황이 언제 개선될지 기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일상 회복을 기대하고 있지만 지방자치인재개발원의 대면 교육일정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델타(인도발) 변이 바이러스까지 변수로 떠오르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지방자치인재개발원 관계자는 “대부분 40~50대인 교육생들의 백신 접종 일정이 나오면서 이제는 대면 교육 계획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면서도 “명확하게 언제인지, 또 백신을 맞더라도 당장 대면 교육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변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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