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발전의 근간이 돼 온 한국의 농업·농촌이 심각한 고령화와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기후변화까지 더해져 농민들의 피해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는 상황.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이 바로 ‘한국판 농업 뉴딜’이다. △디지털 농업 △지역특화작목 육성 △청년 농업인 육성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건데 도입기를 지나 이제는 확산기에 접어들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러한 과정이 있기까지는 허태웅 농촌진흥청장(55)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15일 취임 1주년을 맞이한 허태웅 청장을 만나 한국판 농업 뉴딜 추진 현황과 농업의 새 희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 농촌진흥청장으로 취임하신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의 소회는 어떻습니까?
“우리 농업·농촌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따른 소멸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상기상과 아프리카돼지열병·과수 화상병 같은 동식물 질병 위협으로 어려움도 많죠.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한국판 농업 뉴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농업, 청년 농업인 육성, 탄소 저감 농업 기술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한국판 농업 뉴딜’을 통해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들기 위해 전 직원들이 노력해 왔습니다. 우리 업무 하나하나가 농업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책임감을 갖고 뉴딜의 확산, 더 나아가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농촌진흥청은 전북혁신도시 이전기관이기도 한데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은 무엇인가요?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 지 7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전북지역 농 생명 산업 육성과 농업 분야 지역인재 역량개발, 청년 농업인 육성을 지원하는 등 전북과의 상생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전북 농 생명 산업 육성을 위해 기술이전과 사업화를 지원하고 있고, 도내 기업체에 물품·시설 등을 직접 구매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또 전주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농진청-학연 협동연구 석·박사 학위과정을 운영해 전북대와 전주대 등에 학과 개설을 지원하고, 지역대학생 대상 현장실습과 지역 청년 농업인 경쟁력 제고 사업 등 지역인재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 한국판 농업 뉴딜을 추진하기 위해 디지털 농업을 역점사업으로 내세우셨습니다.
“농가 인구 감소와 농촌 고령화로 노동집약적 관행 농업은 이미 한계에 직면했습니다. 또 폭염과 기록적인 장마, 최강 한파 등 급속한 기후변화는 농업생산의 근간을 흔들어 놓고 있습니다. 이런 위기를 돌파하는 게 바로 디지털 농업입니다. 디지털 농업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해 ‘고효율 스마트 정밀농업’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농업의 전 과정을 자동화·미래화하고 최적의 의사결정 서비스를 제공해 농사의 편리성·생산성·품질 향상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드론과 자율주행기술 등으로 농작업을 대체하고, 최적의 양·수분 및 병해충 관리 등 정밀 재배로 생산성을 향상하는 것, 소비·유통을 고려한 출하 시기 조절로 농가 수익성 극대화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농업 진입 장벽을 낮추고, 힘들고 돈 안 되는 농업에서 편리하고 고수익 내는 분야, 특히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농업으로 탈바꿈시키는 게 목적입니다.”
- 지방소멸 위기 속 농업·농촌의 특화 발전을 이루기 위한 지역특화작목 육성 사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경영비 상승 등으로 농업 소득률은 지난 2000년 55.8%에서 2019년 29.8%로 급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농업 의존도도 47.2%에서 24.9%로 하락했습니다. 농촌 사회·경제 근간인 지역 농업의 시장경쟁력을 높이는 국가적 지원정책과 성장 전략이 절실한 상황이죠. 지역특화작목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는데 지난 2019년 ‘지역특화작목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 시행돼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본격 추진됩니다. 지역별 생산기반, 연구기반, 성장 잠재력 등을 반영해 5년간 전략적으로 육성할 총 69개 직역특화작목을 선정합니다. 이 중 전북(씨 없는 수박, 천마), 전남(유자, 흑염소), 경남(양파, 곤충) 등 18개 작목은 국가 집중육성작목으로 선정됐죠.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지역 농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69개 지역특화작목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신품종 육성과 고품질 생산·재배기술 개발, 가공·유통시스템 구축, 국내외 소비시장 확대 등 다각적으로 지원해 국가 균형발전으로도 이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농촌 소멸을 막고 미래 농업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청년 농업인 육성이 중요한데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나요?
“농업 분야는 청년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청년 농업인의 안정적인 영농 정착과 기술창업 지원을 위해 지난달 ‘청년농업인육성팀’을 신설했습니다. 2023년까지 정예 4-H 청년 농업인 1만 명 육성을 목표로 영농 정착과 기술 성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창농 준비부터 정착, 기술창업까지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원스톱 종합정보지원 서비스’를 구축했고, 단계별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는 11월이면 청년 농업인의 창업 아이디어 활성화를 위한 경진대회 개최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특히 품목 중심의 ‘청년 농업인 네트워크’ 조직을 확대해 기술·정보 교류와 소통의 장을 제공해 안정적인 농업정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끝으로 도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판 농업 뉴딜’을 통해 ‘위기의 농업을 기회의 농업으로’, ‘소멸 위기에 놓인 농촌을 사람 붐비는 농촌으로’, ‘농업을 사양산업에서 미래성장산업’으로 탈바꿈시켜 나가겠습니다. 우리 농업의 밝은 미래를 위해 농촌진흥 공무원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 길을 개척한다’라는 ‘극세척도(克世拓道)’의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취임 100일 때 ‘삼락농정’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앞으로도 농촌진흥청은 전북 농업인과 농산업 현장 등 모든 고객과의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소통을 강화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농업인과 농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기술의 개발·보급에 더욱더 노력할 것입니다. 특히 전북 농업인들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디지털 농업 등 신기술 농업 경영에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농촌 소멸을 극복하고 우리 농업·농촌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살고 싶은 농촌’, ‘삶이 행복한 농업인’을 만들어 가는 데 관심과 애정으로 저희와 늘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허태웅 제29대 농촌진흥청장은...
경남 합천 출신인 허태웅 청장은 서라벌고등학교와 서울대 농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환경보건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기술고시(23회) 합격 후 공직에 입문했으며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정책기획관과 대변인, 한국농수산대학 총장 등을 역임했다. 제29대 농촌진흥청장으로는 지난해 8월 15일 부임했다. 주요 수상 이력으로는 홍조근정훈장과 대통령 표창 등이 있다.
허 청장은 업무에 관해서는 단순 종이 보고가 아닌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할 정도로 꼼꼼한 성격과 일에 대한 열정을 두루 갖췄다는 평이다. 기술개발이나 방제 상황 현장점검 등 농업 관련된 곳이라면 어디든 허 청장이 다녀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허태웅 청장은 “취임 당시 농업인들을 위해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말을 했다”며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게 농업 현장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저부터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하고, 농업이 직면한 위기 극복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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