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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문화&공감 2022 시민기자가 뛴다] 다시 찾은 생명, 압화를 말한다

어릴 적 할머니 댁에 가면 손주들 온다고 문살에 붙어있던 누런 종이를 떼어내고 밀가루 풀을 직접 쒀 바르던 문살 창호가 생각난다. 창호지 안쪽에는 마당에 피어있던 꽃잎 몇 장을 따서 얹고 다시 한 장을 덧바르면 우리들은 예쁘다며 좋아했던 추억이 있다. 우리 선조들이 문살 창호지에 단풍잎, 은행잎, 코스모스 등을 넣어 장식했던 것처럼 압화의 방법으로 자연에서 얻어지는 것들을 실생활에 응용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재탄생 시킨다. 어릴 적 생각하며 압화 전문가 ‘꽃그림 이야기’의 주인공인 전은숙 작가를 만나러 부안 작업실을 찾았다.

 

들꽃, 다시 피어나다

압화는 공예적, 실용적이며 예술이라는 또 다른 영역으로 인식된다. 조형예술의 일종으로 꽃과 잎을 눌러서 말린 그림을 말한다.

아름다운 꽃과 잎사귀 등을 이용하기에 어떤 미술소재보다도 정적이며 소박하고 자연의 사계절 색을 회화적으로 표현한다.

작업을 통해 자연을 이해하고 또 다른 자연의 모습을 알아간다. 자연과 함께하며 자연의 모습을 알아 간다는 것, 가장 큰 장점이라는 압화 작품은 보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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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秋'.

‘秋’ 작품은 콩잎, 해바라기, 가시여뀌, 담뱃잎, 기린 기생초등을 이용해 작품을 완성했다.

작가는 ‘꽃그림 이야기’ 동아리를 활성화 시켰는데 활동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부안여성회관 압화교육 출강 당시 꽃으로 만나 꽃으로 이야기하다란 뜻을 함께한 수강생들을 중심으로 동아리를 만들면서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다양한 연령대의 회원들이 3~4년 동안 활동을 함께 해 오고 있으며 오랜 기간 참선의 자세로 가족처럼 활동을 하고 있는 회원들은 전국의 압화 공모전에서 다수의 수상을 차지할 만큼 경력이 쌓였고 회원전 등을 통해 압화 작가로의 길에 한걸음씩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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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내변산의 봄'.

‘내변산의 봄’ 작품은 노루귀, 다닥냉이, 왓소니아, 떡쑥, 가죽나무 껍질 등을 이용해 작품을 완성했다. 

작가는 꽃꽂이를 통해 화훼장식 기능사 공부를 하고 있을 때 꽃이라는 소재가 마음을 행복하게 한다는 걸 알았다. 꽃에는 다양한 색과 질감 그리고 향기가 있다. 자연이 준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 ‘꽃’이라는 생각에 압화를 연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압화를 배우기 시작했을 당시 국내에 압화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때였다. 

지금처럼 압화 도구나 꽃 건조용품이 발달되지 않아 모든 게 부족한 상태로 부안에서 처음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압화는 시간을 넘고 계절을 지나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압화가 국내에서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봄이 시작되고 햇살이 쏟아질 듯 한 어느 날 내변산의 봄을 즐기며 사색의 시간을 즐기던 내게 발길 멈추게 했던 봄의 왈츠 같았던 그 곳을 작품에 담고자 했다. 작품에 쓰인 모든 소재는 내변산에서부터 격포 해안 길을 따라 들에 핀 꽃과 풀잎을 채취 건조하여 만든 소재를 이용한 작품이다.(작가노트 중에서)

 

누름 꽃이 만들어지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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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건조과정.

압화는 생화 채취 후 전 처리과정과 건조과정을 잘 알아야 하고 색의 변화와 보관법 등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건조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작품완성은 압화 작품을 미완성으로 만들 수 있다. 

이렇듯 전 처리과정, 건조과정, 보관법등을 잘 이해한다면 압화작품을 더욱 아름답고 오랫동안 볼 수 있게 해 작품의 가치를 높게 평가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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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름꽃 올리기.

핀셋을 이용해 정교하게 말린꽃을 올리고 있다. 압화는 자연소재를 채취 건조한 소재로만 작업하기 때문에 다른 공예보다 많은 어려움을 수반한다.

섬세함과 인내를 필요로 하는 장시간의 작업과정을 통해 완성되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만큼 압화의 매력은 깊고 가치가 높다. 

들로 산으로 발길을 옮겨야 하는 작업 또한 시간과 열정이 허락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압화다.

자연에서 얻어지는 것들로 작업을 하는 만큼 작가가 살고 있는 천혜의 경관 ‘부안’은 압화를 하기에 최고의 환경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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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만드는 과정.

꽃 이름은 모르지만 계절마다 봤던 꽃들이라 정겹다. 들국화와 장미가 보이고 향나무 같은 잎사귀도 보이는데 그 본질은 그대로 살려 또 다른 형태의 작품이 완성됨이 놀랍다.

자연에서 알게 된 사계절의 변화와 계절의 색에서 늘 설렘으로 만나는 기다림의 시간 앞에 들꽃과 들풀의 모습은 행복이고 즐거움의 여유로 다가온다며 작가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 마냥 들 떠있다.

 

압화를 통한 향기 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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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풍요'.

‘풍요’ 작품은 갯모밀, 노루귀, 팬지, 비올라, 자작나무 껍질 등을 이용한 작품이다.

작가는 계절을 만지는 작업을 통해 자연을 닮아가는 본인을 발견하면서 자연이 주는 건강한 행복 앞에 또 다른 삶의 행복을 만나는 길임을 알게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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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장 모습.

작업이 힘들고 어려우며 완성까지의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만큼 꽃그림 전시회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동아리 회원들이 지난해 중국 청도에서 열린 압화전에 참여 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나아갈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압화는 앞으로 더 많은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작가는 압화를 폭넓게 발전시켜 액세서리와 소품 등을 다양한 상품으로 만들고 작품을 통해 예술작품을 깊이 있게 발전시키며 많은 사람들과 예술로의 길을 가고 싶다고 말한다.

전은숙 작가는

2006년에 압화공예가로 활동을 시작하여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아내고자 회화작품을 시작했다. 대한민국 압화대전 대상 (농림부장관상)을 수상 그 외 코리아아트페스타전, 부안미협회원전, 군산 아트페어 참여 꽃그림이야기회원3회 등 전시를 했다. 부안독립신문 압화이야기로 1년간 연재하면서 압화를 소개했다. (사)한국압화아카데미협회 이사와 대한민국 압화대전 심사위원, 사)한국미술협회 정회원 등 꽃그림이야기를 운영하며 자연의 풀꽃을 작품에 담고자 하는 압화작가들과 동행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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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영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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