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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문화&공감 2022 시민기자가 뛴다] 일곱 가지의 보석 칠보로 예술을 꽃 피운다

칠보로 수놓는 이지연 작가

불의 예술이라고 불리는 칠보가 있다. 칠보는 일곱 가지 보배로운 보석을 뜻한다. 금, 은, 구리 등의 바탕 재료에 칠보 유약을 칠한 뒤 700~900도의 불에 구어내면 신비롭고 영롱한 빛을 가득 담은 보석이 된다. 남녀노소가 다 좋아할 것 같은 우리의 역사 속 칠보를 재현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칠보공예가 이지연 작가를 만나 보았다.

 

칠보, 불의 예술로 만들어낸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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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의 역사는 조선시대에 불교문화를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었고 왕족들과 사대부들의 신분을 나타내는 장식품으로 안착이 되었다.

불교문화를 통해 들어와 재료는 금, 은, 동으로 만들어져 일반 서민층은 잘 볼 수도 없었고 살수도 없었다. 사대부에서 장신구와 장식품들을 사들이며 자신들의 신분과 재력을 과시했다. 

조선후기에 칠보 장신구가 대중화되면서 일반 부유한 서민층도 소장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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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수/65㎝x130㎝

전시장 벽면에 금전수 작품이 보인다. 동판, 불투명 칠보유약, 순금박을 이용해 작품을 완성했는데 원재료의 가격이 만만치 않음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칠보공예는 브로치나 반지 등 작은 액세서리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멋진 회화작품으로 탄생되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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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부분은 구리를 가장 많이 사용하며 유약을 발라 녹여 부착시킨다.

유약은 규토, 장석, 붕사, 소다 등 다른 재료로 녹여서 만든 물체로 그 색소는 금속산화물을 첨가해 나타낸다.

이에 색상이 매우 아름답고 발색이 자유로운 반면 유약을 혼합시켜 다른 색을 내는 것은 불가하다. 유약은 완전한 무기물이기 때문이며 금속과 함께 영원성을 보유하게 된다.

이렇듯 화학적 반응과 작가의 의도함과 우연함에서 나오는 칠보는 색다름을 안겨준다.

 

작가의 손에서 칠보 다시 태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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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작업실에서 동판을 이용한 작업과정을 살펴보았다. 

먼저 달궈진 가마에 동판을 넣어 살짝 소성시킨 후 찬물에 넣어 까맣게 탄 기름 막을 철 수세미로 깨끗이 씻어준다. 다음 동판의 뒷면에 잡색 유약을 얹어 870도 가마에 소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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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판 앞면에 원하는 색의 유악을 얹은 후 870도 가마에 넣어 1~2분 정도 소성시킨다. 유약이 다 녹은 것이 확인되면 꺼내는데 그 온도가 어머 어마하다.

800도가 넘는 열기가 한순간에 오기 때문에 장갑과 함께 보호장구를 꼭 착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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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과정을 마친 동판 앞면에 동선이나 은선 등을 이용해 원하는 모양을 디자인 한 후 모양 안에 유약을 채워 다시 가마에서 소성시키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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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작업 공간 안에서 각기 다른 모양과 성질이 다른 동판위에 푸른 나무가 그려지고 꽃들이 만발하고 때론 그 안에서 바람이 있고 바다가 보인다.

코로나에 갇혀 사는 삶에 우리는 점점 지쳐가고 있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누군가는 희망을 찾아 자신의 꿈을 향해 열심히 나아가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하고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면 좋은 날이 올 거라는 기대를 해본다.(작업노트 중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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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바탕에 꽃이 한 아름 피어있다. 붓으로 그린다고 해도 쉽지 않은 섬세함으로 금속을 일일이 자르고 구부려 모양을 잡고 다시 굽는 과정으로 탄생했다.

어떤 작은 작품일지라도 쉽게 이뤄지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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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으로 1, 16㎝x22㎝

동판, 투명 칠보 유약, 은선으로 작업한 작품이다.

우주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며 은하계 천체의 무리를 보는 것처럼 잠시 블랙홀처럼 빨려들었다.

햇살이 좋았다. 공기도 좋았다. 

짙은 푸름도 좋았고 짙은 바다색도 좋았다.

친정 아빠의 80번째 생신... 친정 엄마와 나 셋이서 제주여행을 왔다.

함께 있는 차 안의 공기는 포근하였고, 3일 동안 운전을 해도 지치지 않았다.

코발트빛의 바다가 잠시 쉬었다 가라고 하는 것 같아서

바다가 잘 보이는 카페에 들어가 셋은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던 것 같았다. 

바다처럼 모든 걸 감싸 안아주시고 내 마을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시는

부모님의 사랑을 가득 느끼는 시간…….왜 이제야 알았을까?

속없이 지내온 시간들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2021년 10월 푸름이 가득한 제주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눈앞에 펼쳐진 코발트 빛 바다였다.”

작가가 가을의 제주여행에서 느낀 점이라고 한다. 여행 중 보고 가슴으로 느낀 점들은 작업과정 속 어디선가 용솟음치며 어디에서든 꿈틀거린다.

                 

작가는 소망한다

작가는 그동안 큰 회화작업들을 많이 해오다 보니 액세서리와 소품 작업을 소홀히 했던 것 같다고 한다. 회화 작업을 꾸준히 하며 앞으로 칠보 액세서리와 작은 인테리어 소품들을 만들어 대중들에게 좀 더 다가가고 싶다고 말한다.

개인전과 SNS를 통해 칠보공예를 알리고 함께 작업하는 회원들과 칠보공예의 멋을 이어 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지연 작가는

칠보공예가 이지연은 개인전 5회를 했으며 한·프·독 인터내셔널 국제교류전과 L’artigiano in fiera(이탈리아) 그리고 여수 국제미술제에 30인의 초대작가로 참여하였다. 수상경력은 2019년 3·1운동 100주년 대한민국 부채대전 공예부분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밖에 대한민국 전통공예대전과 전통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L’artigiano in fiera(이탈리아)에 참석해 이탈리아 영사관에서 작품을 소장하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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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영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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