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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하는 마을 가꾸기, 관심 쏟으니 애정도 클 수 밖에요"

전주 서서학동 학마을계획추진단 최고령 단원 조민언 씨
2019년부터 활동, 대로변 나무 전지작업 등 솔선수범해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을 자연환경 정리…지역사회 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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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서서학동 학마을계획추진단의 최고령 단원인 조민언 씨./김태경 기자

"아무리 고된 일이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하면 쉽게 지치지 않아요. 내 손으로 내가 사는 마을을 가꾸는 일이니 애착도 크고요."

지난 9일 전주 서서학동 학마을계획추진단의 최고령 단원인 조민언 씨(84)가 전지가위를 들고 서학동 우체국 앞 거리로 나섰다. 단원 10여 명과 서서학동 주민센터 직원들도 동행했다. 장승배기로 일원에 심어진 꽝꽝나무 50주의 가지를 다듬기 위해서다.

이들은 이날 4시간 가량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어지럽게 자란 나무를 일일히 다듬고 바닥에 떨어진 잎과 가지를 포대에 담아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했다. 

나무는 지난 2021년 추진단 예산으로 구매해 단원들이 직접 심었다. 풀이 많이 자라는 시기에 맞춰 연간 2회 정도 전지작업을 하면 깔끔한 수목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2019년 추진단 초창기부터 꾸준히 활동해온 조씨는 마을 가꾸기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시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는 단원들의 생각과도 맥이 닿아 있다. 

추진단 총무 송광자 씨는 "조민언 어르신이 전지 작업하는 모습을 보면 최고령자인데도 다른 분들보다 월등히 손이 빠르고 정확하다"며 "평소에도 어르신이 동네 수목 관리 등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솔선수범해왔고, 이번 작업도 주도적으로 진행해줘서 참 감사하다"고 전했다. 

전남 순천이 고향인 조 씨는 1950년 김제에서 농사를 짓다가 1970년 결혼을 하면서 전주로 삶터를 옮겼다. 신문 보급, 농가 관리 업무 등을 하면서 자녀들을 길렀다. 조 씨에게 전주는 가족과 자신의 인생 절반이 녹아있는 제2의 고향이다. 

조 씨는 "전주에 처음 와서 전동에 계속 살다가 1990년도에 서학동으로 이사를 왔는데 공기가 어찌나 좋은지 5년 간은 선풍기 없이 여름을 났다"며 "어느날은 뻐꾹새가 와서 놀다가고 산도 가까이 있어 바람길 따라서 쉬기도 하고 좋은 기억이 참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명산'이라는 호를 쓰며 서예를 하고 있는 조씨는 흑석골에 살면서 매일 자연속에서 밝고 아름다운 장면을 마주하고 있다. 인근 쌈지공원을 오가며 잡초를 정리하고, 주민들이 편안하게 다닐 수 있게 주변 환경을 정돈하는 일이 그에게는 일상이 됐다. 많은 이웃들이 동네의 살림살이에 관심을 가지고 애정을 키울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은 게 그의 소망이다. 

"처음엔 무심하게 시작했더라도 하나하나 해나가다보면 애착이 생겨요. 모든 일이 그렇듯 관심을 가지고 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동네도 여러 사람이 나서서 가꾸니까 점점 예뻐지고 깨끗해지는 것처럼요."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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