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자체기사

[2024 되돌아본 전북 교육] 도 넘은 학부모 민원... ‘교권침해’ 얼룩

image
전북교총, 전북교사노조, 전교조 전북지부와 악성민원 피해 교원 및 학부모 등이 11월 8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명 '레드카드'사건 학부모들의 악성민원으로 인해 담임교사 5명이 교체됐다며 법적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전북일보(자료 사진)

 

초유의 비상계엄, 탄핵정국으로 2024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2024년 전북교육계 역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올해 전북교육계를 잠식한 가장 큰 이슈는 ‘교권침해’가 차지했다. 교육의 3주체인 학생·교사·학부모의 균형이 깨지면서 교단의 권위는 물론 교사의 사명심도 바닥을 쳤다. 학부모의 도를 지나친 악성 민원에 한 학교에서 같은 반 담임교사 6명이 교단을 떠나기도 했다.

‘호랑이 레드카드 교권침해’ 사건은 지난 2021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주 A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수업 중 물을 먹다 남은 페트병을 손으로 비틀어 큰 소리를 낸 초등학생에게 주의를 줬지만, 계속해서 페트병을 비틀어 소리를 내자 교사 B씨는 해당 학생의 이름표를 칠판에 붙였다. 이 학생은 방과 후 교실 청소를 했다. 이에 학생의 어머니 C씨는 아이가 정서적 학대를 당했다며, 학생을 일정 기간 동안 등교시키지 않고 교장에게 지속해서 담임교사의 교체를 요구하면서 관계기관에 수십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2024년 11월 현재까지 악성 민원은 지속되고 있으며, 수많은 고소고발에 따른 소송도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은 학교를 떠났고, 담임교사만 6차례 바뀌는 전례 없는 일이 발생했다. 현재 해당 학급의 담임을 희망하는 교사는 없다.

학부모의 주요 민원사항들을 보면 담임교사가 자녀를 안아준 것을 시간이 지나 학교폭력으로 신고, 놀이기구 대기줄에 있는 자녀에게 물을 가져다 주지 않았다고 항의, 담임교사의 병가 및 기간제 교사 배치에 대한 항의, 교사의 학생 지도 방식에 대한 불만 제기, 통화 중 ‘어머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항의 등이 있다.

학부모의 반복적 민원으로 인한 ‘교권 침해’에 대하여 대법원에서는 ‘심리불속행 기각’이라는 판단을 내려, 보호자가 제기한 ‘교권보호위원회 조치 처분 취소’는 기각되었고, ‘교권침해’가 인정됐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교사의 아동학대 혐의를 기소유예한 검찰 처분을 취소했다. 그러나 학부모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보호자 C씨까지 가담해 교사를 대상으로 지금까지 형사고소 7회, 행정쟁송 3회, 민사소송 2회를 제기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두 학부모는 2022년과 2023년 각각 자녀를 전주 A초등학교로 전학 보냈는데, 현재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 정보공개청구 16건, 홈페이지 민원 수십 건, 셀 수 없을 만큼의 전화민원 등 여러 선생님에게 아동학대 신고 위협 등 수없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단순히 한 학부모의 일탈행위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학습권과 교권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라며 전국 교원단체들이 전북에 찾아와 항의하기도 했다.

김제 한 고등학교에서는 신입생 합격자 바꿔치기로 입시비리를 저질러 유죄판결이 내려진 학교 교장이 학교 재단 이사장으로 선출되는 기형적 사태도 발생했었다.

2016년 12월 교장 A씨 등은 학교 신입생 전형 합격자를 조작했고, 교사들은 학교 내 불법행위가 입시비리뿐 아니라 교사의 사직 강요, 금품수수, 갑질 등의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2017년 2월 전북교육청은 신입생 합격자 바꿔치기가 사실로 드러났음을 밝히며, 당시 A교장의 파면을 학교 재단에 요청했다. 

하지만 2018년 2월 학교 재단 이사회는 비위 행각으로 파면 요구를 받았던 A교장을 이사장으로 선출했고, 이에 전북교육청은 A교장의 이사 임기연장 승인을 보류해, 이사장 자격이 상실돼 4년간 공석으로 비워졌었다.  2021년 11월1일 학교 재단은 다시 A교장을 다시 이사로 선임했고, 11일 전북교육청은 이를 무기력하게 승인했다. 이에 재단은 다시 만장일치로 A교장을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이강모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50∼60%' 또는 '53∼60%'로

군산군산시, 체납차량 야간 영치 단속 실시···고질·상습 체납 17대 적발

군산전북에서 가장 오래된 콘크리트 다리 ‘새창이다리’ 존폐기로

전시·공연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부안김양원 부안발전포럼 대표, 22일 「통쾌한 반란,함께 만드는 내일」 출판기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