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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씁쓸한 싹쓸이

온통 파란색이다. 그야말로 싹쓸이다.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날, 전북 유권자들은 또다시 ‘선택’이 아닌 ‘확인’을 했다. 결과는 당연히 존중받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어딘지 씁쓸함이 남는다.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더불어민주당이 텃밭 전북에서 압승했다.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일었지만 그뿐이었다. ‘민주당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전북 정치의 공식은 이번에도 견고했다. 인물론도, 정책론도 소용 없었다. 오직 색깔만 통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우선돼야 할 교육감 선거조차 지역 정치색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후보들은 하나같이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유세복을 입고, ‘민주’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지역 정서에 편승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도지사를 비롯해 전북 14개 시·군 단체장을 석권했다. 전북도의원 선거는 더했다. 아예 경쟁이 사라졌다. 단독 출마로 무혈입성한 무투표 당선자가 역대 최다인 25명에 달했다.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지역구 의석 38석을 민주당이 독점한 가운데 약 3분의 2가 유권자의 선택도 받지 않은 인물로 채워진 것이다. 특히 익산과 완주·고창‧무주에서는 전원이 무투표 당선되며 도의원 선거 자체가 치러지지 않았다.

민주당 전북도당은 ‘전북도민 모두의 승리’라고 했다. 그렇다면 도민들도 함께 샴페인을 터뜨려야 할까? 이제는 정말 진지하게 돌아봐야 한다. 민주주의의 경고등이다. 민주주의는 다양성과 경쟁, 그리고 견제와 균형을 전제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전북도의원 선거에서는 과반수의 유권자들이 참정권을 온전히 행사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지금의 기형적 선거구도를 만들어낸 유권자들이 선택권을 스스로 제한한 셈이다. 이렇게 유권자들이 소중한 권리를 특정 정당에 사실상 위임하는 구조가 고착되면 정치인들은 지역주민이 아닌 당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원팀 전북’을 핵심 구호로 내세웠다. 지역 발전을 위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통합과 협력의 메시지로 포장됐지만, 그 이면에는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인 견제와 균형의 가치를 희석시키는 위험한 발상이 깔려 있다. 특히 눈앞의 승부에 매몰된 치열한 선거판에서의 ‘원팀’ 구호는 경쟁과 다양성을 부정하는 ‘일당 독점’의 또 다른 외침이자, 비판과 감시·견제를 거부하겠다는 ‘권력의 오만’으로 읽힐 수 있다.

과연 이런 장기간의 일당 체제가 그들의 주장대로 전북 발전의 ‘필요조건’인지는 지금의 전북 현실이 역설적으로 대변해주고 있다. 수십 년 동안 특정 정당에 일편단심이었지만 여전히 소외와 낙후를 호소하며, 지역발전을 갈망하고 있지 않은가. 이제 전북도민들은 지금의 왜곡된 선거구도가 언제까지 지속돼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지역발전과 민주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냉철하게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 김종표 수석논설위원

김종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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