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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특집] 전북형 스마트공장, 지역 중소기업 혁신성장 견인

전북특별자치도가 중소 제조분야의 디지털 전환과 혁신을 촉진해, 기업 및 지역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지난해 시작한 전북형 스마트공장구축 사업이 주목 받고 있다. 이 사업은 전국 최초의 지역 주도형 중소제조 혁신 프로그램이자 지역 맞춤형 프로그램인데, 시간이 흐를수록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규모 중소제조기업 스마트 공장으로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북자치도 중소기업 수는 28만3568개로 이 가운데 소상공인(27만3327개)을 제외하면 실질적 제조 중소기업은 약 1만개 안팎으로 추정된다. 전북자치도는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 실핏줄이 지역과 촘촘히 이어져 있어 기업의 현장 혁신 정도에 따라 미래 경쟁력이 좌우되기 때문에 도는 중소기업 혁신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도는 올해 중소 제조 분야의 혁신을 통해 세계적 중소기업 강국으로 꼽히는 독일, 대만 같은 중소기업 강지로 성장해 나간다는 구상을 세웠다. 도는 ‘2024-2026 전북형 스마트공장 프로젝트’를 통해 300여 개의 중소 제조 현장에 혁신을 가할 계획이다. 또 사업을 통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성장가능성과 지속성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 최초의 지역 주도 민관협업 사업으로, 사실상 도가 이 분야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다. 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총 70개 전북형 스마트공장 선정기업 가운데 39개 기업이 프로젝트를 완료했거나 완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지난 7월 시작한 사업은 내년 6월까지 1년 동안 진행된다. 오는 2026년까지 3년 동안 도비 168억원, 시군비 98억원, 자부담 39억원 등 305억 원의 민관 자금이 투입되며, 도와 시군은 스마트공장 구축비의 최대 80%를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까지 전북형 전담멘토들이 기업 임직원들과 동고동락하며, 현장을 탈바꿈한 기업은 25개사이다. 이들 기업들은 현장리뉴얼 및 프로그램 도입을 통해 제조 현장의 간편자동화와 기업자원 관리시스템, 제품개발 지원시스템 등을 새롭게 구축하며 기업 수준에 맞는 단계적 스마트 공장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현재 70개 기업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2024년 사업은 6월까지 진행 된다. 이와 함께 5월부터 1년 동안 진행될 2025년 전북형 스마트공장 사업이 이어진다. 올해 사업은 3월 쯤 공고를 앞두고 있으며 모집기업은 총 71개사 규모다. 사업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부분별 표준화가 진행되는 기초 1단계의 JS1유형이 22곳 선발되며, 생산실적이 자동 집계되는 기초 2단계 JS2유형이 45곳 선정된다. 여기에 실시간 의사결정이 지원되는 중간 1·2단계 JS3유형이 4곳 배치되며 기업 수준에 맞는 기술이 지원된다. 기초단계 기업은 현재 정보통신기술(ICT)이 적용되지 않는 기업들이다. 도입 현장은 긍정적현장에서는 긍정적 신호가 또렷하다. 지난해 9월 기초 1단계 사업을 완료한 정읍 둥지쌍화탕 최방호 대표는 전북자치도와의 현장간담회에서 “프로젝트를 통해 제조에 대한 개념과 방향 설정에 대한 갈증을 해소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같은기간 진행된 완주 기쁨기업 현장간담회에서 오미래 대표는 “멘토들의 과제 발굴·개선으로 인한 기업 변화를 체감했고, 이를 고도화해 사업 확장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 10월 기초 1단계 사업을 완료한 김제 새롬산업 전기남 부사장은 전북자치도·도의회 등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폐골재하는 기업에 이 사업이 맞을까 고민했는데, 의외로 적절히 잘 맞아 놀랐다”고 언급했다. 동석한 뿌리산업 김호중 사무총장은 “기초 소부장기업은 굉장히 열악한 상황으로, 소부장기업에게 전북형 스마트공장 쿼터를 제공해 줬으면 한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이같은 현장의 목소리는 기업 눈높이에 맞춘 특화 프로그램 영향이다. 전북형 스마트공장 프로젝트는 중기부 주도의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사업’과 삼성전자 중심의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의 특장점을 벤치마킹해 우리지역 현실에 맞게 설계됐다. 민관 사업의 참가주체 구성 및 각각의 상생 역할도 프로젝트의 안착을 도왔다. 사업총괄기관인 전북자치도는 이번 프로젝트의 사업계획과 스마트공장 도입기업의 구축비(도비) 등의 지원에 나섰고, 14개 시군은 구축비(시군비) 지원 및 희망기업 발굴, 사업 모니터링 등을 전담하고 있다. 민간영역에서는 ㈜삼성전자가 현장 제조혁신과 시스템 구축 정보 공유, 판로 개척을 돕고, 물류·공정 등 전문 기술분야도 지원한다. 또 도내 중소기업이 주축이 된 (사)전북·삼성 스마트 CEO포럼이 스마트 공장 희망기업 추천 및 사전 컨설팅을 진행하며 홍보효과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프로젝트 도입기업과 현장에서 직접 호흡하는 제조혁신 기술지원단(전북형 전담멘토)은 현장 환경개선 및 제조공정 과제 발굴, 혁신 지원을 맡으며 지역 중소기업의 혁신 성장을 이끌고 있다. 전북형 스마트공장의 핵심인 전담멘토는 삼성전자 출신의 제조혁신 전문가 30여 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최대 8주간 기업에 상주하며 공정 진단부터 공정 최적화 및 제조 노하우 전수 등을 통해 품질 및 생산성 향상을 돕는다. 도는 올해 하반기 처음 시도한 프로젝트의 현장목소리를 바탕으로한 성과 점검과 더불어 전북형 스마트공장 도입을 앞둔 기업들과 소통을 이어갈 방침이다. 동시에 전북형 스마트공장을 확산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선다. 대표적 사례가 이 분야 특례 발굴이다. 도는 제조 현장 현실에 부합한 지역 주도의 스마트 제조혁신 특례를 추진할 예정이다. 스마트 제조혁신 지원기업에 대한 국가의 행·재정적 지원근거 마련과 도지사 인증이 주요 내용이다. 현재는 도지사 인증 절차나 국가의 지원이 없는 실정이다. 미래첨단산업국 오택림 국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제조혁신의 최고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6~8주가량 동고동락하며 생산성 향상뿐만아니라, 안전하고 일하기 편한 환경으로 탈바꿈시켜 준다”며, “많은 기업들이 관심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 기획
  • 백세종
  • 2025.01.01 17:58

[새해특집] 전주의 심장부 MICE 복합단지, 전주의 판을 바꾼다

전주종합경기장이 마침내 전주의 새로운 심장으로 거듭난다. 전주시가 전주종합경기장 철거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함에 따라 국제적 문화·경제 중심지로의 도약을 목표로 한 MICE 복합단지 조성이 탄력을 받고 있다.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이 사업은 전주대변혁의 중심에서 전주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중요한 이정표로 주목받고 있다. MICE 복합단지는 전주와 전북 지역 경제와 문화를 통합적으로 발전시키는 핵심 공간이 될 예정이다. 세계적인 비즈니스와 문화 허브로 재탄생할 전주종합경기장의 새로운 모습에 관심과 기대가 모이고 있다. 새로운 변신 준비하는 전주종합경기장 전주종합경기장은 지난 60여 년 동안 시민들의 추억을 담은 도시의 중심지로 자리 잡아 왔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축제와 문화 활동이 어우러지는 장소로 전주를 대표하는 상징적 공간이었지만, 시설 노후화와 기능적 한계에 직면해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게 됐다. 이에 전주시는 종합경기장 부지에 MICE 복합단지를 조성해 미래 전주의 문화‧경제적 심장부를 만들고 지금까지 컨벤션 불모지였던 전주의 MICE 산업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리기로 했다. 시는 종합경기장 철거에 착수해 미래 지향적인 MICE 복합단지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앞서 시는 시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경기장 내 석면을 우선 제거한 데 이어 야구장 철거를 완료했고, 지난해 11월 착공식을 열어 철거 작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여기엔 10억 47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돼 주경기장과 전주푸드, 수위실 등 부속건축물을 합쳐 총 3만 6751㎡ 규모의 건물을 철거하게 된다. 이는 MICE 복합단지의 성공적 조성을 위한 초기 단계로, 시는 부속건축물부터 우선 철거를 시작해 올해 상반기까지 본 경기장 시설을 모두 철거할 계획이다. 철거가 완료된 이후엔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부지 조성 공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주차장 및 기존 지장물을 철거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에 착공해 오는 2028년 말까지 MICE 복합단지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전주 MICE 복합단지의 구성과 미래 비전 전주 MICE 복합단지는 대규모 전시컨벤션센터와 다양한 상업·문화 시설을 포함해 전주가 국제적 비즈니스와 문화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핵심 프로젝트다. 가장 주목 받는 시설인 전시컨벤션센터는 1만㎡ 규모의 옥내 전시장과 1만㎡의 옥외 광장을 포함하며, 2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회의실과 20개 이상의 중소 회의실로 구성될 예정이다. 첨단 음향 및 영상 설비와 디지털 기술이 도입돼 대규모 국제행사를 유치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외부에는 대형 옥외 광장과 녹지 공간이 조성돼 방문객과 지역 주민들에게 여유로운 휴식 공간을 제공하게 된다. 복합단지 내에는 호텔, 백화점, 시립미술관,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체험전시관, 그리고 메타버스 아이디어-사업화 실증단지(S·I-Town)도 들어선다. 전주 MICE 복합단지 조성은 전북과 전주 경제에 막대한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지방투자사업관리센터(LIMAC)의 조사에 따르면 전주 전시컨벤션센터가 가져올 경제적 효과는 생산유발효과 약 5145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약 2185억 원, 취업유발효과 약 3643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국제회의와 전시회는 관광객과 관련 업계의 관심을 끌어들이며, 지역의 숙박업, 외식업, 소매업 등 다양한 산업의 수익 증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전주는 한옥마을, 후백제 역사문화자원 등 풍부한 관광 인프라와 연계한 지역 특화 MICE 콘텐츠 개발이 가능하다. 이는 전주의 고유한 문화를 세계에 알릴 기회로 이어지며, 지역 대표 전시회의 브랜드화를 통해 전주와 전북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도 함께 만들어진다. 이에 더해 시는 다른 지역과 차별화를 위해 한옥마을, 팔복예술공장 같은 기존의 전주 관광 자원과 연계한 융복합 MICE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한편 전주 MICE 복합단지는 관광산업과 문화산업의 시너지를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전통과 현대적 시설이 융합된 공간인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체험전시관은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시와 체험을 통해 전주를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를 널리 알릴 기회를 제공한다. 또, 예술과 교육을 결합한 공간인 전주시립미술관은 전주시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시는 혁신도시 등에 위치한 공공기관, R&D기관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연간 230회 이상 열리는 회의, 세미나, 이벤트 등 행사를 새로운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하도록 할 계획이다. 더불어 국제행사 수요를 파악해 유치 전략을 세우고, 특화 MICE 개발 및 중장기 발전계획 등 전주만의 차별화된 운영 계획을 수립해 갈 예정이다. 재정 확보·행정 지원 ‘순항’ 전주 MICE 복합단지 조성에는 약 1조 170억 원(재정 2170억 원, 민자 8000억 원)이 투입되며, 그중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에는 3000억 원이 소요된다. 이 중 2000억 원은 민간사업자인 롯데쇼핑이 부담해 건설을 담당하며, 시는 전체 부지 조성과 공공시설 조성을 맡는다. 시는 롯데쇼핑과 숙박 및 판매시설의 선정된 설계안을 상호 공유하는 등 협력 체계를 강화해 전시컨벤션센터와 상업시설 간의 유기적 연계를 이루고, 내년 상반기 인허가 절차와 하반기 착공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전주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을 위한 행정 절차는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 통과로 급물살을 타게 됐다. 행정안전부는 전주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인정하며, 조건부 승인으로 사업을 공식화했다. 중앙부처의 행정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시는 올해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전시컨벤션센터 기본 및 실시설계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중앙정부의 공모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추가 재원을 계속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동시에 시는 MICE복합단지 조성을 위해 지난해 9월 교통·환경·재해영향평가 등 관련 용역에 착수한 상태로, 이를 반영한 도시개발사업 실시계획 작성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실시계획 인가 고시 후 1단계로 부지 도로 철거와 수목이식 등 기반시설 조성을 단계별로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완공 후 전시컨벤션센터의 효율적인 운영과 전주 MICE산업 활성화를 위한 운영·관리계획 수립용역을 마무리하고, MICE 후발주자로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요 전담 조직과 지역특화방안, 중장기 운영계획 등 세부적인 운영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전북특별자치도도 광역 인프라로서 컨벤션센터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해, 전주시와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을 위한 상호협력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을 위한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MICE 산업 활성화와 행정 절차의 원활한 지원을 위한 상호 지원 체계를 공고히 하기로 했다. 우범기 전주시장 “MICE 복합단지, 명실상부한 전주의 심장으로 거듭날 것” 우범기 전주시장은 “종합경기장은 지리적으로는 전주의 심장부이자, 역사적으로는 시민의 삶과 함께 해온 상징적인 장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종합경기장 부지에 MICE 복합단지 조성을 중심으로 한 획기적인 지식서비스산업 인프라를 확충해 전주 경제의 확실한 원동력으로 삼겠다”며 “나아가 전북특별자치도의 MICE산업을 이끌 중심지로서, 지역혁신과 성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 시장은 “전주 MICE 복합단지는 전주 발전의 중심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중요한 프로젝트”라면서 “지역의 문화와 경제를 융합해 국제적 도시로 발돋움할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설계부터 운영까지 빈틈없이 진행해 전주시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 기획
  • 강정원
  • 2025.01.01 17:57

[2026 제9회 지방선거 누가 뛰나 : 장수군수] 재선가도에 맞서는 전직·의원 출사표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장수군수 선거에 4명, 5명의 출마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재선에 나서는 현 최훈식(57) 군수에 맞서 장영수(57) 전 군수와 양성빈(47) 전 도의원이 대항마로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박용근(64) 현 도의원이 군수 선거 출마를 공공연히 밝히며 세를 다지고 있다. 여기에 재선의 장정복(63) 군의원도 추이에 따라 당내 경선에 참여할 여지를 두고 있어 최대 5명의 후보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최훈식 현 군수와 양성빈 전 도의원, 박용근 현 도의원이 당내 경선에 참여할 전망이다. 또 장정복 군의원의 가세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지난 선거 더민주당 공천심사에서 컷 탈락 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장영수 전 군수는 현재 복당 심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당 여부에 따라 경선 참여 또는 본선 직행에 대한 용단을 내려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대통령 탁핵 심의에 돌입한 헌재의 결정에 따른 조기 대선이 복당 신청에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오는 제9회 지방선거 장수군수 선거는 여느 때보다 변수가 많은 선거로 전망된다. 장영수 후보의 복당 여부와 매번 도의원 선거로 내려앉은 박용근 후보의 완주 여부, 장정복 군의원의 참여 여부 등이 오는 군수 선거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기획
  • 이재진
  • 2025.01.01 17:54

[2026 제9회 지방선거 누가 뛰나 : 완주군수] 현직 재선 의지에 도전장 잇따를 듯

유희태 군수, 국영석 전 고산농협조합장, 박재완 전 전북도의회 의원, 서남용 완주군의회 의원, 송지용 전 전북도의회 의장, 이돈승 김대중재단 완주지회장, 임상규 전 전북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 유희태 군수가 재선 의지를 분명히 하는 상황에서 국영석 전 고산농협조합장, 서남용 완주군의회 의원, 박재완 전 전북도의회 의원, 송지용 전 전북도의회 의장, 이돈승 김대중재단 완주지회장, 임상규 전 전북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 등이 군수 후보로 거론된다. 이들 모두 민주당 경선에 집중하고 있으며, 다른 정당 출마 후보자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지난 선거때 어렵게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후 본선에서도 무소속 후보들과 경합을 벌였던 유희태 군수는 군정 성과를 내세워 주민들과 접점을 넓히며 현직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1차 민주당 공천을 받고도 최종 후보에서 밀려났던 국영석 전 조합장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한 뒤 민주당에 복당한 뒤 전열을 정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민평당 후보로 군수 출마 경력이 있는 박재완 전 의원은 2022년 복당한 뒤 민주당 완주지역구 사무국장직으로 활동하다 지선 출마를 위해 최근 사직했다. 서남용 의원은 3선의 군의원으로, 현 9대 의회 전반기 의장으로 활동했다. 서 의원은 완주군의회 내 완주∙전주통합반대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지역민들과 소통을 넓히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송지용 전 전북도의회 의장은 삼봉지구에 미래연구소를 두고 출마를 타진하고 있다.송 전 의장은 지난 민주당 경선때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컷오프됐다며, 복당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돈승 지회장은 지난 선거때 민주당 경선을 받아들이고 차기를 기다린 만큼 그 의지도 크다. 완주∙전주통합 반대활동을 하며 완주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행정고시 출신의 임상규 전 부지사는 전북도와 중앙부처에서 활동한 경험을 살려 고향(고산) 발전을 위해 군수 도전 의지를 보이고 있다.

  • 기획
  • 김원용
  • 2025.01.01 17:52

[전북 이슈+] 고등학생이 시속 156km 강속구?… 전주고 출신 정우주 투수 정체는

"성인이 되니 제가 책임져야 할 이름의 무게가 느껴져요. 그래도 해내야죠." 올해 전주고 야구부 전국대회 3관왕의 주역으로 꼽히는 정우주(19) 한화 이글스 선수가 지난달 전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성인·프로선수가 된 소감을 전했다. 걱정은 되지만 기대에 찬 얼굴이었다. 이날 만난 정우주 선수는 "아직 무대에 서지 않아 프로선수가 됐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는다"면서도 "확실히 훈련 분위기·체계는 고등학교 시절과 달라 '내가 프로가 됐구나!'를 조금씩 느끼는 듯하다"고 말했다. 정 선수는 마산 용마고와 치렀던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3관왕의 물꼬를 텄다. 전국체전에서도 3⅔이닝을 깔끔하게 방어하는 등 올해 KBO 신인 드래프트 ‘고교 최대어’다운 재능을 보였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지명된 그는 지난 10월 말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훈련을 통해 프로선수로서의 첫 발걸음을 뗐다. 고교 시절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로 주목받았던 그는 이번 훈련에서도 시속 154km를 기록하며 자신의 잠재력을 증명했다. 본인이 잘하는 강점을 키우면서도 약점을 보완하는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정 선수는 "그동안 변화구가 약점으로 지적됐다. 강속구뿐 아니라 변화구 연습에도 집중한 이유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커브와 슬라이더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완성형 고교야구 선수로 불렸던 정 선수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신일고(서울)에서 전주고로 전학 왔다. 어린 나이지만 활활 타오르는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전학을 결정하게 됐다. 당시 야구를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던 정 선수는 주창훈 전주고 야구부 감독의 설득에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주창훈 감독님이 직접 서울까지 찾아오셔서 아버지와 저를 설득했다. 그때 감독님이 말씀해 주신 전주고 야구부 전략과 전주고가 야구를 하기 좋은 시설·기숙사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 이끌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주고가 야구부 선수를 위한 기숙사와 실내 훈련장, 프로 야구장과 같은 조건을 가진 실외 야구장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지역에서 생활한다는 사실이 무색하게 정 선수의 적응은 누구보다 빨랐다.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며 같은 야구부 친구들끼리 빠르게 친해졌다. 부끄럼 많은 정 선수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다른 학교 야구부 선수들과도 서스럼없이 지냈다. 그는 전주고에서도 예의 바르고 열심히 하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전주고 야구부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 달라는 부탁에 "훈련은 힘들어도 야구부 분위기가 엄격하진 않다. 감독·코치님의 말만 잘 따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정 선수는 한 팀에서 계속 야구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추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한화이글스 소속 프로 야구선수로서 팬들에게 '가을 야구'를 선물하고 싶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디지털뉴스부=문채연 기자

  • 기획
  • 문채연
  • 2024.12.31 08:24

[전북 이슈+] "한국 야구 미래 책임지겠습니다"… 전주고 6인방에게 듣는다

올해 고교 야구 전국대회를 석권한 전주고 야구부가 2025 프로야구(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국에서 가장 많은 6명의 지명자를 배출했다. 시속 150km 중반대 강속구를 던지는 정우주는 1라운드 2순위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정우주와 원투펀치로 활약한 전주고의 에이스 투수 이호민은 2라운드 15순위로, 전주고 전국체전 우승을 이끈 엄준현은 9라운드 85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하게 됐다. 주전 포수로 맹활약한 이한림은 3라운드 30순위로, 주전 외야수 서영준은 5라운드 44순위로 LG트윈스행이 결정됐다. '5툴 플레이어'로 불리는 최윤석은 6라운드 58순위로 SSG 랜더스의 부름을 받았다. 전북일보는 전주고 야구부 '황금 세대' 6명의 입단 소감·포부 등을 들어봤다. △정우주 "한화 이글스에 뽑히고 싶었는데 제 기대대로 부름을 받게 돼서 더 재미있게 훈련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해서 팬들의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아직 마운드 위에 안 서서 실감은 안 나는데 훈련할 때 조금씩 실감이 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청룡기 우승한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같이 화기애애하게 지냈던 것도 다 추억이 됐습니다." △이호민 "높은 순위에 불렸다는 것에 저 자신이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절대 자만하지 않고 동기와 선배님보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경기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전주고 야구부에 있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단연 올해 3관왕입니다. 선수들이 하나가 돼서 경기에 임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어딜 가든 전주고가 자랑스러울 것 같고 후배들이 이 흐름을 잘 이어 나가리라 믿습니다." △엄준현 "프로 선수로 첫발을 내딛게 돼 설렘으로 가득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청룡기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2024년 전주고의 첫 전국대회 우승이었고 강팀을 이기고 올라가면서 더 강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팀이 하나로 뭉치는 힘을 알려 주는 대회였습니다." △이한림 "LG트윈스라는 좋은 구단에 들어오게 돼서 너무 큰 영광입니다. 앞으로 발전하는 모습 보여 드리겠습니다. LG 안방마님인 박동원 선배님을 이어서 안방마님 이한림이 되고 싶습니다. 청룡기 우승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39년 만에 첫 우승이라 정말 좋았습니다. 그 뒤로도 봉황대기·전국체전 등 2번이나 우승해서 정말 잊지 못할 한 해가 됐습니다." △서영준 "어릴 적부터 꿈꾸던 프로 선수가 됐으니 빨리 올라가서 전주고 명예를 드높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가 돼서 많은 업적을 쌓는 것이 목표입니다. LG의 레전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39년 만에 우승했던 청룡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된 봉황대기, 전국체전 금메달까지 전부 떠오릅니다. 행복한 추억이고 실력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폭제가 됐습니다." △최윤석 "어렸을 때부터 야구 선수를 꿈꿔왔습니다. 좋은 감독님과 코치님 밑에서 열심히 해서 좋은 팀에 입단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노력해서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되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올해 경기가 많았는데 다 좋은 경험이었고 추억이었습니다. 그래도 아무래도 봉황대기 결승이 제일 기억에 남고 잊을 수 없던 하루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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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31 08:24

[전북이슈+] '야구 명가' 전주고 야구부 선수 하루는

전주고등학교가 '야구 명가'로 불린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전주고 야구부 선수의 훈련 양은 어마어마했다. 이미 신인 드래프트 지명 받은 선수 중 한 명은 "제 실력이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도록 했던 어디에서 느낄 수 없는 훈련 양 또한 추억이 됐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게 훈련이었다. 그래도 야구가 즐겁다고 말하는 천진난만한 고등학생들이다. 몸이 힘들만도 하지만 넘치는 체력을 증명하듯 주 5일 오후 9시 30분까지 하던 훈련을 감독·코치진과 협상해 주 4일 오후 11시까지 몰기도 했다. 차라리 몰아서 훈련하고 하루라도 더 쉬겠다는 것이다. 올해 세 번의 금자탑을 올린 전주고 야구부 선수들은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현재 주장인 열여덟 김유빈 선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선수들의 일과를 들어봤다. 전주고 야구부는 전주에서 사는 선수를 제외하고는 합숙을 하고 있다. 오전 7시에 일어나 아침밥을 먹는다. 오전 8시 30분부터 점심 먹기 전까지는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수업을 듣는다. 전주고의 경우 야구·농구반 체육 특기반 수업이 따로 개설돼 있어 같은 종목끼리 한 반을 꾸려 수업을 듣는 방식이다. 오전 수업만 듣고 오후 12시 20분에 점심을 먹는다. 본격적인 훈련은 오후 1시 30분부터 시작된다. 보통 훈련 시작 전에 일찍이 모여 훈련을 준비하고 각자 연습하며 시간을 보낸다. 저녁 먹기 전까지는 보통 기초 체력, 웨이트 트레이닝, 수비 위주로 훈련한다. 오후 6시 30분 저녁을 먹고 7시 30분까지 쉬는 시간을 갖고 야간 훈련에 돌입한다. 야간 훈련은 타자 위주로 하고 투수는 개인 훈련을 한다. 각자 연습하고 컨디션 조절 등 약점 보완과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한 시간을 보낸다. 오후 11시 훈련이 끝나면 합숙소에 들어가서 샤워를 한다. 오후 11시 30분이면 잠에 든다. 또 다시 아침 7시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한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같은 패턴을 유지한다. 매일 훈련만 하는 것은 아니다. 틈틈이 외출·휴일이 주어지면 무엇을 하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은 여느 고등학생과 다르지 않았다. 전주고와 가까운 객사에 나가서 고기 먹고 인생네컷 찍고 볼링 치고 노래방에 간다. 잠시나마 고교 야구 선수에서 열일곱, 열여덟 소년으로 돌아간다. 가끔 긴 휴일이 생기면 야구부 선수들과 같이 바닷가에 가서 바람 쐬고 오기도 한다. 훈련 내내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고 쉴 때면 더 밝은 웃음이 나온다. 야구장 그라운드 위에 서면 어엿한 야구선수 같지만 평소에는 마냥 밝은 소년들이다. 김유빈 선수는 "하루 중에 가장 행복한 때가 있다. 바로 야간 훈련까지 다 끝나고 다 씻고 침대에 누웠을 때다. 시즌 때도 종종 야구부 친구들이랑 같이 외출 나가기도 한다. 쉴 때는 그냥 일반 고등학생처럼 지낸다"면서 "나중에는 같이 제주도에 가고 싶다. 짧게 가는 거 말고 길게 같이 가고 싶다. 지금은 상황이 어려워 아쉬운 마음이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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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31 08:23

[2024 전북 10대 뉴스] 전북특별자치도 시대 '활짝'…민주주의 향한 도민들 '함성'

다사다난했던 2024년 한해가 저물고 있다. 전북은 1월 18일 전북특별자치도로 출범, 세종과 제주, 강원에 이어 네번째 특별광역자치단체가 됐다. 전년도의 새만금잼버리 사태를 겪었던 전북특별자치도는 절치부심, 세계한인비지니스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국제행사 성공개최지라는 명성을 쌓았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은 전북지역 10개 자리모두 석권하면서 전북집권 야당의 위치를 견고히 했다. 전주종합경기장은 전시컨벤션 사업 조성을 위해 61년 만에 철거돼 시민 추억속에 남게 됐다. 여름엔 완주와 익산 지역을 수마가 할퀴었고 6월 부안에선 M4.8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자연재해가 잇따랐다. 전주고등학교는 전국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하면서 3관왕에 올라 전통강호의 진면을 보여줬다. 교육계에서는 일명 '레드카드(호랑이 스티커)' 의 악성민원 학부모 사건 등 교권침해 사건이 잇따랐고 격정과 충동에 휩싸인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사태를 시민 민주주의가 물리쳤다. 이와 관련해 지역에서도 탄핵 집회가 열리는 등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전북일보가 선정한 2024년 전북의 10대 뉴스를 정리한다. 전북특별자치도 1월18일 출범…균형발전 시대 개막 2024년 1월 18일, 전북특별자치도가 공식 출범하며 새로운 자율과 균형발전의 시대를 열었다. 단순한 행정 명칭 변경이 아닌, 지역 맞춤형 발전 전략과 자립적 경제 기반 구축을 위한 제도적 토대를 마련한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전북자치도는 농생명산업, 체류형 관광지 조성, 새만금 투자진흥지구 등 다양한 특례사업을 추진했지만, 일부 사업은 예산과 행정 절차 문제로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임실 치즈산업 특화단지와 새만금 투자진흥지구는 성공적인 사례로 주목받았다. 새만금 SOC 예산 삭감 사태는 도의 역량을 시험대에 올려놓았지만, 정치권과 도민의 협력으로 최종 4513억 원의 예산을 확보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또 전주·완주 통합 재추진은 경제 활성화와 인구 100만 메가시티를 목표로 추진됐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김관영 지사는 “2025년은 도민들이 실질적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해가 되어야 한다”며, 체계적 정책 추진과 예산 확보를 통해 전북특별자치도의 도약 원년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준서 기자 22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10명 석권 제22대 국회가 지난 4월 2일 개원식을 시작으로 출범했다. 지난 총선에서 초·재선에서 재선 이상 중진 위주로 다시 꾸려진 전북정치권은 지역구 국회의원 10명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전북특별자치도 원년에 치러진 22대 총선은 ‘압도적인 정권심판’으로 끝이 났다. 전북지역이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적 텃밭임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총선은 지난 총선들보다 냉엄한 심판이 이뤄졌다. 심판론이 거세지면서 22대 총선 전북 평균 투표율은 지난 1996년 15대 총선의 68.3%에 이어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는 민주당 공천 경쟁이 사실상의 본선 경쟁인 만큼 경선 후보 간 네거티브가 극심했다. 22대 총선을 통해 국회로 진출한 전북 국회의원은 전주갑 김윤덕(3선), 전주을 이성윤(초선), 전주병 정동영(5선), 군산·김제·부안갑 신영대(재선), 군산·김제·부안을 이원택(재선), 익산갑 이춘석(4선), 익산을 한병도(3선), 정읍·고창 윤준병(재선), 남원·장수·임실·순창 박희승(초선), 완주·진안·무주 안호영 의원(3선)이다. /서울=김윤정 기자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성공 개최 제22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가 전북에서 역대급 성과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대회는 기업 위주의 단순한 비즈니스 행사를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통해 전북은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대회에는 64개국에서 3973명이 참가했으며, 일반 참관객 1만 4000여 명이 방문해 대회 역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대회 기간 동안 총 5803만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이 체결됐으며, 6억 30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출 상담이 진행됐다. 특히 단일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인 5000만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이 성사됐다. 전북대학교에 마련된 기업전시관은 비즈니스 교류의 중심 무대가 됐다. 251개 기업이 326개 부스를 운영했으며, 이 중 115개 도내 기업이 참여해 지역 경제계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전시관에서는 2만여 건이 넘는 기업 간 미팅이 성사됐다. 785명이 참여한 투어 프로그램은 전북의 풍부한 관광자원과 산업 인프라를 세계에 알렸다. /김선찬 기자 도내 중견건설업체 도산…지역경제 휘청지역경제의 풀뿌리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 건설사들이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의 긴 터널을 지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건비와 자재비 급등,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화까지 겹치면서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문 닫은 건설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달들어 '오투그란데' 라는 브랜드로 전북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인 제일건설이 최종부도 처리됐다. 시공능력평가액 1317억으로 전북 4위에 올라있는 제일건설은 주거래은행인 NH은행에 돌아온 7억 여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도산했다. 앞서 지난 5월에도 도내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안팎에 있는 성전과 합동건설 등 2개 건설사가 법인회생절차에 들어갔다. 건설업계에서는 대부분의 중견건설사가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며 추가 부도를 우려하고 있다. 중견 건설사 1곳이 무너질 경우 이에 딸린 100여 곳이 넘는 하도급 업체도 같은 길을 가야하기 때문에 지역 건설사들의 도미노식 도산 사태로 지역경제에 막대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호 기자 전주종합경기장 철거…MICE복합단지로1963년 제44회 전국체육대회를 시작으로 전북의 대표 스포츠 시설로 역할했던 전주종합경기장이 철거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전주시는 올해 11월 25일 전주종합경기장 철거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시는 총 104억 원을 투입해 종합경기장 주경기장(3만 5594㎡), 전주푸드(1057㎡), 수위실(100㎡) 등 총 연면적 3만 6751㎡의 건물을 철거한다. 내년 상반기면 모든 건물이 철거된다. 시민 성금으로 지어진 종합경기장은 조성된 지 60년이 지나 시설 노후화에 따른 안전 문제 등이 제기되며 철거가 결정됐다. 이에 따라 종합경기장 대체시설인 육상경기장, 야구장 등은 전주월드컵경기장 일대로 이전해 새로 건립된다. 철거를 마친 종합경기장 부지는 2028년까지 마이스(MICE) 복합단지로 개발한다. 이곳에는 전시컨벤션센터를 비롯해 호텔, 쇼핑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해 5월 먼저 철거한 야구장 부지에는 전주시립미술관과 한국문화원형콘텐츠 체험·전시관을 만들 계획이다. /문민주 기자 비상계엄 선포, 거리로 나온 시민들12월 3일 밤의 ‘아닌 밤중의 홍두깨’같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는 시민들을 거리로 나오게 했다. 계엄선포 후 국회를 장악하려 했던 윤대통령의 시도는 맨몸으로 군인들을 막아선 시민과 국회의 계엄해지로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의식있는 계엄군들의 소극적인 작전 참여 모습도 국회장악 시도를 무산시켰다. 이후 시민들은 거리에 나와 촛불과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들고 대통령 탄핵을 외쳤다. 국회는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 상정 했지만 1차 때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투표 불성립이 됐다가 12월 14일 재적 300명 중 204명이 찬성,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군홧발을 앞세운 비상계엄시도를 평화로운 시민 민주주의로 물리치는 순간이었다. 이 과정에서 서울은 물론 전북지역에서도 윤 대통령의 탄핵을 외치는 목소리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주 풍패지관 앞을 비롯 군산과 군산, 정읍, 순창, 익산 등지에서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수만, 수천명이 도민들이 참여해 탄핵을 부르짖었고 시민 400명도 ‘탄핵버스’10대를 타고 지역 집회 참여를 넘어 서울 상경 집회에 참여했다. /백세종 기자 '강대 강' 의정 갈등…의료대란 극심정부와 의료계 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의료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2024년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한 의료개혁안을 발표했다. 의료계는 곧바로 반발했다. 2월 초순부터 전공의들의 전면 파업이 시작됐으며, 청진기를 잡던 의사들이 거리로 나와 마이크를 잡기 시작했다. 전공의가 사라진 종합병원들은 전문의들로 병원을 채웠다. 도내 각 병원마다 약 30%가량의 의사 공백이 생겨나는 등 의료대란이 시작됐다. 여·야·의·정 협의체가 생겨나면서 대화가 물꼬가 틀어지는가 했지만, 협의체는 한 달도 채 가지 못하고 중단됐다. 현재 10개월째 이어진 의료대란은 끝이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의료계는 정부가 기존에 추진했던 2025학년도 2000명 증원의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있으며, 정부는 철회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수시 모집 등의 결과가 나온 상태에서 협상은 미지근하다. 올해 상반기 전북지역은 전공의 모집에서 낭패를 입기까지 했다. 전북대병원 5명, 예수병원 5명, 원광대병원 1명이 전북지역 수련병원들이 받아든 성적표다. /김경수 기자 지진·폭우 등 자연재해 피해 잇따라2024년 전북에서는 지진과 집중 호우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다수 발생했다. 올해 6월 12일에는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역에서 진도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육지에서 6년 만에 발생한 규모 4.5 이상의 강진이었다. 여진도 20여 차례 뒤따랐다. 해당 지진으로 부안에서만 주택소파로 인해 671명이 피해 대상자로 확정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지진으로 인해 내소사와 개암사의 불상과 사찰 옹벽 일부가 훼손되는 등 문화재 피해도 발생했다. 또 지난 7월 8일부터 10일까지 군산 342.7㎜, 익산 238.7㎜, 완주 147.4㎜에 달하는 역대급 물 폭탄이 떨어지며 피해가 속출했다. 수해 피해가 컸던 익산시, 군산시 성산면·나포면, 무주군 무주읍·설천면·부남면, 완주군은 특별재난 지역으로 선포되기도 했다. 익산과 완주는 2년 연속 집중 호우 피해로 인한 특별 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해당 폭우로 인해 도내 공공시설에는 435건, 사유 시설에는 2만 3488건의 피해가 발생해 추정치 583억 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액이 집계됐다. /김문경 기자 전북교육계 잠식한 '교권침해'2024년 전북교육계를 잠식한 가장 큰 이슈는 ‘교권침해’가 차지했다. 교육의 3주체인 학생·교사·학부모의 균형이 깨지면서 교단의 권위는 물론 교사의 사명심도 바닥을 쳤다. 학부모의 도를 지나친 악성 민원에 한 학교에서 같은 반 담임교사 6명이 교단을 떠나기도 했다. ‘호랑이 레드카드 교권침해’ 사건은 지난 2021년 4월 전주 A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수업 중 물을 먹다 남은 페트병을 손으로 비틀어 큰 소리를 낸 초등학생에게 주의를 줬지만, 계속해서 페트병을 비틀어 소리를 내자 교사 B씨는 해당 학생의 이름표를 칠판에 붙여 교사가 아동학대로 처벌을 당한 사건이다. 현재까지 악성 민원은 지속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교사들은 학교를 떠났고, 담임교사만 6차례 바뀌는 전례 없는 일이 발생했다. 올해 2월말부터 시작된 정부의 의대증원에 반발한 의정갈등 역시 진행형이다. 새해 역시 의료대란의 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탄핵정국 속 의료대란 문제는 더욱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강모 기자 '야구 명가' 전주고 전국대회 3관왕'야구 명가' 전주고등학교 야구부가 올해 개교 이래 최초 전국대회에서 3관왕을 석권하면서 오랫동안 야구 변방으로 치부돼 온 전북특별자치도의 위상을 높였다. 전주고 야구부는 고교 야구 4대 메이저 대회 중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와 제52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제패했다.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우승까지 이뤄냈다. 청룡기 우승은 39년 만에 전국대회 제패라는 대업을 달성하면서 전주고 야구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봉황대기 당시에는 주전급 선수인 정우주·이호민이 청소년 국가대표로 발탁되면서 1·2학년 선수를 투입했다. 주전 없이도 우승하는 저력을 발휘하면서 야구부 창단 후 봉황대기 첫 우승의 역사를 썼다. 전국체전 야구 남자 고등부 결승전에서는 부산 고교 야구부 대표인 경남고를 4-0으로 이겼다. 또 2025 KBO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프로 선수를 배출하기도 했다. 정우주·이호민·엄준현·이한림·서영준·최윤석 등 6명이 지명을 받았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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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30 08:11

[전북 이슈+] 기생충부터 오징어게임2까지⋯전북이 '촬영 맛집' 된 사연은

천만 관객 영화인 <기생충>과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2>가 전주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북이 K-드라마·영화 촬영지로 주목받고 있다.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도 아닌 비수도권인 전북이 어쩌다 영화로 이름을 날리게 됐을까. 전북 영화의 출발은 한국전쟁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북 영화사>, <전북의 재발견> 등 자료에 따르면 전북의 영화사는 한국전쟁 이전 군산에서 시작됐다. 군산은 '항구도시'라는 특성상 많은 사람이 몰리고 외래문화까지 빠르게 들어온다. 영화 등 여가 문화가 발달하기 좋은 환경이었기 때문에 전북 최초의 공연장인 군산극장과 영화관인 희소관 모두 군산에서 문을 열었다. 또한 전북에서 처음으로 영화가 제작된 것도 군산이다. 1948년 군산신문의 편집장이자 일본대학 영화과를 졸업하고 일본 신코키네마에서 근무했던 이만흥은 16mm 영화 <끊어진 항로>를 제작했다. 지금은 필름이 소실됐지만 전북 영화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한 영화다. 이후 분단 상황으로 전북 영화인들이 부산, 대구 등으로 뿔뿔이 흩어지면서 '전북 영화판'도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이만흥 감독의 <애정산맥> 등이 촬영되면서 흩어졌던 향토 영화인들을 다시 전북으로 불러 모으는 계기가 됐다. 전북은 1950∼60년대 한국 영화 제작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한미 합동 제작 영화인 <아리랑>, 이만흥 감독의 <탁류>를 비롯해 <약진하는 전북>, <선화공주>, <피아골> 등 흥행작이 잇따라 제작됐다. 당시 영화계를 이끌던 인기 스타·대배우가 전주를 찾는 등 전북 영화의 황금기가 찾아왔지만 황금기도 잠시. 1960년대에 들어서 전북 영화인들이 서울로 상경해 영화를 제작하면서 전북 영화의 맥도 끊겼다. 1970∼90년대 침체기를 겪다 2000년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면서 전북이 다시 영화로 이름을 날렸다. 영화제는 많은 사람이 즐기는 대중적인 영화가 아니라 대안·독립적 영화를 정체성으로 삼으며 한국 영화 산업에 한 획을 그었다. 현재 많은 영화 마니아들이 찾는 전국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뒤이어 2001년 4월에는 전주영상위원회가 출범했다. 2008년에는 지자체가 설립해 위탁 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촬영소인 전주영화종합촬영소도 문을 열었다. 첫 작품은 2008년 최고의 화제작인 영화 <쌍화점>이다. 최근 전주는 '한국판 할리우드'를 꿈꾸며 글로벌 영화영상산업 수도를 선언했다. 단순한 '촬영 도시'를 넘어서 영화·영상산업의 거점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전북이 영화계에 새로운 역사를 쓸지 이목이 쏠린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글로벌 OTT의 성장, K-영상 콘텐츠 확산 등 급변하는 세계 영상산업 환경 속에서 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직접적인 경제 효과를 창출하는 획기적인 산업 전환에 나서야 하는 시기다"면서 "전주에서 탄생할 제2의 오징어게임, 기생충이 100년 후에도 전주의 경제가 되고 문화가 될 수 있도록 세계 시장과 손을 맞잡고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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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우
  • 2024.12.28 07:22

[전북 이슈+] 한국판 할리우드 성공할까⋯전주 '영화 수도' 꿈꾼다

전주시가 2034 영화·영상산업 비전을 발표하고 전주를 명실상부한 영화·영상산업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동안 전주는 대작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다수의 작품이 촬영돼 '영화의 도시'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그동안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세트장을 제공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점에서 활용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화 촬영 후에는 세트장이 철거되면서 전주에서 제작된 사실조차 잊히는 경우가 많아서다. 최근 전주시는 '촬영 도시'를 넘어 영화·영상산업의 거점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펜타곤 벨트'다. 시는 상림동, 전주 북부권, 고사동, 전주역, 만성동을 특화 구역으로 선정하고 이들을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상림동과 전주 북부권에는 영화영상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특수 촬영장이 들어선다. 상림동에 있는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인근에는 가상현실·수중 촬영이 가능한 탄소 중립 영화영상촬영단지를 건립한다. 전주 북부권에는 세계적 영화 촬영소인 쿠뮤 필름 스튜디오의 '제2 아시아 스튜디오'가 설립될 예정이다. 계획대로 전주에 '제2 아시아 스튜디오'가 들어오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영화제작기업을 유치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밖에 고사동, 전주역, 만성동 일대는 영화영상 콘텐츠 발굴 및 인재 양성을 위한 중심지로 개발한다. 고사동에 위치한 영화의 거리에는 한국영화기술아카데미, 독립영화의집 등 콘텐츠 교육 시설이 포함된 복합문화단지를 조성한다. 전주역에는 실감형 콘텐츠 전문가를 양성할 미래 영상기술 융복합소, 만성동에는 방송·미디어 영상 콘텐츠 단지가 들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상림동과 고사동은 이미 시설 조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는 드라마·영화 제작에 특화된 '버추얼 스튜디오'가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간다. 고사동 영화의 거리 옛 옥토 주차장 부지는 독립예술영화 제작을 지원할 독립영화의집 건립이 한창이다. 특히 펜타곤 벨트를 통한 인프라 구축뿐 아니라 일자리·경제적 효과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영화영상산업 관련 사업체 74곳이 매출 532억 원을 창출하고 있다. 향후 사업체 200곳이 매출 2000억 원을 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일자리는 직접 일자리 1000개, 간접 일자리 6000개 등 7000개까지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전주시 관계자는 "현재 국내 제작사뿐 아니라 외국에 있는 영화영상 콘텐츠 제작사들에게도 매력적인 지역이 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당장 내년에는 영화영상산업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영상진흥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문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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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채연
  • 2024.12.28 07:21

[전북 이슈+] 여기에서 찍었다고?⋯전북에 영화촬영소 어디 있나

영화·드라마가 끝나도 시청자들의 마음은 여전히 촬영 장면에 머문다. 영상 속 명소를 찾아 떠나는 이들은 촬영지의 매력을 직접 경험하며 추억을 되새기곤 한다. 전북은 오래된 고택과 한옥이 많아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으로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전북 곳곳의 주요 촬영 장소를 소개한다. △인재고택 학인당 전주 한옥마을에 자리 잡은 인재고택 학인당은 2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고택문화재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정년이>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주인공 유진 초이(이병헌)가 부모를 죽인 양반에게 총구를 겨누는 긴장감 넘치는 장면의 배경으로 등장했다. 정년이에서는 주인공 정년이(김태리)가 활동하는 매란국극단의 연습실로 활용되며 극 중 주요 장면의 무대로 자주 등장했다. 현재 학인당은 영화·드라마 촬영 장소뿐만 아니라 단청문양체험 등 일반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크로싱 게스트하우스 크로싱 게스트하우스는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주인공 나희도(김태리)의 집으로 유명해졌다. 드라마 속 무대는 1998년 서울 마포구 아현동이지만, 촬영지는 전주다. 오목대 아래 자리한 이곳은 나희도가 백이진(남주혁)을 기다리던 나무계단과 그들을 비추던 가로등이 그대로 남아있다. 현재 사유지로 출입이 자유롭진 못하지만, 가까이 남천교가 있고 멀리 모악산 송전탑이 한눈에 들어와 시원한 전망을 누릴 수 있다. △경기전 전주한옥마을 안에 있는 경기전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드라마 <연모> 등 사극의 단골 촬영 장소다. 영화 광해에서는 주인공 광해(이병헌)와 중전(한효주)이 서로를 마주 보는 장소로 경기전의 담벼락이 등장해 애틋함을 더했다. 드라마 연모에서는 전주사고(실록각)가 주인공들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의 배경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전주사고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장소로 경기전 본전 동쪽 구역에 배치돼 있다. 이곳의 대나무숲과 오래된 은행나무는 사진 촬영지로도 인기가 많다. △익산교도소세트장 익산에는 국내 유일의 교도소 촬영장인 익산교도소세트장이 있다. 폐교를 개조한 이곳은 영화 <7번방의 선물>, <내부자들>부터 드라마 <아이리스>, <슬기로운 감빵생활>까지 200편 이상의 작품이 촬영된 장소다. 익산교도소세트장은 촬영 장소로 사용되지 않을 땐 일반 관광객에게 개방된다. 세트장 내부에는 그동안 찍은 영화 포스터들이 전시돼 있다. 운동장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휴식 공간을 조성했다. 여름에는 교도소 촬영장이라는 특색을 활용해 공포 콘텐츠를 주력으로 한 ‘호러 홀로그램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한다. △부안영상테마파크 부안영상테마파크는 조선시대의 모습을 완벽히 재현한 사극 촬영장으로 유명하다. 영화 <명량>, <관상>과 드라마 <킹덤> 등 많은 사극의 주요 장면들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부안영상테마파크에는 경복궁과 창덕궁 등 조선시대 궁궐은 물론 저잣거리, 초가집 등 일반 길거리 모습까지 재현돼 있다. 특히 서원, 서당 등 양반가와 도예촌, 주막 등 평민의 생활 모습이 함께 갖춰져 있어 각종 영화 및 드라마 촬영장으로 인기가 많다. 현재 부안영상테마파크는 촬영장 외에도 조선시대 사람들의 주거 생활을 보여주는 역사 교육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디지털뉴스부=문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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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28 07:21

[전북 이슈+] '흥행 보증수표' 오징어게임도?⋯찍었다 하면 '천만 관객'

10년 전부터 전북에서 촬영하면 '천만 관객' 공식이 통했다. 과거 <왕의 남자>, <명량> 등 사극 영화를 중심으로 흥행 소식이 들렸지만 지금은 장르를 불문하고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개봉 한 달 만에 천만 관객을 동원한 <7번방의 선물>,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부터 시청률 16%를 기록한 드라마 <정년이>, 여기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 <소년심판>까지 전북에서 찍은 영화·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전북에서 찍은 영화중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다. 연산군 시대 조선 최초 궁중 광대 이야기로 감우성, 정진영, 강성연, 이준기 등이 주연을 맡았다. 관객 수가 1051만 명에 달하는 이 영화는 부안영상테마파크와 고창읍성에서 전체 분량의 80% 넘게 촬영했다고 전해진다. <명량>도 빼놓지 않고 거론된다. 당시 한국 영화계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무서운 영화 중 하나였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개봉 20일 만에 한국 영화 최초로 관객 1500만 명을 넘어섰다. <왕의 남자>와 마찬가지로 부안영상테마파크에서 촬영했다. 이밖에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등도 전북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5년 전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하며 오스카 4관왕의 쾌거를 이룬 영화 <기생충>도 전주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영화 속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박 사장(이선균) 저택이 있었던 곳이 바로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야외 세트장이었다. 지금은 철거해 없지만 당시 주목을 받으며 저택 복원 검토가 논의되기도 했다. 무려 1031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뿐 아니라 각종 드라마도 큰 인기를 얻었다. 최고 시청률 16%를 기록한 tvN 드라마 <정년이>가 대표적이다. 익산 원불교 중앙총부, 남원 광한루원, 전주 학인당 등에서 촬영됐다. 1950년대 여성 국극을 소재로 한 <정년이>는 떡목이 돼 국극단에서 나온 주인공 정년이에게 어머니가 국창 정정렬 선생의 이야기를 해 주는데 국창 정정렬 선생도 익산 망성명 출신의 명창이다. 또한 수 많은 시청자를 보유한 OTT 드라마 촬영지로도 전북이 떠오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OTT인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인 <수리남>은 전 세계 82개국에서 톱10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제2의 오징어게임이라고 불릴 정도로 글로벌 시청자를 단숨에 사로잡았는데 이 드라마 역시 전주영화종합촬영소, 만성지구·혁신도시 일대 등 전북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7위에 올랐던 김혜수 주연의 <소년심판>도 전북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져 조명을 받았다. 지방법원 소년부 우배석 심은석(김혜수) 판사와 좌배석 최태주(김무열) 판사가 근무한 곳이 전주지방법원이다.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 심은석이 소년 범죄를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고민하고 해결하는 장소 등으로 나왔다. 전주대, 군산대 등에서도 일부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 26일 공개된 <오징어게임2>도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 촬영된 것으로 알려져 공개 전부터 들썩이기도 했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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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우
  • 2024.12.28 07:21

[팔도건축기행]대구 내당성당

기억속에 자리하고 있는 어린시절 동네 예배당은 일찍이 경험한 작은 종교건축이었다. 빨간 양철지붕과 종탑은 고딕 형식이었고, 방석을 깔고 앉았던 마룻바닥은 회중석이었다. 비로드 커튼의 성탄절 공연무대는 제대 강단이었고, 교회 앞마당은 공공 커뮤니티의 마을 광장이었다. 로마 카타콤에서부터 초기 기독교, 비잔틴,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에 이르는 서양 건축의 역사는 곧 종교건축의 흐름이었다. 로마의 기독교 공인(313년) 이후, 교회는 바실리카 형식이었고 입구에서 회중석, 제단, 십자가 정면에 이르는 위계는 오늘날까지 2,000여 년을 지속해온 평면형식이었다. 하늘을 향한 첨탑, 높은 내부 공간, 스테인드글라스의 중세 고딕은 교회의 전형으로 지속되어 왔다. 1900년대 초, 서양 선교사들이 설계하여 중국인 기술로 이 땅에 지어진 붉은 벽돌과 고딕 첨탑의 대구 계산성당, 서울 명동성당, 비잔틴 돔의 전주 전동성당, 지금은 이 땅 근대건축의 유산이 되었다. △‘바티칸 공의회' 전례 정신을 반영한 설계 계산성당이 세워지고 60여 년이 지난 1966년, 대구 서구 내당동 언덕 위에 특별한 성당 건축이 세워졌다. 진입 마당 오르막에서 나타나는 언덕 위의 내당성당(內唐聖堂)은 3단 스텝 피라미드 형태의 기하 입방체의 건축이다. 익숙하게 보아왔던 붉은 벽돌, 경사지붕, 높은 십자가 첨탑과는 다른 성당의 모습이다. 비엔나 대학교 교수 건축가 오토카 울(Ottokar Uh·1931-2011) 설계의 성당은 지금까지의 긴 방향의 바실리카 평면과 고딕 첨탑의 전형에서 벗어난 세계에서도 유례가 드문 성당 형식이다. 외국에서도 선례를 찾기가 힘든 획기적인 성당설계가 어떻게 한국 땅에서 실현이 됐을까? 그 당시, 성당을 설계할 당시 1965년, 로마에서 열렸던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가 끝난 시점으로 새로운 가톨릭 전례 정신이 세상에 발표되었다. 미사를 각 지역 언어 집전을 허용하고 엄격한 성직자 중심에서 평신도의 참여를 강화하는 소통과 변화를 요구는 2000년 가톨릭 개혁의 시점이었다. 내당성당은 개방된 문, 신자와 가까이 마주하는 낮은 제단의 실천을 설계한 것이다. 바티칸 공의회 정신이 세상에 채 퍼져 나가기도 전, 세계 어디서도 실천되지도 않은 전례 정신의 성당이 변방의 선교지였던 이 땅에서 지어진 것은 기적 같은 일이었다. △소통과 개방, 낮은 곳으로 오신 하느님의 성당. 성당은 엄숙하고 장중한 정면이나 출입문을 강조하지 않는다. 정방형 평면의 네 모퉁이 양쪽 여덟 개 출입문이 있어 쉽게 회중석으로 출입하게 된다. 활짝 열린 출입문은 신도 중심의 참여와 소통, 개방의 새로운 가톨릭 전례 정신을 의미하는 것이다. 처음 설계에는 출입 공간이 서로 연결되어서 회중석보다 넓은 홀의 소통 공간이었으나 지금은 회중석 내부로 확장되었다. 지금의 네 곳 출입 부는 반투명 유리로 구분되어서 방풍실로 이용된다. 회중석 안으로 들어서면 정면성이 없는 사방공간이 넓게 나타난다. 곧 실내에 익숙해지고 나면, 회중석과 제대, 전후좌우 방향성이 없는 전체공간 속에서 일체화되는 나를 느끼게 된다. 회중석은 'ㄷ'자 형태 3방향으로 배치한다. 회중석보다 몇 단 낮은 가운데에 제대가 있다. 장 방향 긴 거리가 아닌 일정한 거리 가까운 자리에 둘러앉은 신자들은 낮은 곳의 제대를 편히 바라보게 된다. 신도 회중석보다 낮은 위치의 제대는 하느님께서 가장 낮은 곳으로 오신 것을 의미하는 전례 정신의 실천이다. △로만 십자가(Roman cross)가 내재된 건축. 반듯한 정방형 건축 평면은 길이 5m, 가로세로 각 5개 스판(Span)과 높이 3m 모듈을 기준으로 설계하였다. 회중석에는 노출된 십자 기둥, 한옥 대들보처럼 상부 구조가 노출되고 비워진 공간은 다락 창고 같은 초기예배소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대 상부의 점층적 천장은 가로세로 균등한 십자(cross) 공간 형태이며 그 상부는 스테인드글라스 빛 디자인 천장이다. 십자가 현판이 매달려 있는 제대 상부는 하늘이 내린 성스러운 십자가로 느껴진다. 가로세로가 균일한 로만 십자가(Roman cross) 형상은 건축 배치, 평면, 천장, 구조, 성당 건축 전체에 내재하고 있는 설계 개념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성당은 겹친 십자가의 형상과 다이아몬드(하느님의 고귀한 보물) 결정체를 상징하는 조형으로 나타난다. 성당 건축의 형태, 내부 기능, 구조 요소가 전체적으로 통합하는 구조주의 또는, 2차세계대전 이후의 국제주의 건축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1954년 건립된 코르뷔제 설계의 롱샹 성당은 콘크리트 경사 벽면과 곡선, 유기적 빛의 건축으로 전통적 형태에서 벗어난 건축이었다. △개조공사로 원형이 변형되다. 6·25전쟁 이후의 1966년은 제1차 경제개발계획 마지막 해였고, 성당 주변에는 한센인 수용소가 있었다. 당시 사진을 보면 이곳 주변 초가집만 있는 동네였고 언덕 꼭대기의 현대적 성당 모습은 이질적인 풍경이었다. 설립 당시, 초대 주임신부는 오스트리아 국적의 서기호(루디) 신부였다. 고국 오스트리아 가톨릭 부인회에 성전 건축비 모금 운동을 전개하여 그 기금으로 성전이 지어졌다고 한다. 건축 설계는 비엔나 대학교 오토카 울 교수를 소개하면서 먼 이국땅에 유럽 건축가의 작품이 세워지게 되었다. 설계도를 보고는 공사를 맡을 시공사가 없을 정도로 당시의 기술력 수준으로 어려운 공사였다고 한다. 1966년 11월 힘들게 축성된 성당은 20년 동안 원래의 모습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신자 수 증가로 인한 회중석의 부족과 시설의 노후화로 1988년 대대적인 개조공사를 하게 된다. 'ㄷ'자형 회중석은 일반적인 종 방향 배치방식으로 개조되면서 초기 건축원형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당시 유럽의 건축 전문지 Domus에 소개된 내용을 보면 중앙부 전체를 둘러싼 ‘ㅁ’자 배치 회중석이다. △다시 원형으로 복원하다. 개조공사 이후, 초기 성당의 가치를 기억하는 교구와 신자, 건축학계에서는 초기 건축에 대해 아쉬움이 많았고 그래서 성전 복원은 곧 숙원사업이 되어왔다. 2021년 박장근(베드로) 신부가 부임하며 이듬해 성당복원추진위원회(위원장 손술영)를 결성, 교구청의 적극적인 후원과 공사비 지원, 신자들의 모금으로 2023년 초, 복원공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당시의 공사설계도가 없어서 마치 유적발굴 현장처럼 바닥과 벽 부분을 조심스럽게 해체하며 초기 성당 형태를 되찾았을 수 있었다고 한다. 건립공사 당시, 울 교수는 고려청자 색의 타일을 구하기 위해 경주의 도자기 공장을 직접 방문하여 타일을 주문했을 만큼 애정을 기울였다고 한다. 복원공사에서도 새 창을 내느라 철거했던 타일 벽 복원을 위해 당시의 타일 색을 구하느라 고생했다고 한다. 또한 60여 년의 세월 동안 숨겨져 있었던 여러 건축 부분들을 찾아내고 어려운 복원공사를 거쳐서 지난 4월, 초기 건축 모습의 성전으로 복원하게 되었다. △오토카 울 교수의 건축, 건축 문화재로의 기대 먼 이국땅에 성당을 설계한 오토카 울(Ottokar Uhl·1931-2010) 교수는 설계 후 대구에 날아와 주교관에 머물면서 공사 현장을 지도했다. 늦어지는 공사 진척으로 체류 마지막 날까지 열성을 다하였다고 한다. 만약 유럽에 세워졌다면 건축 완성도가 높았을 것이며, 독창적 건축작품의 답사지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울 교수는 가톨릭교회의 현대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으며 전통적 교회 건축을 재해석하여 열린 공간과 공동체 중심 사회적 역할을 강조해 왔다. 그는 오스트리아 건축상(1963년), 비트겐슈타인 상(1996년), 비엔나 황금 명예상(2001년)을 수상했다. 성당이 복원되면서 천주교계는 물론 국내외 건축계의 새로운 관심 받고 있으며 건축 문화재 등재 준비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대구 성당건축 흐름과 연결 대구 최초의 서양식 성당은 1903년에 세워진 ’계산성당(설계, 프와넬 신부)’으로 대구의 화가 이인성의 작품에도 등장한다. 청라언덕 위 새로 지은 제일교회와 서로 마주하는 계산성당은 120여 년 시간으로 대구근대골목 답사의 시작이다. 그로부터 60여 년 후, 1966년에 세워진 ’내당성당(설계, 오토카 울교수)‘은 바티칸 공회의 가톨릭 개혁 정신을 반영한 국제주의의 근현대건축이다. 유럽 건축가가 설계한 혁신적 성당은 종교사 건축사에서도 중요한 건축으로 널리 알려져야 할 대구건축의 유산이다. 계산성당 건립 120여 년 후, 2016년 ’대구대교구 100주년 기념 범어성당(설계, 현대건축)‘이 건립되었다. 100m 길이의 성당 건축, 100m 길이의 광장의 상징성과 함께 대성당(2,500석), 다목적공연 홀(410석), 100주년기념관, 갤러리는 도시의 공원과 시민 문화공간 역할의 열린 성당이다. 60년의 간격으로 과거에서 오늘날까지 대구 성당 건축의 역사와 그 흐름을 읽게 된다. 최상대 전 대구경북건축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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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23 17:26

[뉴스와 인물] 제18대 전라북도병원회장에 취임한 신충식 예수병원장 "환자에게 희망 주는 병원"

예수병원 신충식 병원장이 제18대 전라북도병원회장에 취임했다. 신 원장은 전북 의료계의 현안 해결과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의·정 갈등 상황에서 그는 몰려오는 현안 해결을 위해 매일 구슬땀을 흘린다. 그는 지역 내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각종 전문의료기관을 만들어가고 있다. 환자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토대로 고난을 헤쳐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북일보는 신충식 예수병원장을 만나 의료계 현안에 대해 이야기해봤다. 제18대 전라북도병원회 회장에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개인적으로는 전라북도병원협회장 자리는 봉사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제까지는 회장직을 역대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장님들이 맡으셨고, 코로나19 시기에만 대자인병원장님이 하셨습니다. 맡은 자리를 잘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전북병원협회가 잘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북병원회장 임기 동안 추진하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대한병원협회장으로 취임한 이성규 이사장님이 대한병원협회 다섯가지 테마를 얘기한게 있습니다. 일단은 협력하는 마음으로 큰 테마를 함께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전북병원협회에서 하고 싶은 것은 먼저 협회에 소속된 병원들이 가능하면 좀 더 많이 참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싶습니다. 각 개·별적인 원장님들을 만나뵙는 기회를 많이 늘렸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로는 소속 병원 직원들의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대형병원과 달리 중소병원들은 타 지역에서 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를 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분들을 우리 전북병원협회에서 초청을 해 일반 행정직원들 뿐만이아니라 보직자들이 알아야할 노무교육이나 인사관리, 회계 등 꼭 필요한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포상을 늘리는 방안도 고민 중입니다. 올해 각 병원 보직자들은 의정 갈등 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각 병원 자체적으로도 포상을 하겠지만, 협회 차원에서 포상을 좀 해주려고 합니다.” 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예수병원 상황은 어떻습니까. “의사와 정부의 갈등이 장기화 되면서 고스란히 환자에게 피해가 전해지고 의료기관도 효율적인 운영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을 보여준 한 해였던 거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병원 의료진들은 환자 안녕 최우선의 원칙과 환자 자율성 존중의 원칙, 그리고 사회적 정의 추구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사회 구성원 모두를 위한 방법이라 생각하고 온전하게 역할을 다하며 병원 구성원들과 합력했습니다. 그 결과 예수병원 응급의료센터가 지역민들을 위한 환자 진료와 안전망 구축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의료인력 확충과 지역의료 강화 그리고 의료 시스템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대응하겠습니다.” 정치권 상황에 따라 병원들의 상황도 크게 변화할거 같습니다. “먼저 권역 재활병원과 관련된 정책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재활병원의 처음 시작이 전임 정권부터 였기에 진행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사업은 약 3년에 걸쳐 진행될 예산이기에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정치권 등을 통해 우선순위로 정부지원금이 책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권에서는 의료계에서 이야기 하는 부분들에 대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부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오히려 새로운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의료계에서 주장하는 부분이 2025학년도 신입생 증원 자체를 하지 않도록 하는 주장이기에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예수병원장에 취임하신 지 2년이 지났습니다. 큰 변화가 있었다면. “예수병원은 오랜 역사를 가진 병원뿐만 아니라 선진 의료기술과 실력 있는 의사들이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인 의료성과를 이뤄내고 있는 지역 보건의료의 산실입니다. 제가 병원장에 취임하면서 ‘정직, 공정, 효율’ 이 세가지를 원장 임기 동안 이루고 싶은 원칙으로 정했습니다. 특히 병원 내의 물품 구매나 계약과 관련된 부분에서 정직성을 강화하기 위해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투명하게 장비나 시설등을 구매하도록 결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료경영전문컨설팅 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재무 뿐만아니라 진료, 성과금, 홍보, 구매역할 등 전 시스템에 대해 평가를 받고 예수병원의 장단점을 파악했습니다. 컨설팅 업체가 제시해준 플랜들은 다시 한번 예수병원에 맞게 논의해서 적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중장기적인 발전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인력을 줄이려는 것 아니냐 이런 오해를 받았었지만, 직원들게 결과를 공개하고 설득는 과정에서 많은 직원분들이 병원의 미래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권역 재활병원과 공공 어린이 재활센터의 추진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공공어린이 재활병원과 어린이 재활병원은 같이 하나의 사업으로 인식돼 다행히 국가에서 임금인상 분이나 자재값 상승 부분에 대해 감당을 해주기로 약속이 됐습니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 부모들이 저희 도에는 전문재활치료기관이 없다보니 타 도시로 가야하는 상황입니다. 아이를 보내기 위해서는 부모도 함께 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굉장히 큰 시간과 재정적 낭비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기관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병원은 호남권 유일의 소아 전문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안전한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의료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지역의료기관으로서 당연한 역할인 것 같습니다. 특히 소아청소년 의료진 부족과 출산율 감소는 지역의료기관이 가진 숙명과도 같습니다. 가장 큰 걱정은 소아과 전문의를 구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현재 근무하고 계신 선생님들의 업무의 강도가 많은 상황입니다. 점점 인건비가 올라가는 상황에 현실적인 봉급을 맞춰주기가 어렵습니다. 현재 국가와 전북도에서 인건비를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현실에는 턱 없이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전남 해남과 경상도, 충청도 등에서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이 저희 병원을 찾아주고 있습니다. 참 보람도 있습니다.” 끝으로 전북일보 독자들과 도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지역의 건강과 의료 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해 주시는 언론사 여러분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의료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과 보도로 우리 사회가 더욱 건강해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지역 언론사의 발전을 응원하며, 앞으로도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신충식 예수병원장은 신 병원장은 전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동 대학 의과대학 석사 과정을 졸업했으며, 예수병원 정형외과 주임과장, 기획조정실 차장 등을 역임한 뒤 제25대 예수병원장을 맡았다. 또 올해 제18대 전라북도병원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대한정형외과학회 국문학지편집위원회 위원과 정형외과 호남 슬관절 지회 부회장, 대한적십자사회장 자문위원회 위원, 대한병원협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신 병원장은 전공의 시절 만났던 한 환자를 잊지 못할 정도로 따스한 마음을 가졌다. 그는 그때 병원이란 환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느꼈다고 한다. 그는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의사’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신충식 병원장은 “병원은 환자에게 좌절보단 희망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전북병원회의 지속적인 발전과 예수병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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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수
  • 2024.12.22 14:39

[세계기록유산이 된 '동학농민혁명기록물] (29)<금번집략>과 <금영래찰>- 충청지역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2023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의 하나로 등재된 <금번집략>과 <금영래찰>은 충청지역 동학농민혁명의 실상을 잘 보여주는 기록물이다. 특히 동학농민군을 진압한 충청감영의 움직임을 자세히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로서의 가치가 크다. <금번집략>과 <금영래찰>의 공통점은 저자가 동학농민혁명기 충청감사를 지낸 이헌영(1837-1907)과 박제순(1858-1916)이란 점이다. 이헌영은 이른바 집강소기로 불리어진 6월부터 8월까지 충청감사로 재직하였고, 이헌영의 뒤를 이은 박제순은 동학농민군이 재봉기하여 공주 우금치전투를 벌인 시기에 충청감사 임무를 수행하면서 동학농민군 진압에 앞장을 서다 1895년 5월에 퇴임하였다. 따라서 두 기록물은 충청지역에서 전개된 동학농민군의 동정을 엿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에 대응한 정부쪽 동향을 파악하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기록물이다. <금번집략>의 저자 이헌영은 34세에 과거에 급제한 뒤 1881년 조사시찰단의 일원으로 일본을 방문한 이후 통리기무아문경리사가 되었고, 부산항 감리, 의주부윤을 거쳐 주일공사를 지냈다. 1890년 귀국하여 교섭통상사무 협판에 재직하다가 경상도 관찰사를 지내고 1894년 4월 충청감사로 임명되었으나, 6월 20일에 가서야 공주 충청감영에 부임한 뒤 8월 25일까지 재임하였다. 이 시기는 충청도에서 청일전쟁과 동학농민혁명이 맞물려 나타나면서 매우 위중한 때로, 그 실상이 <금번집략>에 잘 나타나 있다. <금번집략>의 구성은 일록(日錄, 11면), 별계(別啓, 32면), 별보(別報), 별감(別甘, 19면), 시구(詩句)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총 51면으로 크기는 29x30cm이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일록’은 이헌영이 충청감사로 제수받은 4월 25일부터 신임 감사 박제순과 교체되는 8월 29일까지 쓴 일기체 형식의 기사로 주로 동학농민군의 동향과 청일양국 군대의 동정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이헌영은 6월 10일 고종 임금께 부임인사를 드릴 때, 동학농민군을 잘 타일러 귀화시키라는 명을 받은 만큼 충청도 동학농민군 해산에 적극 나섰다. ‘별계’는 중앙 정부로 올린 계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6월 27일에 발발한 청국군과 일본군의 성환전투와 전투 이후 두 나라 군대의 동향을 기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성환전투에서 패한 청국군이 공주에서 청주・충주를 거쳐 평양으로 북상하는 일련의 과정과 그에 따른 민폐, 그리고 충북 연풍・충주를 거쳐 북상하는 일본군 제5사단의 행군 움직임 등이 계문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 7, 8월 충청지역 동학농민군의 동향도 기록으로 남아 있는데, 예를 들어 7월 7일자 기록에는 서천포·청양·이인·보은 등지의 동학농민군들이 ‘사유창의(士儒倡義)’라는 제목의 녹명기(錄名記)를 마련하고 관아를 습격하여 군기를 마련한 내용이 자세히 실려 있다. 그밖에 ‘별보’는 태안의 세미를 육상궁(毓祥宮)의 하인에게 빼앗긴 사건에 대해 의정부에 보고하는 글 등이 실려 있다. ‘별감’은 충청감사 이헌영이 충청도 각 지역으로 보낸 효유문이나 전령 등을 모아 놓은 것이다. 그 가운데에는 충청도 각지의 민회소(民會所), 유회소(儒會所)에 내린 감결 등이 수록되어 있어, 당시 동학농민군은 물론 유생층의 움직임에 관한 소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부여 유생들은 ‘훈신들이 구름처럼 모였다’라고 하면서 의병을 일으키려 하였으나, 이헌영은 경솔한 거사라고 하면서 만류하기도 하였다. 특히 <금번집략>에 따르면, 7,8월 사실상 충청지역은 충청감영이 위치한 공주를 비롯해 거의 대부분 지역이 동학농민군의 해방구나 다름 없었고 선무사 정경원이 제시한 집강안도 거부한 채 독자적으로 활동하였다. 충청도 지역 중에서도 동학농민군이 왕성하였던 곳은 공주를 비롯해 이인, 부여, 임천, 연산, 정산, 서천, 보은, 영동 등지였다. 심지어 8월 1일에는 1만여 명이 공주 정안면 궁원에 모여 창의를 하였고, 다음 날에는 깃발을 앞세우고 총칼로 무장을 한 채 충청감영 안으로 들어왔어도 충청감사 이헌영이 제어할 수 없었을 정도였으니, 7,8월 충청도에서의 동학농민군 위세를 엿볼 수 있다. <금영래찰>은 ‘금영(충청감영)에 온 편지’란 뜻으로, 충청감사인 박제순과 개화정부의 총리대신인 김홍집과 외무협판인 김윤식 사이에 주고받은 편지를 모은 기록물이다. 세 사람은 당시 친일개화파정부의 주역이었다. 충청감사 부임 당시 박제순은 36세의 젊은 나이였다. 그는 25살인 1883년에 문과에 급제한 뒤 요직을 거쳐 1894년 6월에 전라감사에 발탁되었으나, 전라도에서 전봉준과의 협상을 통해 집강소체제를 이끌어낸 전라감사 김학진이 유임됨에 따라 충청감사에 임명되었다. 나이가 젊은 박제순은 동학농민군에 다소 유화적이었던 전임 충청감사 이헌영과는 달리 동학농민군 진압에 더 적극적이었다. 더욱이 8월 25일 충청감사 이헌영과의 임무 교대로 공주감영에 부임한 박제순은 동학농민군 진압에 적극 나서는 한편, 중앙정계와도 적극 소통하였는데, 그가 바로 친일개화파정부의 총리대신인 김홍집과 외무협판인 김윤식이었다. 이들은 서로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시국을 논하고 동학농민군 진압책을 논의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금영래찰>로 남아 있는 것이다. <금영래찰>은 모두 2책 총 75면 분량이다. 크기는 33x23cm이고,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1책에는 김홍집이 1894년 8월 21일부터 12월까지 보낸 편지를 수록하였다. 여기에는 대책을 지시하거나 당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제순은 사건의 전말을 알리는 답신을 간간이 보내기도 하였다. 2책에는 김윤식이 1894년 8월 11일부터 12월까지 보낸 편지를 담고 있다. 김윤식은 “동학도의 소요는 복심의 고통이므로 서양의 소요보다 심하다”고 말하는 등 동학농민군을 철저히 적대하는 문구들이 많다. 김홍집의 편지에는 일반 대책을 알리기도 하고 당부를 하는 내용을 주로 담았으나 김윤식의 편지에는 자신의 견해를 많이 드러내고 있어 대조를 보인다. 여러 내용 속에는 충청도와 전라도의 동학농민군의 사건 전말만이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을 살필 수 있다. 특히 일본군의 동정과 외국 공관의 대책도 아울러 전해준다. 김윤식의 12월 14일자 마지막 편지에는 프랑스 선교사가 피해를 입었는데 2천원의 배상금을 주지 않으면 후환이 있을 것이라고 하여 배상할 것을 당부하는 등 기밀에 속하는 사실을 적고 있어 흥미롭다. 따라서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전보를 이용하지 않고 개인 편지형식을 빌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금번집략>과 <금영래찰>은 충청지역 동학농민혁명의 실상을 알 수 있는 귀중한 기록물일 뿐 아니라, 당시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많은 정보를 저장하고 있어 사료로서의 가치가 높다. 특히 훗날 철저한 친일반민족자의 길을 걷는 박제순이 동학농민혁명에 어떠한 인식과 행위를 보였는지를 엿볼 수 있는 기록물이다. 김양식 청주대학교 영화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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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18 16:42

[세계기록유산이 된 '동학농민혁명기록물] (28)유회성책(儒會成冊) - 마을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성분조사서

〈유회성책〉은 1894년 청면 천동 유회에서 작성된 문서이다. 표지에 갑오년 11월 일 청면(靑面) 천동(泉洞) 유회성책(儒會成冊)이라고 써진 이 문서는 표지까지 포함하여 10쪽으로 되어 있다. 청면 천동은 1894년 당시에는 정산현(定山縣)이었으며, 현재의 행정구역은 충남 청양군 청남면 천내리이다. 문서에 관인이 있는 것으로 보아 천동 유회(儒會)의 리회장(里會長) 김학현(金學鉉)이 현감에게 보고한 문건으로 보인다. 문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림 1) 유회성책 표지. 갑오십일월 일(甲午 十一月 日) 청면천동유회성책(靑面泉洞儒會成冊)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제공 그림3) 유회성책 4면. 김휘오 귀화(金輝五 歸化), 솔자 명규 불입(率子 明奎 不入), 김휘찬 귀화(金輝瓚 歸化), 윤영백 귀화(尹永百 歸化), 솔제 영락 불입(率弟 永樂 不入), 김창규 귀화(金昌奎 歸化), 솔자 태현 불입(率子 泰鉉 不入)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제공 그림4) 유회성책 5면. 김홍규 귀화(金鴻奎 歸化), 솔자 종하 불입(率子 鍾夏 不入), 소휘직(蘇輝稷 歸化), 김성규 불입(金聖奎 不入), 김학현 불입(金學鉉 不入), 솔제 태현 불입(率弟 台鉉 不入)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제공 이 문서의 작성 시기는 1894년 11월이며, 작성지역은 정산현 청면 천동이다. 여기서 가장 궁금한 점은 왜 이러한 문서가 작성되었을까 하는 것이다. 몇 가지로 나누어서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시기와 장소의 문제이다. 시기는 동학농민혁명의 우금치전투가 있었던 때이며 장소인 청면 천동은 우금치전투지와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있다. 이것으로 보아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문서로 보인다. 그리고 우금치 전투 이후 조선정부의 지방통제책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고 생각된다. 즉 동학농민군을 색출하여 토벌하는 동시에 5가작통제와 향약을 통해 향촌사회를 강력하게 통제하는 상황에서 작성되었다고 보여진다. 다음은 내용의 문제이다. 속오(束伍) 4명을 포함한 29가호의 아버지와 아들 39명을 대상으로 ‘불입(不入)’과 ‘귀화(歸化)’로 구분하여 기재되어 있다. 여기서 불입은 동학농민군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의미이며, 귀화는 동학농민군에 참여하였다가 돌아왔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문서가 작성되었을까? 그 이유는 청면 천동의 유회가 자신들의 마을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작성한 것으로 짐작된다. 즉 강력한 통제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문서를 선제적으로 만들었다고 보여진다. 즉 일부 마을 공동체 구성원들이 동학농민군에 참여했지만 그들을 모두 귀화시켰기 때문에 그들을 더 이상 잡아가거나 체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정산현감과 토벌군에게 알리기 위해 작성한 것이다. 말하자면 마을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서 이러한 문서를 작성하였다고 보여진다. 각각 가호별로 보면 25가호의 불입과 귀화의 양상을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볼 대목은 10가호에서는 부자 또는 형제가 함께 기재되어 있는데, 이들의 경우 부자 또는 형제가 모두 귀화한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즉 아버지가 불입이면 아들은 귀화, 아버지가 귀화면 아들은 불입 등으로 기재되어 있다. 형제도 마찬가지이다. 이는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아닌가 생각된다. 다음으로 궁금한 것은 이들은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실마리는 청면 천동에서 찾으면 된다. 이곳은 현재 행정구역으로 충남 청양군 청남면 천내리이다. 이 마을은 예안김씨의 집성촌이다. 그래서 성책을 보면 속오를 제외하고 김씨 27명, 윤씨 4명, 소씨 1명, 이씨 1명, 전씨 1명, 복씨 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씨가 대부분이다. 이 김씨가 바로 예안김씨참판공파로 대대로 집성촌을 이루고 이곳에서 살았다. 이러한 사실은 〈예안김씨참판공파세보〉에서 확인된다. 그림 10) 『예안김씨참판공파세보』(2003) 김휘홍, 김병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제공 그림 9)는 유회성책 내지 첫장이다. 처음 등장하는 인물은 유학 김휘홍과 그의 아들 김병규이다. 김휘홍은 불입이고 아들 김병규는 귀화이다. 그런데 이를 그림 10)의 예안김씨참판공파세보와 비교해 보면 김휘홍과 그의 아들 김병규가 확인된다. 한자도 같다. 김휘홍은 1826년에 태어나서 1907년 사망하였고, 김병규는 1854년 태어나서 1906년에 사망하였다. 이들은 모두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생존해 있었다. 즉 유회성책에 기록된 인물들이 대대로 청면 천동, 지금의 청양군 청남면 천내리에 살았던 예안김씨라는 것이 확인된다. 그림 9) 유회성책 첫장의 김휘국, 김원규도 〈예안김씨참판공파세보〉에서 확인된다. 김휘국은 귀화이며 그의 아들 김원규는 불입이다. 김휘국은 1836년에 태어나서 1904년에 사망하였고, 김원규는 1856년에 태어나서 1930년에 사망하였다. 이들도 1894년에 동학농민혁명 당시에 생존해 있었던 것이 확인된다. 그림 12) 유회성책 김학현 그림 13) 유회성책 리회장 김학현 그림 12)와 13)은 리회장 김학현에 관한 기록이다. 김학현은 청면 천동의 리회장으로서 이 문서를 작성하여 상부에 보고한 당사자이다. 그런데 그림 14)와 15)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김학현은 예안김씨참판공파 종손이기도 하다. 김학현은 그의 동생과 함께 불입이다. 그는 1852년 출생하여 1915년 사망하였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생존하고 있었던 것이 확인된다. 김학현은 청면 천동에서 대대로 살았던 예안김씨참판공파 종손으로서 그리고 리회장으로서 우금치전투에서 동학농민군이 패하자 마을과 종중 구성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 유회성책을 작성하였다. 유회성책에 예안김씨는 27명으로 추정되는데, 〈예안김씨참판공파세보〉에서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에 사망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청면 천동에는 과거에 150가구가 살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이 마을의 예안김씨들은 자신들의 조상이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거의 알지 못하고 있었다. 조사과정에서 이를 알고 매우 놀라면서도 자랑스럽게 생각하였다. 마지막으로 그렇다면 우리는 이들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우선 귀화한 이들은 적극적으로 해석해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을에서 집단적으로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한 것이 확인된다. 비록 귀화하기는 했지만 이들은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한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러한 성분조사서를 작성한 주체의 경우, 마을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서 선재적으로 작성하였고 이 때문에 희생을 당한 사람은 없었다. 따라서 이들의 행동은 매우 현명하고 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된다. 동학농민혁명이라는 매우 혼란스럽고 엄혹한 상황에서 마을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이러한 문서 작성은 매우 지혜로운 행동이었다고 생각된다. 이병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연구조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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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12 18:21

곽영길 회장 "전북과 동반자적 협력 관계...실질적 협력 모델 만들어 나갈 것"

신임 곽영길(아주경제 회장·70·전주·사진) 재경전북특별자치도 도민회장은 ’소통과 연대’를 도민회 운영의 최고 가치로 꼽았다. 곽 회장은 재경 전북특별자치도 도민회의 성격을 "고향과 수도권을 잇는 가교이자, 전북의 발전과 도민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단체"라고 규정하면서 재경 향우 간은 물론 전북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유대를 강화하는 등 도민회를 활성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미래 청년 세대와의 연결을 강조했다. 그는 "청년 세대는 전북의 미래를 책임질 중요한 자산"이라며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이 고향 가치를 재발견하고, 고향과의 유대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향 전북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동반자적 협력 관계"라고 했다. 그는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도민들이 전북의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명확히 정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곽 회장은 지난달 21일 열린 재경전북도민회 임시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임기는 3년이다. 서울 서초구 서울장학숙 내 재경전북특별자치도 도민회 사무실에서 만나 향후 재경전북도민회 운영계획과 비전을 들어봤다.   - 재경전북특별자치도 도민회장으로 추대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어깨가 무거울 것 같습니다. "재경전북특별자치도 도민회는 고향과 수도권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며, 전북의 발전과 도민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단체입니다. 앞으로 도민회 운영에 있어서 '소통과 연대'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을 예정입니다. 이의 실현을 위해 △ 도민 네트워크 강화 △ 고향 발전 기여 프로그램 운영 △ 청년 지원 프로그램 확대 △ 문화·예술 교류 활성화를 중점 추진할 계획입니다."   -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다면. "먼저, 도민 네트워크는 재경 지역 내 전북출신 인사들 간의 네트워크를 체계적으로 구축해 서로 간의 교류와 협력을 촉진한다는 구상입니다. 이를 통해 전북 도민의 자부심과 소속감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고향 발전 기여 프로그램은 전북의 주요 현안을 중심으로 수도권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 활용해 고향의 경제적·사회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한다는 것입니다. 또 전북 출신 청년들이 수도권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멘토링과 취업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겠습니다. 더불어 전북의 풍부한 문화와 예술 자원을 수도권에 알리는 행사를 주최해 전북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도민 간 문화적 유대감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 이중 가장 중점을 두고 싶은 부문은. "전북 청년 세대와의 연결입니다.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전북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고향과의 유대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전북 출신 멘토들과 청년들을 연결하는 멘토링 플랫폼 구축, 취업 지원 세미나와 네트워크 형성 지원, 그리고 고향 전북과 연계한 창업 기회 발굴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청년 세대는 전북의 미래를 책임질 중요한 자산이며, 이들의 성장이 곧 고향 전북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향후 고향 전북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하실지. "전북은 제 삶의 뿌리이자 정체성의 근간입니다. 재경 전북도민회장으로서 전북과의 관계를 동반자적 협력 관계로 설정하고자 합니다.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도민들이 전북의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명확히 정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전북에서 진행 중인 주요 정책과 사업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수도권과 전북을 잇는 지식·자원 교류의 플랫폼을 마련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전북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도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 최근 전북에서는 여러 이슈가 있습니다. 이중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 '2036년 하계올림픽 전북 유치'와 '전주·완주 통합'에 대한 생각은. "2036년 하계올림픽의 전북 유치는 도민들에게 큰 희망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올림픽 유치를 통해 전북은 국제적인 도시로 도약할 기회를 얻게 되며, 이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 인프라 확충, 그리고 문화·관광 자원의 세계화라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재경전북특별자치도 도민회 차원에서도 올림픽 유치의 당위성과 전북의 강점을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할 계획입니다. 다만, 전주·완주 통합 문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할 사안입니다"   - 전주·완주 통합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표명한 이유는. "통합은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 발전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통합 과정에서 이해관계의 조율, 지역 주민의 동의,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의 수립 등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합니다. 통합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전주는 명실상부한 전북의 중심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오랜동안 서울에서 활동하시면서 느낀 전북의 모습과 미래 발전을 위한 제언을 부탁드립니다. "먼저, 산업 다각화와 경쟁력 강화입니다. 전북은 농업과 제조업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나,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ICT, 바이오,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첨단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와 민간의 협력으로 전북에 R&D 센터를 유치하고 관련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교통·물류 인프라를 개선해야 합니다. 전북은 교통망의 중심지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위해 광역 교통망을 확충하고, 전북의 물류 거점 기능을 강화하여 기업 유치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해야 합니다. 더불어 문화·관광 자원을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북은 풍부한 전통문화와 자연경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한 체험형 관광 콘텐츠와 글로벌 관광 자원 개발을 통해 전북을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지역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 인재양성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그렇습니다. 지역 인재 육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전북 내 우수한 인재들이 지역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북 지역 내 대학 및 연구기관과 협력하여 청년들에게 양질의 교육과 취업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민들이 전북의 잠재력과 미래 비전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도민회 차원에서 도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소통과 공감을 기반으로 한 지역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 전북도민들에게 한 말씀. "재경전북특별자치도 도민회장으로서 고향 전북의 발전과 도민들의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향의 자긍심을 높이고, 수도권과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곽영길 회장은. 1954년 전주 출생. 부친의 고향은 임실이다. 전주고-고려대를 졸업하고, 연세대 행정대학원을 수료했다. 언론사 기자로 출발해 언론사 경영인의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자신의 좌우명처럼 '혁신과 도전'의 삶을 지향하고 있다. 문화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 파이낸셜뉴스 편집국장 및 대표이사 등을 거친 후 아시아경제신문과 아주경제신문을 창간하면서 경영인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에도 언론매체를 잇따라 창간, 현재 아주닷컴과 아주일보, AJP아주TV, 이코노믹데일리, 로엔피, AMC, 인민일보 등이 자매지로 있다. 2017년부터는 이들 매체를 총괄하는 아주경제 회장을 맡고 있다. 아주경제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등 5개국 언어로 기사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미디어로, 국내 최초로 해외화문매체합작조직과 세계중문신문협회, 세계화문매체합작연맹에 가입해 중화권 언론과의 네트워크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달 3일에는 아시아권 49개국을 아우르는 영어뉴스 통신사 AJP(AJU PRESS, 아주프레스)를 출범시켰으며, 내년엔 방송국 개국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재경전북특별자치도 도민회장 수락연설에서 도덕경의 ’허이불굴 동이유출(虛而不屈 動而愈出•텅 비어 있지만 끊임없이 솟아나오는 것)’을 인용하며 재경 도민회를 창조적이고 역동적으로 이끌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한국신문인협회상’, ‘장한 고대언론인상’, ‘소충·사선문화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 기획
  • 김준호
  • 2024.12.08 18:22

[한신협 공동기획-팔도 핫플레이스] 제주 한라산 설경

지난달 28일과 29일 내린 눈으로 한라산은 벌써 눈 세상이다. 한라산은 겨울이 되면 순백의 눈으로 뒤덮이며 마치 설국(雪國)에 들어온 듯한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겨울철 하얀 눈으로 덮인 한라산은 마치 동화 속 풍경으로 변신한다. 눈으로 덮인 겨울 한라산의 풍광은 마치 그림처럼 아름답다. 해발 1950m의 한라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사계절 다양한 매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특히 겨울철에 눈 덮인 한라산의 풍경은 환상적이다. 이 때문에 겨울철 한라산의 설경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탐방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표현하는 영주십경(瀛洲十景)중 하나가 한라산 백록담이 쌓인 설경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녹담만설(鹿潭晚雪)이다. 멀리서 하얀 눈으로 뒤덮인 한라산을 보기만 해도 마치 선계(仙界)에 들어선 듯 신비롭고 폐부(肺腑)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한라산은 고도(高度)에 따라 서로 다른 식생(植生)이 분포하는데, 한 겨울 한라산의 설경 또한 정상 백록담을 향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색다른 장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특히 맑은 날에는 하늘의 파란색과 한라산의 설경이 조화를 이루며 마치 이 세상에는 두 개의 색만이 존재하는 것 같은 신비로운 풍광을 자아낸다. 너무 눈이 부셔 제대로눈을 뜨지 못할 정도다. 한라산에는 백록담 정상을 향하는 2개의 탐방로(관음사탐방로·성판악탐방로)와 백록담 턱밑 윗세오름과 남벽에 이르는 3개의 탐방로(어리목탐방로·영실탐방로·돈내코탐방로)그리고 어리목주차장 인근의 어승생악으로 향하는 탐방로가 있다. 각 탐방로별로 서로 다른 절경이 펼쳐진다. △성판악탐방로=백록담 정상까지 9.6㎞, 편도 약 4시간 30분이 소요된다. 7.3㎞ 지점에 위치한 진달래밭까지는 탐방로 주변이 숲이어서 잎을 모두 떨군 나무에 하얀 눈이 솜처럼 소복이 내려앉은 풍광이 일품이다. 출발지점서 4.1㎞에 속밭대피소가 있는데 이 지점 삼나무 숲의 설경에서는 탄성이 절로난다. 속밭대피소에서 1.7㎞ 더 진행하면 사라오름 입구에 도착하는데, 백록담행을 잠시 미뤄두고 사라오름에 꼭 올라가보기를 강추한다. 이 지점서 오름 정상까지는 600m. 오름 분화구는 산정호수다. 비가 많은 여름에는 탐방로까지 물이 차오르고, 겨울에는 하얀 눈이 산정호수를 뒤덮고, 호수 주변 나무들에서는 눈꽃과 상고대의 향연이 펼쳐진다. 성판악코스는 정상까지 완만해 가장 많은 등산객들이 찾지만 사라오름 입구에서부터 정상까지 3.8㎞은 다소 가파르다. 진달래밭을 지나면 숲은 사라지고 키 작은 관목지대로 시야가 확 트인다. 지금까지는 설경 속에 갇혀 걸었지만 지금부터는 설경 위를 걷는다. 숨이 차오르지만 저 앞에 우뚝 솟은 순백의 백록담 풍광이 힘을 불어 넣고, 뒤를 돌아보면 지금까지 걸어왔던 여정에 뿌듯함을 느낀다. 드디어 해발 1950m 정상.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다. 먼 옛날 뜨거운 용암을 쏟아냈던 저 웅장한 굼부리(분화구·噴火口). 지금도 세상을 삼킬 듯 입을 벌리고 있는 그 웅장한 모습에 숨이 멈춰진다. △관음사탐방로=백록담 정상까지 8.7㎞. 편도 소요시간 5시간. 성판악코스보다 짧은데도 소요시간은 길다. 그만큼 높은 경사가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관음사 주차장에서 6㎞ 떨어진 삼각봉대피소까지 숲길. 탐방로 주변 나무와 숲의 모양에 따라 서로 다른 설경들이 펼쳐진다. 서로 자신을 바라보라고 뽐내는 듯하다. 3.2㎞ 지점 탐라계곡 다리를 건널 때 색다른 풍광이 펼쳐진다. 계곡 아래 크고 작은 바위를 살포시 감싸며 쌓여 있는 설경이 크기가 다른 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듯하다. 삼각봉에 이르러 반전이 일어난다. 그동안의 숲길은 끝나고 시야가 탁 트인다. 그리고 하얀 눈옷을 입고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삼각봉과 눈 덮인 왕관을 쓴 왕관릉의 장엄한 모습이 등장한다. 삼각봉대피소를 지나 용진각계곡을 건너는 다리 위에서 사진 촬영은 필수. 어느 계절에 찾든 주변 산세와 어우러져 명작이 탄생된다. 정상까지 2.3㎞의 힘겨운 과정이 남아있지만 시시각각 서로 다른 모습으로 눈앞에 펼쳐진 순백의 장관을 보노라면 힘이 절로 난다. △영실탐방로=윗세오름(3.7㎞)을 거쳐 백록담 턱 밑 남벽분기점에 이르는 5.8㎞코스. 편도 2시간30분. 백록담 정상까지 갈 수 없지만 등산객들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영실탐방로에는 영주십경 중 하나인 영실기암(靈室奇巖)이 사철 장엄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산림청 지정 ‘아름다운 소나무 숲’ 사이로 다양한 모습의 기암괴석(奇巖怪石群)이 고개를 내민 모습이 마치 환타지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여름 집중호우 시에는 성벽처럼 이뤄진 바위군 사이로 커다란 폭포가 형성되고, 겨울에는 얼음폭포라는 또 다른 장관이 펼쳐진다.. 한때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있는 컵라면을 팔았던 윗세오름. 지금은 여타의 사정으로 라면이 판매되지 않고 있다. 이곳서 잠시 휴식 후 남벽으로 진행. 백록담의 외벽(外壁)인 남벽은 깎아지른 듯한 수직절벽이 울퉁불퉁한 모습을 하고 있어 마치 외계행성에 서 있는 듯하다. 특히 겨울 설경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신비로운 모습이다. 한라산 윗세오름으로 가는 영실탐방로. /제주일보 제공 △어리목탐방로=윗세오름(4.7㎞)을 거쳐 남벽분기점에 이르는 6.8㎞코스. 편도 3시간 소요. 해발 1423m의 사제비동산까지는 숲 터널. 사제비동산부터 윗세오름 대피소까지 광활한 평원이 펼쳐진다. 저 멀리 보이는 백록담까지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여 있다. 윗세오름까지의 등산과정에서 주변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흰 눈에 덮인 온통 하얀 세상이다. 그 어떤 방해물도 없다. 새 하얀 넓은 도화지 위에 혼자 놓여 있는 기분이다. △어승생악탐방로=어리목 주차장(탐방안내소)에서 어승생악 정상까지 1.3㎞. 소요시간 편도 30분. 어승생악은 시간적, 체력적으로 다른 탐방로는 택하기 버거운 등산객들이 찾는 오름이다. 어승생악은 미니 한라산이라 할 수 있다. 비록 탐방거리가 짧지만 정상에 커다란 굼부리를 비롯해 자연생태가 잘 보존되어 있으며 한라산 백록담을 비롯해 멀리 추자도, 비양도, 성산일출봉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짧고 굵게 한라산 설경을 즐길 수 있다. 한라산 윗세오름 대피소와 윗세오름. /제주일보 제공 △돈내코탐방로=돈내코탐방안내소에서 평궤대피소(5.3㎞)를 거쳐 남벽분기점(7㎞)에 이르는 코스로 편도 3시간30분정도 소요된다.‘ 남벽순환로를 따라 윗세오름에 이르고, 어리목과 영실탐방로와 연계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한라산에 직접 오르지 않고서도 한라산 설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1100도로 최고점인 1100고지 휴게소. 도로의 높이가 해발 1100m로, 타지방의 웬만한 산 정상보다도 높아 한라산 못지않게 눈이 많이 쌓이는 곳이다. 1100고지는 한라산과 삼형제오름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습지 산책로가 있어 이 산책로를 걷는 것만으로도 한라산 설경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멀리 한라산 백록담의 설경뿐 아니라 습지 앞 삼형제오름이 선사하는 눈꽃과 상고대의 풍광에 감탄이 절로 난다. 눈이 내릴 때마다 설경을 감상하려는 탐방객들이 몰리면서 주변 일대가 교통정체를 겪기도 한다. 겨울철만 되면 한라산 설경을 감상하려는 등산객들이 몰리면서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들의 편의를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27일까지 백록담 정상으로 향하는 성판악코스와 관음사코스에 탐방예약제를 해제했다. 정상 탐방 예약 없이 겨울 한라산 설경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탐방객들의 편의를 위해 오는 21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한라산 눈꽃버스가 운행된다. 눈꽃버스는 토요일과 공휴일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 사이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영실 탐방로 매표소까지 왕복 24회 운행된다. 한라산 설경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유의해야할 점이 있어 사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겨울산은 복병이 많다. 눈과 추위, 강풍 등으로 평소 산행보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특히 정상까지는 왕복 10시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 고갈에 대비한 충분한 간식과 물은 필수. 또한 따뜻한 옷과 방수가 되는 등산화, 땀으로 장갑이 젖어 얼 수 있기 때문에 여분의 장갑, 방한모, 찬바람을 막을 수 있는 넥워머, 미끄럼 사고 예방을 위한 아이젠과 스틱도 필요하다. 한라산 설경의 장관도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한 산행이다. 제주일보=조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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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05 18:54

[세계기록유산이 된 '동학농민혁명기록물] (27)찰이전존안과 계초존안

△찰이전존안(札移電存案) 찰이전존안은 1894년 음력 8월 10일부터 1896년 1월 21일까지 의정부와 지방관아, 조선 주재 일본공사관 사이에서 주고받은 공문서와 전보문을 의정부 기록국에서 보관용으로 작성한 문서철이다. 도찰원(都察院)에 보낸 찰위(札委), 학무아문 내무아문 탁지아문 등에 보낸 공이(公移), 각 감영에 보낸 전기(電奇), 각 감영·감사에 보낸 전문(電文)과 조회(照會), 각 감영·감사가 의정부로 보낸 전문, 일본공사가 의정부에 보낸 전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 문서는 동학농민군 토벌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제2차 봉기 이후 전국 각지 동학농민군의 활동, 공주 우금치전투 이후 전봉준·김개남·손화중 등 농민군 핵심 인사들이 체포되는 상황 등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외에 청일전쟁 관련 사실도 많이 기술되어 있다. 조선에 출병한 일본군이 군표(軍票)를 지불하고 개인의 토지를 수용하는 사례도 확인된다. 일부 지역에서 일본군의 토지사용료 미지급이 문제였다. 예컨대 9월 부산을 통해 북상하는 일본군은 경북 달성에 머물던 기간 주민의 밭을 차용하여 매 1두락에 도조(賭租)로 6냥씩, 즉 전(田) 38두락에 228냥을 주기로 하고 대구사령부에서 증표를 만들어 주었다. 이 표는 정식 발매된 군용수표라기보다는 일종의 약속어음 형태의 보증서로 보이는데, 지역 병참사령부에서 그마저도 태환해 주지 않아 민원으로 남았다. 다음 해 1월까지도 지불하지 않아서 주민들이 달성 판관에게 소장을 올린 바 있다. 찰이전존안에서는 특히 충청도와 전라도 동학농민군의 성세는 중앙군과 지방 감영병으로서는 ‘이과적중(以寡敵衆)’의 형세로 기록하고 있다. 경상도의 경우 이와 마찬가지로 11월 21일 진주 토포사에 의하면 하동·곤양·단성·진주 일대는 마치 “밥에 파리가 몰려드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고 있듯이 농민군의 세력이 강하여 지방관이 일본 군대의 주둔을 ‘엎드려’ 원할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농민군 토벌차 현지에 출동한 중앙정부군이 일본군에 의지하는 모습을 알 수 있는 내용도 많이 보인다. 예컨대 10월 21일 자 영남 토포사가 관찰사에게 보내는 전보에, “일본군이 철수하려고 하는데 이곳에는 지킬 군대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말씀을 드리면 하동과 곤양 등지에 주둔하는 일본군이 없다면 재앙이 이어질 것이니 이 전보를 의정부에 전달하여 죽을 지경에 처한 수많은 생명을 구해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내용 등이다. 관찰사도 의정부에 “지금 일본군이 주둔할 때 잠시도 고개를 돌릴 수가 없는데, 더욱이 일본군이 철수한 뒤에는 어떠하겠습니까?”라는 전보를 보냈다. 그는 11월 초 10일 전보에 “(일본군이) 아직 내려오지 않아 근심스럽습니다”라고 하였다. 11월 17일 전라좌수영도 정부에 전보하여, “군량은 준비하였으나 일본군은 오지 않고 동도(東徒)가 와서 포위하여 위태로움이 조석 간에 있습니다. 부산에 있는 일본군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신속하게 동도를 토벌해 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간청한 바 있다. 조선 정부의 일본군 의존 정책은 이듬해까지 이어져 1895년 1월 전라감사는 “지금 이노우에 공사가 일본군 진영에 보낸 전보를 보니, ‘일본군을 철수시키고, 경군도 모두 돌아간다’라고 하였습니다. (중략) 지금 군사를 철수한다면 재앙이 뒤를 잇는 것은 불을 보듯 분명합니다. 다시 3~4개월 동안 연장하여 인심이 조금 진정되기를 기다렸다가 지방관이 제자리에 선 뒤에 점차 철수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노우에 공사와 의논하여 대대장에게 다시 전보를 해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정부에 전보하기도 하였다. 농민군 핵심 지도자 김개남과 전봉준·손화중의 체포 상황도 생생하다. 강화 진무영 병사가 전라도 태인에서 체포한 김개남은 참수하여 그 수급(首級)을 순무영에 보냈고, 순창에서 사로잡은 전봉준은 임실 수령과 일본군이 압송하여 금강을 건넜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김개남은 무슨 이유로 (목을) 베었는지 상세하게 알려 달라. 전봉준이 잡혔다고 하는데, 반드시 수레로 데려와서 유지(有旨)를 받들어라”고 전라감사에게 전보하였다. 고창에서 체포한 손화중은 옥에 가둔 후 일본군에게 보내 압송토록 전라감사에게 전보하였다. 농민군 주력이 진압될 무렵 충청도에서는 남학(南學)과 그 다른 일파인 북학(北學)·서학(西學, 천주교) 등이 성행하여 충청감사가 이를 금지하자고 주장한 사실도 기록하고 있다. 일본군의 농민군 토벌에 편승하여 과거 농민군과 계급적 대립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던 지방 양반과 유생을 중심으로 한 민보군(民堡軍)·유회군(儒會軍), 스스로 ‘의병’이라 칭하는 무리 및 보부상(褓負商) 등 수많은 반농민군(反農民軍) 그룹이 형성되었다. 이들은 도처에서 패잔 농민군을 색출하여 살해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충청감사는 이들이 동학을 토벌한다면서 양민을 침탈하는데도 불구하고 막을 수가 없다고 토로하였다. 또한 향약(鄕約)과 5가작통·10가작통의 작통제(作統制)를 실시하여 패잔 농민군을 숨겨주거나 이들에 협조하는 기미가 있는 사람들까지 모두 얽어매었음도 이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다. 청일전쟁과 관련하여 청국으로 보내는 인부의 징집 사실도 이해할 수 있다. 갑오개혁 이후 새로 임명된 평안감사 김만식은 의주에서 일본 군대를 영접하고 군수품 수송과 인부의 차출을 끝마치고 평양으로 되돌아온 사실을 정부에 보고하였다. 「시모노세키 강화조약」 직전인 1895년 4월 12일까지도 주롄청(九連城)으로 보내는 인부 1,081명과 안동현 행 선박 10척 등 조선인 인부와 조선 선박 동원은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었다. 한편 청국 관내로 진입한 일본군 위문 사절로 군부대신 조희연 일행이 청국 진저우(金州)에 도착하여 뤼순(旅順)·웨이하위웨이(威海衛)를 거쳐 다롄만(大連灣)에 돌아왔다는 전보 내용도 수록하고 있다. 이후에는 잉커우(營口)로 향한다는 군부대신의 전보도 수록하였다. 이 자료는 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계초존안 표지. /서울대 규장각 제공 △계초존안(啓草存案) 계초존안은 의정부에서 1894년 7월 21일부터 같은 해 11월 20일 사이의 계초(啓草)를 의정부 기록국에서 모아서 베껴 놓은 것이다. 중요 내용을 보면, 먼저 8월 1일 전주의 사민(士民)들이 연명으로 전라감사 김학진에게 올린 소장의 여러 조항 가운데 국가 재정과 관련하여 처분을 바라는 7개 조항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1. 엽전 5만 냥을 불에 탄 가호에 빌려주어 5년을 기한으로 나누어 갚는 일. 2. 계사년(1893) 각 면의 세미(稅米) 중 아직 거두지 못한 5,516석을 전례에 따라 매석 당 25냥씩 거두어들이고, 부내(府內) 4개 면에서 거두지 못한 520석은 특별히 감면하는 일. 3. 과거 각 연도의 미납한 쌀과 콩을 상정가(詳定價)로 대신 징수하고 군포(軍布)는 돈으로 대신 징수하는 일. 4, 보세(洑稅)와 잡세(雜稅)를 혁파하는 일. 5. 진결(陳結)에 대한 조세를 기한을 정하여 다시 감면하는 일. 6. 전운소(轉運所)에서 새로 만든 잡비와 양여미(量餘米, 정량을 넘게 거두는 쌀)를 시행하지 않는 일. 7. 균전답(均田畓, 결세를 고르게 하는 전답)에서 도조를 지나치게 거두는 것과, 마름과 하인들의 폐단을 금하는 일 등이다. 이에 대한 김학진의 처분 제안과 국왕으로부터 윤허를 받았다는 내역까지 소개하고 있다. 9월 15일 경상감사 조병호의 장계 내용도 수록하였다. 이는 1. 도내 환곡의 총액 가운데 포흠(逋欠)이 누적된 11개 고을과 역참의 포흠은 탕감해 주고, 통영의 환곡 폐단은 모두 바로잡는 일. 2. 진결(陳結) 1만 1,703결을 영구히 탈급(頉給)하는 일. 3. 결가(結價)는 금전으로 납부하고, 운반비는 될수록 적게 납부하며, 정비(情費)와 잡비는 받지 않는 일. 4. 진상(進上) 물품과 전문(箋文)을 올릴 때 거두는 정비 징수를 금지하는 일. 5. 재해를 입은 50여 고을의 공납(公納)은 내년 가을까지 미루고, 양호의 세미(稅米) 수만 석을 우선 이전하는 일. 6. 각 역에서 사복시(司僕寺)의 입파(入把)에 보충할 말의 세전(貰錢)은 수량을 줄여서 정식으로 삼고, 공조(工曹)의 도롱이와 언치[言赤]는 혁파하는 일. 7. 전운소에서 징수하는 것을 대전(代錢)으로 징수하면 운반비 및 여러 가지 폐단이 변통될 수 있다는 일. 8. 어세(漁稅)·염세(鹽稅)·선세(船稅)를 사실대로 조사하여 바로잡는 일. 9. 남영(南營)의 병사에게 지급하는 급료의 부족액을 모종의 공전으로 지정해 붙이는 일. 10. 도내 백성들의 소요 원인은 규정 외에 추가로 징수하는 데에 있으니, 여러 폐단을 차례로 바로잡는 일 모두를 의정부에서 아뢰어 처리하도록 요청한 것이다. 계초존안에는 집강소와 제2차 봉기와 관련한 동학농민군 활동 상황을 자세히 기재하고 있다. 예컨대 수천 명이 전라우수영의 군기와 금전을 빼앗아 간 일, 전라감영 군사마 송인회와 군관 김성규가 농민군을 타이르고 귀화에 힘쓴 공으로 수령으로 임명하라는 전라감사 김학진의 건의, 경상도 성주와 예천 및 경상도 서남부 지역의 농민군 상황, 전라도 남원과 경기도 지평 농민군의 활동 상황 등이다. 이 기간 동학농민군의 활동과 달리 전개되던 민란 상황도 소개하고 있다. 경상도 영천 민란으로 영천 안핵사 이중하는 이 지역 백성들의 소요는 원인이 3가지로, 첫째, 결세(結稅)가 지나치게 무거운 것이며, 둘째, 관아의 정사가 탐오한 것이며, 셋째, 명례궁(明禮宮)의 보세(洑稅)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선에 출병한 청국군의 동향도 기재되어 있다. 즉, 성환 전투에서 일본군에게 패한 청국군이 우회로로 평양으로 가는 기간 새로 집권하게 된 갑오 개화파 정부는 우마와 군량·마초 등을 민간에 배당해서 거두어 청국군에게 제공한 강원도와 함경도 관찰사 등의 추고(推考; 죄상을 심문하여 추궁하는 일)를 계안으로 청하여 국왕의 윤허를 받게 된다. 지방관에 대한 정부의 이와 같은 징계 조처는 사후 미봉책에 불과했는데, 이 내용은 조선 정부가 자발적으로 행한 것이 아니라 원산 주재 영사의 보고를 받은 일본 정부의 훈령에 따라 일본공사관에서 조선 정부를 강박하여 진행된 것이다. 한편 청일전쟁 기간 서북 지역 지방관 처벌 관련 문제도 이 자료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서흥부사 홍종연은 조선과 일본이 체결한 「양국 맹약」을 위배하고 일본군을 모함하였다는 혐의로 일본군 제5사단에 일시 구금되어 있다가 외부대신 김윤식의 항의로 풀려났다. 그러나 곧바로 조선 정부로부터 공식 파면된 내용의 전말이 계초존안에 수록되어 있다. 신임 평안감사 김만식은 평양중군 이희식, 강동현감 민영순과 숙천부사 신덕균, 영변부사 임대준, 안주목사 김규승, 성천부사 심상만, 상원군수 이국응, 병우후 김신묵과 대동찰방·자산부사 등 평양 전투 전후 청군에 협조하거나 관인을 버리고 임지에서 이탈하여 도망간 지방관의 파직 처벌을 청원하여 윤허를 받았다. 제1군 사령관 야마가타 아리토모(山縣有朋)는 일본 공사 이노우에 카오루(井上馨)에게 늦가을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마료(馬料)의 보충과 방한용 신탄(薪炭) 조달이 필요함에 조선 정부를 통해 선유사 권형진에게 특별한 직권을 부여하고 충분히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청구할 것을 조회한 바 있었다. 야마가타는 공사 이노우에에게 현재 ‘대징발’ 중이므로 권형진이 의주를 떠나면 큰 지장을 일으키게 되므로 계속 체류시키도록 조선 정부에 조회토록 하였다. 그 결과 권형진은 반접관(伴接官)으로, 전 사과 김응옥을 반접종사관(伴接從事官)으로 임명하여 관서 지역에 주둔한 일본군을 접대하면서 그들의 전쟁 수행을 위한 협조에 전담토록 하였다. 이 자료는 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조재곤 서강대학교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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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0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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