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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은 더 이상 용담댐에 빨대 꽂지 말라

충청권 4개 자치단체(충남충북대전세종)가 공동으로 최근 국가물관리위원회 소속 금강물관리위원회에 진안군 용담댐 물 공급량을 늘려달라며 재조정 논의를 요구한 모양이다. 전북은 해마다 인구가 줄어 물 사용량이 줄어드는 반면 충청권은 인구가 증가해 물 사용량이 늘어난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전북에서 향후 용담댐 물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하고 충청권 요구를 일축하고 있으나 충청권과 힘겨루기로 치닫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충청권의 용담댐 물 공급량 확대 요구는 전북의 희생으로 조성된 수자원을 그저 쉽게 이용하겠다는 이기적 발상이다. 용담댐은 진안군 6개 읍면 70개 마을 8.22㎢ 부지가 물에 잠겼고, 당시 진안군민의 40%에 이르는 2864세대 1만2616명이 집과 농경지를 물에 묻고 고향을 떠났다. 1990년대 초 용담댐 조성 당시 대청호로 흐르는 물길이 막혔다는 이유로 충청권에 1일 43만톤의 물 배분이 이뤄졌다. 용담댐 완공 후 충청권의 재분배 요구로 2002년 32만톤 용수공급이 추가돼 현재 75만톤이 공급되고 있다. 이후에도 충청권은 기회만 되면 용담댐에 눈독을 들였다. 충남 청양의 지천댐 건설계획이 무산된 후 2015년에도 용담댐 물 공급 확대를 요구해 전북과 갈등을 빚었다. 충청권은 2002년도 고시가 올해까지로 한시적인 만큼 현재의 물 수요 상황을 반영해야 한다며 다시 용담댐 카드를 꺼냈다. 전북의 미래 인구가 과다 추계되면서 기존 고시량 135만톤도 다 쓰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수자원이 풍부하고 미래 수요도 없는 상황에서 충청권 요구를 무작정 묵살한다면 지역 이기주의다. 그러나 댐 건설지역인 진안에서조차 현재 절반 가까운 주민이 용담댐 물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새만금 개발, 완주 테크노밸리, 전주 탄소 산업단지 조성 등 대규모 산단 개발에 따른 전북지역 미래 물 수요를 감안할 때 전북에 배분된 135만톤 물이 결코 넉넉하지 않다는 게 전북도의 판단이다. 장기적으로도 물은 중요한 자원이다. 생태계 보전 등의 차원에서도 과거와 같이 대규모 댐을 만들기 어렵다. 전북의 희생과 땀으로 조성된 용담댐 물은 곧 전북 미래의 젖줄이다. 충청권이 용담댐에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도록 확실한 방어 논리를 세워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5.09 17:50

보이스피싱, 조심하세요

김재호 선임기자 살인, 강도, 성범죄, 절도, 폭력은 5대 강력 범죄다. 그러나 5대 범죄에 포함되지 않지만, 그 이상의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끼치는 잔인한 범죄가 있다. 바로 사기와 횡령이다. 멀쩡한 사람의 눈에서 피눈물을 빼내는 사기횡령범은 간악하고, 악질적이다. 벼룩의 간을 내 먹는 사회악이다. 근래 경찰의 최일선 조직인 파출소 근무 경찰관들은 금융기관, 농촌 마을 등을 돌아다니며 보이스피싱 예방 홍보 및 협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선 파출소 근무자들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됐다. 기자가 근무하는 완주지역 경찰서 산하 파출소 경찰관들도 관내 농협 등 금융기관을 방문하는 등 방법으로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협력, 홍보 활동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 노인 등 금융기관을 방문한 고객이 고액의 현금을 한꺼번에 인출하는 등 범죄 피해가 의심되는 경우 112나 파출소로 신속하게 신고해 달라고 협조를 당부한다. 이런 경찰의 활동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얼마나 극심한 지경에 이르렀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니, 참 씁쓸한 일이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의 2020년 보이스피싱 현황 분석 자료를 보자. 2020년도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2353억 원이었고, 피해건수는 2만5859건이었다. 2019년보다 각각 65%, 64.3% 감소한 규모였다. 또, 지난해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액 중 1141억 원(전체 피해액의 48.5%)은 피해자에게 돌려졌다. 환급률이 2019년 28.5%에 비해 무려 20%p 상승, 금융기관과 경찰 등 관계당국의 범죄 피해에 대한 대응이 상당히 신속해 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영향도 있다고 한다. 어쨌든,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해 교묘하게 벌이는 메신저형 사기 범죄가 증가세인 것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도 보이스피싱 피해를 유형별로 봤을 때 대출빙자형 피해금액은 1566억원(67%), 사칭형 피해액은 787억원이었다. 대출빙자형에 비해 사칭형 피해가 절반 정도 적지만, 가족이나 지인 등 가까운 사람들을 사칭한 메신저피싱 피해액의 경우 전년대비 9.1% 증가한 373억 원에 달했다. 사칭형은 50~60대 여성이 주요 피해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사랑스러운 가족 사이에 생길 수밖에 없는 부주의, 순간의 방심 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입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지난 4월 말, 50대 여성 A씨는 남모르는 전화 문자를 받았는데, 문자 내용을 보니 사랑하는 딸내미였다. 딸아이는 자기 스마트폰을 잃어버려서 친구 폰으로 엄마한테 문자를 보낸다고 했다. 그리고 딸은 급하게 상품권 결제를 해야한다며, 엄마 스마트폰에 앱을 다운로드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런 후 A씨는 해당 앱에 접속한 딸이 불러주는 대로 하였다.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도 알려줬다. 그러던 중, 집 유선전화 벨이 울렸다. 딸내미와 중요한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전화를 받을까 말까 했지만, A씨는 수화기를 들었다. 그런데, 경찰이었다. 은행에서 보이스피싱 의심 신고가 들어왔으니, 당장 멈추라는 것이었다. A씨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A씨 통장에서는 수십만 원이 상품권 대금으로 출금됐다. 나중에 A씨 집을 방문, 조사를 벌인 경찰관은 이렇게 말했다. 은행에서 보이스피싱 사기가 의심된다며 112에 신고했다. 수십만 원만 빠져나갔으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사랑스러운 딸이 어버이날 선물을 주려고 상품권을 사는가 보다 했다는 A씨, 너무 자연스러운 접근에 보이스피싱 범죄를 전혀 의심하지 못했다고 한다. 개인은 물론 가정까지 파탄시키는 보이스피싱은 뿌리 뽑아야 할 사회악이다. 그러나 근절은 안되고, 주의와 예방이 최선이 됐다는 것은 우울한 일이다.

  • 오피니언
  • 김재호
  • 2021.05.09 17:50

[노인환의 세상만사] 화성에서 온 화니씨, 금성에서 온 주니쉬

전통적으로 부부는 공동체라는 의식이 강한 한국사회에서는 부부사이의 자산변동에 대해서는 세금과는 무관하다고 흔히들 착각하는데, 민법은 부부별산제를 원칙으로 하고 부동산등기에 관해 공신력을 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민법을 근거로 세법 역시 부부별산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법률혼관계에 있는 부부의 자산변동거래에 대해서는 증여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관련증빙 등에 의해 입증된 금전소비대차계약이나 매매 등의 실질거래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부부의 세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세금에 대한 경우의 수는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문제, 사망에 따른 상속, 그리고 자산변동거래에 대한 증여의제 등입니다. 부부의 세계에서 자산변동거래는 원칙적으로 증여로 보아 증여세가 과세가 됩니다. 통상적으로 자산가액 전체를 과세대상으로 보는 증여세가 양도차익만을 과세대상으로 하는 양도소득세보다 세부담이 많으나 부부에 대해서는 10년간 6억원이라는 증여재산공제가 인정되고 명의신탁도 허용되고 있으므로 이 제도를 잘 활용하면 많은 절세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단, 부부의 세계에서 증여 후 5년 이내에 재차 양도가 이루어진다면 자칫 세금폭탄을 맞을 수도 있으니 이 부분은 주의를 하셔야만 합니다. 이혼이라는 상황에서 부딪치게 되는 잔여재산은 재산분할 또는 위자료지급이라는 절차를 거쳐 각자의 몫이 정해지게 됩니다. 민법은 이혼 시의 잔여재산에 대해 누구의 명의이든지 부부가 혼인기간 중에 공동의 기여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보며, 세법 또한 민법의 취지에 맞게 이혼 시의 재산분할에 대해서는 각자의 몫을 찾아가는 것으로 보아 과세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위자료 역시 책임 있는 어느 일방이 지급하는 손해배상 성격의 금전이므로 과세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나, 부동산으로 지급하는 경우 금전을 대신하여 지급하는 채무변제이므로 부동산이 유상으로 이전하는 결과가 초래되어 양도소득세가 과세됩니다. 따라서 불가피하게 이혼을 하게 되어 부동산이 어느 일방으로 이전되는 경우 등기원인이 재산분할이면 과세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나 등기원인이 위자료지급이나 채무변제 등이 된다면 양도소득세가 과세된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한국미국세무사

  •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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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6 17:47

전북형 행복지표 개발

권혁남 전북연구원장 한국인의 행복점수가 또 떨어졌다.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지난 3월 <2021 세계행복보고서>를 발표했다. 국가별 행복지수에서 한국은 전체 149개 국가 중 62위다. 2019년 54위에서 2020년에 61위로 7계단 하락했다가 올해 또 다시 한 계단 떨어졌다. 핀란드가 4년 연속 1위를 기록했으며,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대만 19위, 일본 40위, 중국 52위이다. 2021년 한국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8점에 불과하다. 행복지수는 무엇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같은 기준치를 가지고서 정기적으로 측정한 조사의 추이변화가 중요하다 하겠다. <세계행복보고서>는 1인당 GDP, 기대수명, 사회적 지원, 삶의 선택에서의 자유, 관용, 부정부패 인식, 미래 불안감 등 7개 요인을 기준으로 행복점수를 매긴다. 경제력은 세계 10위권인데 개인의 행복도와 삶의 질은 매우 낮다는 점이 한국 행복지수의 특징이다. 왜 그럴까? 한 마디로 돈이 행복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인의 행복과 삶의 질에 관한 종합연구>에 의하면 OECD국가로 한정해 볼 때 1인당 GDP가 2만 달러를 넘어서면 한 국가의 경제력 수준이 개인의 행복점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한다. 대신에 관용, 부정부패 인식, 삶의 선택에서의 자유정도 등이 행복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 동안 우리나라의 모든 정책은 경제성장율, 무역수지, 공장 건설, SOC확장 등 오직 경제와 물질성장 정책에 중독되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 결과로 1인당 GDP는 3만 달러를 넘어섰지만 국민들의 삶의 질과 행복은 꾸준히 추락하였다. 경제성장이 결코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을 높여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선진국들은 경제성장에서 행복성장으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국가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변화에 맞추어 국내 지자체들도 주민들의 행복도를 높이기 위한 행복지표들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서울, 부산, 대전, 강원, 충남, 충북, 제주 등의 지자체에서 자기 지역에 맞는 행복지표들을 이미 개발하였다. 전라북도 역시 2017년에 행복지표를 개발한 데 이어, 2020년에 <전북형 행복지표>를 수정 개발하였다. 전북연구원의 김동영, 최윤규, 송용호 연구진이 개발한 <2020 전북형 행복지표>는 전라북도 도민들의 행복점수를 높여주는 요인들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2020 전북형 행복지표>는 10대 분야 83개 세부지표로 구성되었다(전북연구원 홈페이지 <연구보고서>에 보고서 전문을 공개하고 있어 누구나 다운로드해서 볼 수 있다). 이 보고서는 10대 분야(경제, 가족, 건강, 사회적 관계, 문화여가, 복지, 안전, 주거, 환경, 정서) 83개 세부지표들을 연도별, 시도별로 비교하고 있다. 아울러 700명의 도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주관적 지표들의 결과도 제시하고 있다. <2020 전북형 행복지표>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전북연구원은 정기적으로 도민들의 행복점수가 어느 정도이고 각 계층별로 어떻게, 왜 차이가 나는지, 행복점수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요인들은 무엇인지를 밝히고자 한다. 나아가 행복지표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들을 정책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도 마련하고자 한다. 경제성장에서 뒤처진 우리 전북이 도민 행복에서는 타 시도를 얼마든지 앞지를 수 있다. 전라북도와 14개 시군의 정책들이 도민의 삶의 질과 행복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사람 중심의 행복 전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권혁남 전북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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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6 17:47

의자 이야기

삽화=권휘원 화백 그 의자들을 만난 것은 서울 동대문운동장에 들어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개관 1주년 기념 전시회에서였다. 전시회 이름은 함께 36.5 디자인. 공존(共存)과 공생(共生), 공진(共進)을 주제로 내세웠던 그 전시는 우리의 일상에서 호흡하는 디자인의 가치를 새롭게 깨우쳐주는 다양한 영역의 메시지(?)로 관객들을 맞았다. 기획자는 그 다양한 풍경을 달라서 아름답고 함께 해서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화이부동의 장이라고 설명해 놓았다. 전시장 한편에 낡고 오래된 의자들, 이야기를 들려주는 의자들이 있었다. 언뜻 보기에 쓸모를 다한 것 같은 볼품없는 의자들은 오래된 것이라는 공통점 말고는 서로 다른 모양새로 관심을 끌었다. 부동산 중개인, 철도원, 대장장이, 수제화 장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주인들이 각자의 쓰임에 맞게 만들어 사용했던 의자들이었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눈을 끄는 의자가 있었다. 다리가 따로 없는 육면체의 뭉툭한 나무 의자였는데 그 모양새가 워낙 독특했다. 한쪽 면은 뚫려 있고 위에는 두툼한 천을 나무 바닥과 한 몸처럼 잇대어 놓은 의자의 주인은 오랫동안 남대문에서 가게를 운영해온 부부였다. 이들의 가게는 주로 바깥에서 손님을 맞고 보내야 하는 물건을 팔았다. 서로 하는 역할이 따로 없었으나 안팎을 드나들며 물건을 파는 일은 아내가 주로 나섰다. 남편은 추운 겨울, 아내가 잠시 안에 들어와 앉아 있는 시간이라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의자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쓰임새에 맞는 나무를 직접 구해 아내가 앉기 편한 맞춤 의자를 만들고 그 안에 난로를 넣을 수 있도록 한쪽 면을 뚫었다. 매끈하지도 세련되지도 않았으나 남편의 정성을 품은 이 의자를 아내는 수십 년 동안 벗으로 삼았다. 기획자가 들려준 뒷이야기가 있다. 전시를 위해 의자를 기꺼이 내어준 주인들의 한결같았던 당부다. 다른 사람에게는 내다버려도 좋을 만큼 낡은 의자일 수 있지만 내게는 어떤 좋은 의자도 대신 할 수 없는 귀한 것이니 전시가 끝나면 꼭 다시 가져와야해요. 며칠 전, 젊은 소목장의 전시회에서 또 다른 의자이야기를 만났다. 전통 방식으로부터 쓰임새와 모양새를 넓게 열어가는 소목장의 정신이 담긴 의자들이다. 현대적인 감각의 디자인에 전통 기법을 숨어 품은 의자들은 아름다웠다. 어느 것 하나도 같지 않은 다름이 각자의 모양새를 돋보였다. 소목장은 이들을 편안함과 불편함을 서로 다른 가치로 안고 있는 의자들이라고 소개했다. 의자이야기가 주는 울림이 크다. 돌아보니 다름을 존중하고 존중받아야 하는 대상은 우리 일상에서도 차고 넘친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1.05.06 17:47

매일 매일 새롭게 사는 방법

신계숙 배화여대 전통조리과 교수 내일 강원도 정선으로 스무 번째 오토바이 여행을 떠난다. 천명을 저절로 알게 된다는 오십이 되자 신체적으로 여기저기 조금씩 처지는 모습을 보이고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이 그날이 그날인 채로 지내고 있었다. 쉰일곱이라는 나이에 훅 들이닥친 갱년기는 시도 때도 없이 몸 온도를 높였다. 대중교통수단으로는 나의 열증을 식혀줄 수가 없었다. 유일한 해결책은 걷거나 자전거라도 타야 했다. 고심 끝에 작은 오토바이를 타기로 했다. 그러나 작은 오토바이는 강한 바람에는 휘청이는 등 불안한 면이 있으니 좀 더 큰 오토바이에 도전하기로 했다. 첫 번째 관문은 2종 소형면허취득이다. 8월의 뙤약볕에서 열 시간 동안 가다 서는 연습을 반복했다. 일보일배하는 심정이다. 우여곡절 끝에 면허증을 거머쥐었다. 세계 챔피언이라도 딴 그것처럼 스스로가 대견스러웠다. 그리곤 바로 오토바이 대리점에 가서 내 몸무게보다 네 배나 더 큰 오토바이를 덜컥 계약해버리고 말았다. 오토바이 대리점에서는 내가 오토바이를 사들인 최고령 여성 고객이었으므로 조심해서 타셔요!라는 말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오토바이를 2,000km쯤 타고 간신히 혼자서 좌로가고 우로갈 수 있게 되었을 즈음 한 방송국으로부터 국내 여행과 음식을 주제로 하는 여행 프로그램에 출연해줄 것을 제안해왔다. 음식에 관한 프로그램이 워낙 많다 보니 타 방송국의 유사 프로그램과 차별화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나는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을 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고 그 제안이 받아들여져 작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열세 지역을 달려보았고 올봄 일곱 곳을 다녀왔다. 처음에는 무모한 도전 아닌가? 수도 없이 의심하였는데 무무한 도전은 어느새 무모한 자신감을 키워내고 있었다. 부르릉 하고 시동을 거는 순간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모든 여행자, 탐험가가 뇌리를 시쳤다. 당나라 사람으로서 서역에 다녀와 대당서역기를 작성한 현장, 이탈리아 상인의 아들로서 중국에 다녀와 동방견문록을 남긴 마르코폴로, 신라 시대 불교를 공부하기 위해 중국에 갔다가 인도까지 여행하고 돌아온 현장법사, 조선 시대 실학자로 당시의 대제국이었던 청나라를 방문하여 그 모습을 고스란히 적어낸 열하일기의 박지원, 27년간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3개국을 유람했던 이븐바투타까지 그들의 가슴도 이렇게 두근거렸을까? 인생도 여행도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 거라면 내 한번 당겨보리라 마음먹고 시동을 걸었다. 부응하는 시동 소리와 함께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달려 보았다. 오십이라 안 될 줄 알았던 것들이 오십이어서 더 진하게 다가왔다. 제주 바다 저 아랫녘에서 왔을 봄은 오자마자 벚꽃을 피워냈다. 봄이 왔다고 소식을 전해오더니 금세 색이 짙어진 개나리와 진달래가 나를 반긴다. 코끝에 진하게 머무는 향은 라일락이었다가 아카시아였다가 인동초로 넘어간다. 바다는 파도를 만들어 뭍으로 바다 향을 나르고 또 나른다. 종일 쉼이 없다. 바닷물을 뚫고 올라오는 일출은 그 자체가 강한 에너지로 무엇이든 소망하면 다 이룰 것 같다. 일몰은 일몰대로 하루 열심히 산 사람들을 위로한다. 나무는 한 그루였다가 두 그루였다가 작은 산을 만들고 거대한 산맥을 만들어 돌고 도는 길을 만들어낸다. 항아리 모양으로 둘러싸인 숲에서 하루 밤을 지내려니 동이트기도 전에 시작된 새들의 노랫소리는 차라리 교향악에 가까웠다. 새순이 돋아나기 시작한 연한 나뭇잎은 빛을 받아 차라리 눈이 부셨다. 계곡을 휘돌아 흐르는 물소리도 창공의 새소리와 더불어 돌림노래를 하는 듯하다. 오토바이를 타고 내 달리다 푸른 하늘이 보이면 내려서 하늘 한번 보고 달리다 정겨운 풍경이 보이면 잠시 쉬어 심호흡도 해본다. 달리고 달리다 보니 어느새 내안의 묵은 찌꺼기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내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 이렇게 순수했을까. 컴퓨의 reset를 누르면 화면이 다시 시작되는 것처럼 나의 하루도 매일 매일이 새롭다. /신계숙 배화여대 전통조리과 교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1.05.06 17:47

현대차 전주공장 노사 협력 제2도약 계기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노사가 중대형 상용차 판매난 극복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지난 4일 건설 부문과 화물운송 부문 노동조합 간부들을 대거 초청해 노사가 함께 특별간담회를 가졌다. 전주공장의 노사 대표는 물론 연구개발 및 생산판매서비스 부문 책임자들과 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 전북건설기계지부장, 화물연대 전북본부장과 충남본부장 등 양대 노조 핵심 간부들이 참석했다. 매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위해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마주 앉았던 모습과 달리 노사가 회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판매부진과 반도체 부족 사태 등으로 생산과 판매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2월 중국 공장의 핵심부품 공급 차질로 국내 전 공장이 일시 휴업했었고, 전주공장은 올해 1월 재고 누적으로 일주일간 트럭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국내 승용차 시장이 수입차들과의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처럼 상용차도 수입산 트럭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럭과 버스를 생산하는 현대차 전주공장은 지난해 가동률이 40% 아래로 추락하는 등 1995년 공장설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주요 수출국인 아시아중동남미 국가들이 지난 2015년부터 보호무역 정책을 펴면서 수출량이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내수마저 침체된 가운데 정부가 전세버스 업계의 비용부담 완화를 위해 차령을 한시적으로 연장해 주기로 해 버스 판매 확대 전망도 밝지 않다. 현대차 전주공장의 어려움은 근로자들의 고용위기는 물론 지역경제와 지방재정에도 큰 타격을 준다.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4300여 명의 전주공장 근로자와 협력사들의 고용 유지가 불안한 상황이다. 현대차 전주공장이 내는 지방세가 완주군 전체 지방세 수입의 2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지방세수 확보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현대차 전주공장 노사는 판매난 극복을 위해 함께 손을 맞잡은 것을 계기로 정상 가동과 제2의 도약에 매진해야 한다. 전주공장은 수소전기버스 등 4개 차종의 양산에 들어가는 등 미래 전략 차종 생산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전북도와 완주군, 정치권도 현대차 전주공장의 위기 극복과 제2의 도약에 함께 힘을 실어줘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5.06 17:47

심각한 농촌 인력난, 실질적 지원책 세워야

본격 영농철을 맞았지만 농촌지역에 일손 구하기가 힘든 데다 인건비마저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농민들의 시름이 깊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외국인 인력 수급이 막히고 농촌 고령화에 따른 일손 부족으로 적기 영농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농촌은 봄 영농철이 시작되면서 각종 밭작물 파종과 모내기 준비, 양파 마늘 등 지난해 파종작물의 수확을 앞두고 눈코뜰새 없이 분주한 농사철을 맞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입국이 제한되면서 일손 품귀로 발만 동동거리고 있다. 더욱이 인력 수급이 막히면서 지난해 5~6만 원에 불과했던 인건비가 최근 10만 원을 넘어서면서 배 가까이 급등했다. 전라북도에선 농촌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90일까지 근무하는 C-4 비자가 아닌 최장 150일까지 일할 수 있는 계절근로 비자를 도입하고 6개 시군에 464명을 배정했다. 또한 농촌인력중개센터 확대 운영을 위해 지원예산으로 23억 원을 책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렇지만 외국인 불법체류 문제 등으로 법무부에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 송출국 정부의 보증을 요구하는 등 철저한 검증을 진행함에 따라 일선 시군에 외국인 근로자를 제대로 배치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를 구해도 거주할 주거시설 문제로 인력 채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외국인 근로자 주거시설로 사용해오던 샌드위치 패널이나 컨테이너 하우스는 더는 숙소로 제공할 수 없다. 정부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가설 건축물을 숙소로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에 농가에선 이웃들이 살던 농촌 빈집을 임대하거나 사들여 리모델링 등을 통해 외국인 숙소로 사용하려 하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현실이다. 오래된 농촌 빈집의 경우 대부분 건축허가를 받지 않은 무허가 건물이기에 불법 건축물로 분류돼 주거시설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도시지역의 원룸을 임대해서 외국인 숙소로 사용하기에는 임대료 부담이 크고 통근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정부와 자치단체에선 이러한 농촌 현실을 감안해서 농촌 인력 수급을 위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뿐만 아니라 제도적 대책 등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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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6 17:47

산다는 것은

김덕남 수필가 새해 인사로 덕담을 건넨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월의 봄이 깊어간다. 나이 들어가는 탓일까. 요즘 더 세월이 빠르게 달아나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 허리 협착증으로 고생하던 동갑내기가 견디다 못해 몇 해 전 허리 시술을 했는데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또 어깨 수술을 받았다며 아홉수 넘기기가 그리도 힘들고 무섭더냐. 한다. 그 동네를 떠나 온 지 벌써 여러 해. 남편의 건강 변화와 코로나 괴질로 여유롭지 못한 마음에 나는 그녀의 근황은 아예 염두에 두지도 못했다. 관상동맥 스텐트를 꽂은 남편의 친구가 작년 가을 산행 중에 넘어져 응급실을 다녀온 뒤 내내 마음을 졸여오더니, 새해를 맞아 팔순이 되고 나니 그렇게 마음이 편하더라고 했다. 인생 고난이 어느 시기를 고려하며, 생명의 끝이 어느 나이를 예외로 하던가. 아홉수 이야기는 우리네 민속적 금기일 뿐, 아홉이란 숫자는 완전하고 가득 찬 수로, 십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새로운 변화에 앞서 조심을 이르는 선조들의 지혜의 가르침이다. 모두가 짧은 인생길의 허무와 죽음의 두려움에서 나약해진 노년의 심정들이었다. 코로나로 집합 금지와 거리두기를 강제하는 요즘, 매달 만나던 동기들도 못 본 지 오래인데 취미활동마저 중단하고 나니,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특별한 나들이 없는 내 일상은 마스크로 가린 얼굴에 화장하는 일과 멀어지고 매무새도 허술해져 활력 없는 그저 그런 날들의 연속이다. 나다닐 때는 잊고 지내던 내 몸의 작은 통증들까지도 무기력한 나를 얕보며 여기저기서 때로 아우성친다. 백신의 불안은 여전하여 올해도 마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할 듯하니. 내 생의 아까운 시간이 또 얼마간 그렇게 위축되고 답답하게 흘러갈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게다가 요즘 유난히 멀쩡하던 지인들의 황망한 타계 소식들은 나를 더욱 허탈하게 하고 우울하게 만든다. 또 가까운 후배의 갑작스러운 비보를 들었다. 그녀의 죽음에 왜? 왜? 도무지 믿기지 않는 나는 몇 번을 되묻기만 했다. 코로나로 모든 활동을 접고 은둔하는 시간을 보낼 때도 그녀는 취미활동을 이어가며 헬스장으로 거침없고 씩씩한 행보를 했다. 그런 그녀의 생전 모습들이 자꾸 떠올라 나는 잠을 쉽게 이룰 수 없었다. 다재다능하고 많은 사람과도 잘 어울리며 늘 당당하던 그녀는 정년퇴임 후, 물 만난 고기처럼 세계 곳곳을 누비며 넘치는 에너지로 삶을 즐겨 나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한라산 등반, 차마 고도 여행을 다녀 온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동안 아무런 전조증상도 없었던 그녀였다. 친구가 봄기운을 이기지 못했는지, 볕이 너무 좋아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다며 점심이나 하잔다. 칠십 문턱도 오르지 못하고 삶을 끝낸 그 후배가 한 줌의 재로 되는 시각, 나는 반밖에 보이지 않는 얼굴에 정성껏 분을 바르고 모처럼 입술연지도 발랐다. 높이 올려 둔 구두도 꺼내 신고 스카프로 한껏 멋을 냈다. 이제 그녀의 활발했던 몸짓과 유쾌한 웃음소리는 이 천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흐드러진 봄꽃 아래로 또각거리는 내 구두 소리에 애써 우울했던 마음을 날려버린다. 나는 잠시 후면 친구의 반가운 얼굴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을 것이다. 봄볕이 내 안으로 더 깊숙이 안긴다. △김덕남 수필가는 초등 교장으로 정년하고 에세이스트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향촌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수필집 <아직은 참 좋을 때> <추억의 사립문>이 있으며 삽화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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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6 17:47

새만금 사통팔달의 마지막 관문, 전북 하늘길 서둘러야

정운천 국회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 새만금 전도사. 20대 국회 등원 후 얻은 별명이다. 당시 김도읍 예결위 간사가 회의 중 새만금 청장님께서는 정운천 위원께 상당히 감사 인사를 많이 드려야 될 겁니다. 모든 회의, 각종 자리에 새만금에 대해서 관심을 놓지를 않아요. 새만금 전도사십니다라고 발언하면서 공식적인 별명이 되었다. 지난 5년 동안 예결위원을 하면서 국무총리와 각 유관부처 장관들을 한명 한명 직접 호명하며 새만금개발 관련 질의를 빼놓지 않았다. 그 결과 많은 변화가 있었고 2019년 새만금 관련 예산이 사상 최초로 1조원 시대를 열 수 있었다. 이러한 국가예산의 지원 속에 과거와 달리 새만금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새만금 물류와 교통의 중심축 역할을 하게 될 땅길인 동서도로가 개통됐고, 남북도로는 2023 세계 잼버리 개최 이전 개통을 목표로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새만금신항을 통해 들어온 화물을 배후 산업단지에 공급하고 전국적인 물류여객 수송망으로 확장할 수 있는 새만금항 인입철도 역시 조기 건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바닷길인 신항만 공사는 기존 2~3만톤급이던 부두시설 규모를 5만톤급으로 확대하고 1단계 부두 2선석을 국가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년 전 정부는 새만금 신항의 재정 전환과 크루즈부두 도입에 미온적이었지만 끊임없이 해수부를 설득해 초대형 크루즈선(20만톤급)까지 접안이 가능한 부두로 제2차 신항만건설 기본계획에 담을 수 있었다. 국제 관광 시장에서 크루즈산업의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고, 세계물류의 대부분은 항만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땅길과 바닷길이 계획대로 진행되며 이제 마지막 관문인 하늘길만 남았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현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늦어도 2024년 착공해 2028년 개항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것은 너무 늦다. 항만과 도로 철도망이 구축되는 시점에 하늘길도 열려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국제공항 오지라는 서러움을 이겨내고 전북인의 자존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사업 시기를 당기는 일에 전북이 사활을 걸어야 한다. 올해 기본설계와 실시설계에 돌입하고 건설업체가 설계와 시공을 일괄 수행하는 턴키(turn-key) 방식 등으로 공사기간 단축도 병행해야 한다. 다행히 지난 2월 새만금위원회에서 확정된 새만금 기본계획(변경)에 새만금 국제공항 조기 건설을 반영하였고, 필자가 공식적으로 국토부에 요구한 질의에도 턴키 방식을 포함해 공사기간을 단출 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추진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이것을 통해 국제공항의 기반을 마련하고 궁극적으로 비행학교와 항공정비 MRO, 우주선까지 발사할 수 있는 종합항공 우주산업으로 만들어야 제대로 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 이제 새만금의 하늘길을 열기 위해 도민들의 염원을 담아 한마음으로 움직여야 한다. 작년 예결위 당시 새만금 국제공항과 관련해 검토의견에 따른 예산삭감 위기가 있었지만, 동료의원들을 설득해 지켜낼 수 있었다. 5년 연속 예결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새만금 예산과 관련해 수없이 있었던 일이다. 그렇게 얻은 새만금 전도사라는 별명인 만큼 사통팔달의 마지막 관문인 하늘길을 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땅길과 바닷길, 하늘길까지 열려 새만금이 동북아의 중심,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비상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정운천 국회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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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5 17:40

환경오염 우려되는 만경강 둔치 골프장

전주시가 만경강 둔치에 추가 조성하려는 파크 나비 골프장을 놓고 환경단체가 반대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전주시는 시민 건강 증진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전북녹색연합은 하천 생태계 파괴를 들어 계획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파크 나비골프는 특수 제작한 공과 클럽으로 비거리를 줄여 넓지 않은 장소에서도 게임을 할 수 있는 일종의 미니 골프다. 전주시는 2019년부터 해당부지에 9홀 규모 파크 골프장(2만1245㎡)을 조성 운영하고 있다. 시는 올해 13억원을 들여 인근에 파크 골프장(2만㎡)과 나비골프장(1만7000㎡) 추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전북의 젖줄인 만경강의 수질은 새만금 담수호의 수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정부를 비롯 유역 도내 지자체들이 지속적으로 많은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해 하천 환경정비 사업을 비롯 오염원 제거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골프장 부지는 멸종위기 1급 조류인 황새를 비롯 많은 철새가 도래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게다가 해당 부지는 당초 지역 농민들이 오랫동안 농사를 짓던 땅이었으나 새만금 수질개선을 목적으로 하천 정비사업이 실시된 곳이다. 농사를 금지시킨 부지에 체육시설을 설치하는 행위는 정책의 연속성과 정당성 면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전주시는 1만㎡ 이상의 사업을 하천부지에서 실시할 경우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규정돼 있는데도 이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지 소유기관인 익산국토관리청의 점용허가만 받아 골프장을 조성 운영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전주시는 해당 골프장의 환경오염이나 훼손은 없다는 반응이다. 잔디관리를 위한 농약살포나 형태 변경이 없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농약살포나 형태 변경만이 오염이고 훼손인가. 많은 인파가 찾게 되면서 차도 몰리고, 쓰레기 발생 등 주변 오염은 불 보듯 뻔한 일이 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지는 설명이다. 또 사람이 몰리는데 철새가 찾아올 일도 없다. 이같은 논란과 환경단체의 반대에 대해 시 당국은 고민을 해보기 바란다. 꼭 만경강 둔치에 미니 골프장을 설치해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환경오염 우려가 없는 대체부지를 물색하는 것이 만경강을 살리고, 시민단체와의 상생도 도모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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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5 17:40

장수가야가 반파국인 이유

이도학 한국전통문화대 교수 실학의 비조인 성호 이익(李瀷)은 최초로 가야의 범위를 전북 동부까지 확장했다. 전북가야의 탄생이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역사서『일본서기』와 중국 양(梁)의「양직공도」, 이 2곳에서만 등장하는 반파국(伴跛國)이 주목된다. 전자에서는 513년~515년까지 3년간, 521년인 후자에서는 반파(叛波)로 적혀 있다. 6세기 초에 돌연히 등장한 반파국은 521년경 백제 곁의 소국으로 전락한 후 곧 사라졌다. 그렇다고 반파국은 6세기 초에 생겨나지는 않았다. 지금의 섬진강 하구 하동항을 가리키는 다사진에 대한 지배권 문제와 더불어, 반파국이 기문국을 병합한 데 따른 이해 충돌로 기록되었을 뿐이다. 반파국은 쳐들어 온 백제와 왜(倭)의 군대를 처참하게 격파했고, 신라의 촌락을 습격해 초토화시켰다. 반파국은 1 : 3의 싸움에서 대승을 거두었다. 그러면 백제와 왜 그리고 신라가 반파국과 충돌한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그것도 3년을 끌 정도로 힘겨운 승부였다. 물론 반파국이 이들 삼국의 이익을 침해했기에 삼국간섭이 발생한 것은 자명하다. 반파국의 영향력과 소재를 가늠할 수 있는 요체는 섬진강 하구 다사진이었다. 섬진강 물길은 수송로 역할을 했다. 이 무렵 반파국은 봉화망을 운용했다. 통신 수단인 봉화는 경보 체계의 작동을 뜻한다. 그리고 봉화대는 일정한 영역을 전제로 한 단일한 정치체에서 구축 가능한 시설이었다. 현재까지 드러난 110여 곳 봉화망의 종착지는 정치적 중심지인 동시에 봉화를 운영하는 주체였다. 이처럼 광대한 봉화망은 『일본서기』는 물론이고『신찬성씨록』에 적힌 3기문의 영역 300리와 부합한다. 섬진강 하구는 반파국이 남해로 나가는 수송 관문이었다. 이와 연계된 운봉고원과 장계분지에서는 막대한 제철 유적이 확인되었다. 왜까지도 비상하게 신경을 쏟은 전략 물자가 철(鐵)이었다. 당시 반파국은 운봉고원의 기문국을 병합할 정도로 기세를 올렸다. 그러한 반파국의 소재지로는 고총고분과 제철산지가 밀집한데다 봉화망의 종점인 장수를 지목하는 게 자연스럽다. 지금까지는 반파국을 경상북도 성주나 고령으로 지목했었다. 이 설은 숱한 문제점을 지녔지만 몇 가지만 적시한다. 첫째, 『삼국지』 동이전의 변진 반로국(半路國)이 반파국의 간오(刊誤)라면, 단 한 건의 이본(異本)도 없이 모두 반로국이라는 것은 납득이 어렵다. 둘째, 479년에 가라(加羅=대가야)는 남제(南齊)의 책봉국이었기에 백제 곁의 소국인 반파국과는 관련 지을 수 없다. 셋째, 반파국은 임나국의 별종(別種)(『釋日本紀』)이었기에 본종(本種)인 대가야와는 무관하다. 넷째,『일본서기』에서 가라의 훈독은 가라カラ이지만, 반파는 하헤ハヘ였다. 양자는 서로 다른 별개의 국가였다. 다섯째, 장수군 일원의 백제 때 행정지명인 백해(伯海)의 『전운옥편』음인 파해는, 반파 음가인 하헤와 연결되고, 하헤에 탁음을 붙이면 파헤バヘ가 된다. 따라서 반파국은 장수군 장계면의 백제 때 행정지명 백해와 닿는다. 문헌과 물증을 통해 장수가야는 가야의 빅(Big)4인 반파국으로 밝혀졌다. 반파국이 백제와 경쟁하면서 왜에 보낸 진물(珍物)은 경제력과 독자 교역망 구축을 헤아리게 한다. 천 오백년간이나 묻혀졌던 제3의 가야, 반파국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도학 한국전통문화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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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5 17:40

국가예산·현안해결 말보다 성과로 보여줘야

지난 3일 서울에서 열린 전북예산정책협의회에서 송하진 도지사와 전북 국회의원 9명이 전북 현안 해결에 함께 힘을 모을 것을 다짐했다. 전북도와 정치권 간 협업 부재에 대한 도민들의 지적을 겸허히 반성하고 향후 공조를 더욱 강화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이번 전북예산정책협의회가 도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정치권이 심기일전하는 계기가 될 지 지켜볼 일이다. 전북은 지금 철도와 공항, 항만 등 국가 SOC사업에서 차별받고 배제되면서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도민들의 실망감이 고조되고 있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과 군산조선소 재가동, 남원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등 주요 현안들이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면서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도 가중되고 있다. 전국 최고의 지지율로 문재인 정부 출범에 기여하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에 표를 몰아줬지만 제대로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와 국회의원들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는 2022년 국가예산 확보 방안과 SOC 국가 중장기 종합계획 반영, 제3금융중심지 지정, 군산조선소 재가동,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법 제정 등 도정 현안 해결 방안이 논의됐다고 한다. 특히 전주~김천 간 동서 횡단철도 건설 등 전북 관련 사업 대부분이 배제된 제4차 국가철도망사업계획과 관련해 마지막까지 사업 반영에 총력을 쏟아나갈 것을 다짐했다고 한다. 전북 국회의원들은 이번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전북도와 정치권의 활발한 토론을 통한 중앙 정부 설득 논리 개발, 정보 공유를 통한 공동 대응, 전북 몫 국회 예결소위 위원 배정, 주요 현안의 내년 대선 및 지방선거 공약 반영 등 현실적 대책들을 내놓았다. 국가예산 확보와 현안 해결에 큰 도움이 될 만한 방안들이다. 문제는 실행력이다. 전북도와 정치권이 한자리에 모였던 그간의 여러 차례 회의 결과를 지켜본 도민들은 겉으로 보여주고 사진 찍는 회의가 아닌 내실있는 회의 결과를 주문하고 있다. 논의된 대책들이 제대로 추진돼 결실로 이어져야 한다.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원팀 정신을 강조한 전북도와 정치권이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지 도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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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5 17:40

반려동물 여행지

삽화=권휘원 화백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실시한 2020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반려동물 양육률은 전체 응답자의 27.7%로 나타났다. 전국 가구 수 대비로 보면 약 638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려견이 521만 가구에서 602만 마리, 반려묘는 182만 가구에서 258만 마리 정도다. 이처럼 반려동물 인구가 늘면서 길거리나 공원 등지에서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용품을 비롯해 펫 카페 펫 호텔 펫 케어서비스 등 다양한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심지어 펫 파크나 펫 그라운드를 갖춘 반려견 맞춤형 주택단지도 분양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1조8000억 원에서 지난해 5조8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올해에는 6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반려동물로 인한 민원도 급증하고 있다. 공동주택에서 소음과 냄새 등으로 이웃간 불화의 원인이 되면서 심각한 갈등과 피해를 낳기도 한다. 결국 이러한 문제는 동물 유기로 이어지면서 또 다른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반려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집 안에만 있으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심각해지면 계속 짖거나 사람을 무는 등 성격이 포악해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걷기나 산책 등을 해줘야 하지만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반려동물 인구 1000만 명 시대를 맞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힐링 여행을 주선하고 나섰다. 사람과 동물이 공생하는 환경 조성과 동물복지 증진을 위해 안심 걷기 길(일명 눈치보지 마시개 길) 조성을 추진한다. 전북도와 한국관광공사, 그리고 전북관광업계도 최근 반려동물 동반 여행 기반 조성과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가졌다. 앞서 한국관광공사는 전라북도를 2021년 반려동물 동반 여행 시범 선도지역으로 지정했다. 새만금 바람길과 남원 요천생태습지공원 애견놀이터, 완주 경천애인 징검다리길, 임실 오수의견 관광지, 진안 운일암반일암 숲길, 순창 섬진강 예향천리마실길 등 6곳을 반려견 동반 안심 걷기 길로 선정했다. 섬진강 발원지인 진안 데미샘 자연휴양림에는 반려동물 전용 객실도 마련됐고 오수의견 관광지에는 반려동물 캠핑장과 추모공원도 운영한다.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지정한 반려동물 동반 여행지이지만 서로 페티켓을 잘 지켜야만 다시 찾을 수 있는 여행지가 될 수 있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1.05.05 17:40

한류와 함께 뜨는 한국어

박노완 주 베트남 대사 요즈음 베트남에서 한류 붐과 함께 한국어 학습 열기가 대단하다. 전국 대학입학시험에서 최고점수를 받은 우수한 학생들이 한국어과에 지원할 정도로 한국어에 대한 인기가 높다. 이에 뒤질세라 베트남 대학들은 한국어과를 신설하거나 학생들 유치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3년 전 전국 17개 대학에서 한국어과를 운영하였으나, 지금은 38개 대학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학생 수도 7000명 수준에서 현재는 2만8000명으로 증가하였으며,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처럼 한국어에 대한 폭발적 인기는 지속적인 한류 열풍이 그 시발점이겠지만, 주요 이유는 베트남으로 진출하고 있는 수많은 한국기업들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어과 졸업생들 대부분이 취업을 하고 있고 월급도 영어나 일본어를 전공한 학생들보다 대체로 높아 당분간 한국어 학습 열기는 식지 않을 것 같다. 이러한 한국어 붐에 부응하여 베트남 정부는 지난 2월 한국어를 제 1외국어로 공식 채택하는 결정을 하였다. 베트남처럼 한국어를 제 1외국어로 채택한 국가를 아직 들어 본 적이 없지만, 이번 결정은 우리 외교사뿐만 아니라 한국과 베트남 관계사에서도 길이 남을 만한 일이다. 베트남에서 제1외국어로 채택한다는 의미는 전국어디서든 학습 여건을 구비하면 초등학교 3학년 정규과정부터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고 배울 수 있다는 뜻이다. 초등학교 과정에서부터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으면 머지않아 한국어를 구사하는 젊은이들을 이곳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될 것이다. 최근 하이퐁시에서 실시한 외국어 학습 선호도 조사에서 한국어는 영어 다음으로 높게 나왔다. 이를 기초로 하이퐁시는 한국어를 제 1외국어 시범도시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이퐁시는 우리나라의 인천시에 해당되는 도시로 베트남 북부의 해상관문이자 요충지로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큰 도시에서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교육한다는 것은 베트남에서 한국어에 대한 저변 확산의 마중물이 될 수 있어 앞으로 한-베트남 관계발전에 새로운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한국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잘 이해하여 베트남에서 한국어 학습인프라 구축에 보다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어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을 맞닥뜨리는 일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요즈음 베트남에서는 베트남 사람들 뿐 만 아니라 외국인들을 만날 때 그 전과는 한국어에 대한 반응이 사뭇 달라진 것을 느낀다. 사진을 찍을 때 자연스럽게 하나, 둘, 셋을 외치는 외국인들을 볼 수도 있고, 자녀들에게 배운 한국어 단어를 부모들도 관심 갖고 따라 하기도 한다. 우리부부가 살고 있는 동네커피숍 유리창에는 한국어로 좋은 날은 커피와 너로 시작 해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친근감에 그곳을 자주 찾곤 한다. 이젠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도시발전에 국한되지 않고 문화부분에서도 가능하다는 생각을 부쩍 자주하게 된다. 앞으로 한국과 베트남이 펼쳐 갈 미래가 무척 기대되며, 그 모습은 우리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일 것이라는 생각에 늘 가슴이 두근거린다. /박노완 주 베트남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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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5 17:40

지방 정치의 몰락

삽화=권휘원 화백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주 국회의원은 5.2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제 수도권 출신이 아니면 당 지도부 입성이 쉽지 않다는 다소 비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민주당 당원의 중심축이 호남에서 수도권으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민주당 권리당원의 1/3이 호남 당원일 정도로 호남은 여전히 민주당의 든든한 지지기반이지만 김 의원의 생각은 달랐다. 그의 분석처럼 5.2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호남 지역구 후보의 지도부 입성은 실패로 끝났다. 호남 단일후보를 자처하며 최고위원에 도전한 서삼석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은 7명의 후보 중 6위로 낙선했다. 대의원과 권리당원은 물론 국민과 일반당원 여론조사 모두에서 경쟁 후보들에 뒤졌다. 서 의원은 전남도의원과 3선 무안군수를 거친 재선 국회의원으로 지역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지만 낮은 인지도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득표율 2위로 최고위원이 된 강병원 의원은 서 의원과 대비된다. 고창 출신인 강 의원은 고향에서 정치를 하려했지만 쓴 맛을 본 뒤 다시 서울로 올라가 성공 가도를 걷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노무현 대통령 후보 수행비서로 정계에 입문해 참여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그는 2012년 19대 총선때 고창부안지역구 민주통합당 경선에 나섰지만 당시 김춘진 의원에게 패했다. 이후 2016년 20대 총선에서 서울 은평을지역구에 출마해 5선의 이재오 의원을 꺾고 당선된 뒤 재선에 성공했다. 전남 고흥 출신인 송영길 당 대표도 인천 계양구에 지역구를 둔 5선 국회의원으로 인천광역시장을 지냈다. 두 사람 모두 호남 연고의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지만 정치적 활동 무대는 모두 수도권이었다. 민주당의 기반이 호남에서 수도권으로 옮겨간 계기로 온라인 당원 가입 시스템 도입이 꼽힌다. 2015년 12월 정당법 개정으로 인터넷 입당이 가능해지면서 민주당 전신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12월 16일 온라인 당원 가입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즈음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으로 문재인 대표 체제가 흔들리자 문재인 지키기에 나선 지지자들의 인터넷 입당이 급증했다. 일주일 사이에 10만여 명이 입당할 정도였는데 대부분 수도권의 30~40대 남성이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2015년 말~2016년 초 인터넷 입당자들이 당내 여론 형성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5.2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된 김용민(경기 남양주병) 강병원(서울 은평을) 백혜련(경기 수원을) 김영배(서울 성북갑) 전혜숙 의원(서울 광진갑)은 모두 수도권 지역구 의원이다. 친문과 비문 등 계파 대결도 치열했지만 5.2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는 한마디로 지방 정치의 몰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방 정치인의 중앙 무대 도전 의욕 저하와 지방의 정치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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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인석
  • 2021.05.03 19:56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길] 다이어트앱, 부당약관 및 과장 광고 주의해야

과체중, 비만 인구 증가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집합체육시설 이용이 어려워짐에 따라 최근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다이어트 관리 서비스의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다이어트 관리 서비스란 헬스장 등 체육시설에서 대면교육으로 수강하던 운동법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알려주고, 꾸준히 운동식단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한국소비자원에서 다이어트건강운동 관련 모바일 앱(이하 앱)을 조사한 결과, 유료 다이어트 프로그램 및 건강식품 판매와 관련하여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이나 과장 광고가 확인되어 서비스 이용 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 이용자수가 1천명이상인 다이어트건강운동 관련 모바일 앱 10개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조사대상 10개 앱 중 7개 앱이 소비자의 계약 해지 및 대금 환급을 제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대부분 1개월 이상의 계속거래로 언제든지 계약해지가 가능하다. 구체적으로는 월간연간 구독료를 자동결제방식으로 지불하는 5개 앱 중 2개 앱은 7일 이내에만 계약해지 및 구독료 환급이 가능했고, 인앱 결제만 이용 가능한 3개 앱은 자동결제를 해지해도 남은 기간 동안 계속 서비스가 제공된 후 다음 번 정기 결제 시 요금이 청구되지 않는 구조여서 잔여기간에 대한 환급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계약기간을 월 또는 주 단위로 정하여 이용하는 2개 앱은 계약기간 절반 경과 시 계약해지가 불가능하거나 일괄적으로 계약 후 1주일 이내에만 50%를 적립금으로 환급 가능해 소비자에게 불리했다. 10개 앱의 약관을 분석한 결과, 2개 앱은 다이어트 강사가 강의를 중단하는 경우, 회사의 사정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경우 등 사업자 귀책사유로 서비스 제공이 중단되는 경우에도 사업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또한 회원의 위반행위 경중에 상관없이 약관 및 운영방침 등을 위반한 경우 등 불명확한 사유로 소비자의 서비스 이용을 제한할 수 있었다. 한편, 소비자가 직접 작성한 이용 후기 등 게시물은 저작물에 해당되므로 저작권법에 따라 이용 전에 소비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4개 앱의 약관은 이용후기 등 저작물을 소비자의 사전 동의가 아닌 통보만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2개 앱은 저작물 이용목적을 서비스 및 사업 관련 등 추상적이고 자의적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10개 앱의 광고를 모니터링 한 결과, 3개 앱의 식품 광고에는 일반 식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면역력을 높여라, 지방 합성 방해 등의 표현과 체험 후기를 이용하여 소비자를 기만할 수 있는 표현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개 앱은 일반공산품인 마사지기에 대해 혈액공급 원활, 통증 감소 등과 같이 의료기기로 오인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번조사를 통해 다이어트 관리서비스 운영사업자는 불합리한 약관 및 제품에 대한 과장광고 등은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다이어트앱 관련 및 다이어트식품관련 소비자피해 및 상담은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소비자정보센터(282-9898)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소비자정보센터 박민정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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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1.05.03 17:35

국민 불안 덜게 백신 수급에 만전기해야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전국적으로 지난 주만 해도 일별로 확진자 수가 500600명대를 오르내려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국면이다. 도내의 경우 완주 자동차 부품업체 집단감염으로 18명이 확진됐고, 남원 인월면의 유흥주점 관련 6명, 진안 소재 유치원 관련 6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도내도 일상 생활공간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5월에는 내일 어린이날 부터 어버이날, 부처님오신 날 등이 이어지면서 각종 모임이나 행사 등으로 사람 간 접촉이 많아져 감염 확산이 우려된다. 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 조치를 오는 23일 까지 3주간 연장한 것도 5월 한달 방역의 중요성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반전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백신 접종이다. 하지만 백신 수급 차질로 75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화이자 백신 접종이 한시적으로 중단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화이자 백신은 1차 접종 후 3주 이내에 2차 접종을 마쳐야 한다. 따라서 백신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1차 접종자에 대한 2차 접종이 우선 급하기 때문에 신규 접종을 중단시킨 것이다. 2일 기준 도내 1차 접종을 한 8만7317명 가운데 1만1666명만 2차 접종을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접종이 중단되면서 접종을 희망한 6만4862명은 1차 접종자의 2차 접종이 마무리되는 오는 21일 이후에나 접종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번 한시적인 백신 접종 중단사태는 조기에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접종을 시작한 정부의 수급 계획 차질이 빚은 시행착오다. 감질나게 반입되는 백신으로 접종을 하다보니 2차 접종 물량을 1차에 당겨쓰는 등 무리수가 동원된 것이다. 정부는 어제 청와대에서 문재인대통령 주재로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 점검회의를 갖고 방역 대책과 백신 도입, 접종상황 등을 집중 점검했다. 정부는 현재 백신 수급난의 실상을 국민들에 구체적으로 알린 뒤 이해를 구해야 한다. 수급에 지장이 없다는 백 마디의 말 보다 충분한 물량 확보라는 실적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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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5.03 17:35

새만금에 문화와 예술을 입히다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 도시들이 문화와 예술에 주목하고 있다. 고령화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고 매력적인 정주환경과 관광개발을 꾀할 수 있는 문화중심 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가령 색색의 벽화로 채워진 한 마을의 골목이 예술로(路)가 되어 특별한 도시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그 지역만의 문화적 역량과 가능성을 키우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의 간척지인 새만금도 문화예술 중심 도시로 거듭나는 밑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오랜 바다의 역사를 모태로 광활한 대지와 63개의 다채로운 섬으로 이뤄진 고군산군도 등 무궁무진한 문화적 자원과 예술적 가치를 담고 있는 새만금을살고 싶은 도시,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도시로 새로운 맞춤형 전략을 세워 개발추진하고 있다. 먼저, 문화예술형 스마트 수변도시를 개발하는 것이다. 쇠퇴한 철강공업도시였던 빌바오를 세계인이 모여드는 도시로 만든 스페인의 구겐하임미술관처럼 새만금에도 물을 극대화한 문화공간을 건설할 계획이다. 한편 빛바랜 집과 염전창고가 현대 예술의 성지로 바뀐 일본의 나오시마 섬처럼 새만금 수변도시에 어울리는 갤러리와 예술의 거리를 조성하여 새만금을 예술의 섬으로 새롭게 탄생시켜 나가고자 한다. 아울러 문화와 예술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는 문화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새만금 호수와 바다, 세계 최대의 수상 태양광 등을 활용한 수상 관광과 해양레저 메카로서 역동적인 체험을 제공할 것이며, 2023년 세계 잼버리대회는 이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여기에 K-Pop 페스티벌 등 공연, 영상, 조각 등 예술 활동이 일상화되는 도시로 발전시켜 문화예술인들이 머물고 싶은 창작도시로도 브랜드화 시킬 계획이다. 더불어 자연경관형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고자 한다. 비 오는 날에만 만나는 망주폭포, 바다 위의 야경인 장자어화 등 고군산군도의 선유8경을 테마가 있는 관광으로 개발하고, 역사와 자연이 함께 하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역사자원과 연계하는 섬(島)길도 만들 것이다. 이미 개관 운영 중인 국립휴양림, 케이블카 사업 등과 함께 고군산군도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지금 새만금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가지 관광레저 사업, 박물관 건립, 축제 기획 등은 품격 있고 살기 좋은 문화도시를 만들어가는 하나의 과정에 있다. 신시야미의 특색 있는 리조트와 미래의 가상증강 스포츠로 각광받는 VRAR테마파크, 국내 유일의 국립간척사박물관이 건립되고 있다. 특히 태양광 발전사업권을 인센티브로 한 관광레저용지 개발을 위한 투자유치 공모사업은 새만금의 개발 목표에 조금 더 빨리 다가가는 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새만금은 점(點)에서 시작해 선(線)으로 연결되고, 나아가 면(面)에서 형(形)태로 디자인되는 다원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할 것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변화의 기로에 서 있는 도시에 선도적인 플랫폼이 될 것이다. 또한 문화와 예술적인 요소들을 잘 버무려 독보적인 브랜드로 만들어지면, 현재와 미래 세대 모두가 머무르고 싶은 진정 새로운 문명을 여는 도시로서 새만금의 비전이 실현될 것이다. 새만금이 나아가는 예술적이고 문화적인 여정에 맞춰 여러분들의 발길이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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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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