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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려장(靑藜杖)

고재웅 전 군산여수해운항만청장 인생 나이 망구(望九81세)를 넘기고 보니 내 몸이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는다. 자신은 나이먹은 것을 쉽게 알아채지 못하지만 자식들은 금방 감지할 수 있는 것이 늙은 부모의 부자연스런 행동거지다. 하루가 다르게 말은 어눌해지고 시력도 저하되며 무엇보다도 뒤뚱거리는 발걸음 자세가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도 예외가 아닌지라 이를 간파한 딸녀석이 멋스럽고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스테인레스 지팡이 두 개를 선물로 주며 나들이할 때마다 이용하라는 게 아닌가! 할멈과 나는 아직도 마음은 이제 겨우 환갑, 진갑 넘긴 초늙은이일 뿐인데 지팡이를 짚는다 생각하니 남의 시선도 의식되고 다소 자존심도 상해 그냥 신발장 속에 처박아 두었다. 흘러가는 세월은 천하장사도 막을 수 없고 한평생을 건강하게 살아온 사람도 늙어서 찾아오는 병은 어찌할 수 없어 지팡이에 의지하다 삶을 마감한다. 세계 제2차대전의 영웅인 영국 처칠도 지팡이를 짚고 전장을 휘젓고 다녔다 하니 한 시대를 풍미하던 영웅호걸도 말년에는 지팡이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노인네의 필수 반려품이라 할 수 있는 지팡이는 결코 부끄러운 물건이 아니고 인생을 살아낸 자에게 주어진 훈장과도 같은 상징물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는 통일신라 시대부터 장수노인에게 명아줏대로 만든 청려장(靑藜杖) 지팡이를 임금이 하사했다고 한다. 청려장은 중국 후한 때 유향이란 선비가 어두운 방에 노인이 나타나 마른 명아줏대로 바닥을 탁 치자 푸른 불빛이 나며 주위가 환하게 밝혀졌다 한 데서 유래한다. 조선시대에도 50세가 되면 자식들이 부모의 장수를 기원하는 뜻에서 청려장을 바쳤으니 이를 가장(家杖)이라 하였고, 60세 회갑이 되면 마을사람 전체 이름으로 마련해 주며 축수를 빌었던 청려장을 향장(鄕杖)이라 하였다. 70세 고희가 되면 나라에서 내리는 청려장을 국장(國杖)이라 하였고, 80세 산수에는 임금이 친히 청려장을 하사하고 크게 잔치까지 베풀었다 하니 이 지팡이가 바로 조장(朝杖)이다. 오늘날에도 1992년부터 노인의 날(10월 2일)에 그 해 100세를 맞는 노인들에게 대통령 명의의 청려장 지팡이를 내려준다. 대통령의 축수카드와 함께 오색찬란하게 장식된 청려장을 받은 집안에서는 안방, 거실 벽면에 고이 걸어놓으며 가보로 보존한다. 그만큼 청려장의 우아함은 전통 장수지팡이이자 민속품으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청려장에 담긴 효심이 노인들의 건강한 삶 영위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으니 이 어찌 인생 마지막 효자발이 아니겠는가? 필자도 지난해 가을철부터 왼쪽 골반부위가 욱신거리고 걸을 때도 뒤뚱거려지는 것을 어찌할 수 없어 병원에서 CT촬영을 해보았다. 예상대로 육중한 몸을 82년째 무리하게 두 다리가 지탱해 온 결과라는 것이 의사의 설명이었다. 담당의사의 말인즉슨 노인이 마지막 기댈 수 있는 효자발은 지팡이니까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좋은 지팡이를 구해 의지하며 함께 사시라는 충고다. 비록 대통령이 하사한 청려장은 아니지만 일찍 딸녀석이 마련해 준 가볍고 견고한 스테인레스 지팡이를 청려장으로 여기고 문밖에 나갈 때마다 이용하려 한다. 이젠 효자발이 있어 마음도 든든하고 발걸음도 한결 가벼운 기분이 든다. /고재웅 전 군산여수해운항만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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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05 16:16

나라사랑의 또 다른 이름 ‘병역명문가’

이영희 전북지방병무청장 지난 달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 대응방안을 보면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 미만인 유일한 국가이며 출생아 수도 30만명이 위협받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에 병역자원은 가파른 출산율 감소와 맞물려 매년 감소하는 추세이며, 2020년 병역판정검사 대상인원은 29만 7655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4만 1450명이 감소하였다. 병역자원 감소 추세에도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적으로 유일한 분단국가이며 이러한 안보환경 속에서 병역의무 이행은 국가 안보의 기본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병무청이 찾고 있는 병역명문가의 의미는 특별하다. 병역명문가란 3대 가족 모두가 현역복무를 성실히 마친 가문을 말한다. 즉, 1대 할아버지, 2대 아버지백부숙부, 3대 본인형제 및 사촌형제 모두가 현역복무를 명예롭게 이행한 가문이다. 병무청에서는 2004년부터 해마다 성실히 병역을 이행한 사람들이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병역명문가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로 16년째를 맞이한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은 첫해에 40가문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전국적으로 5381가문, 전북지역은 159가문을 병역문가로 선정하였다. 해를 거듭할수록 국민적 관심과 공감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병역명문가문의 명예심을 높이고 이들을 우대하기 위하여 국공립, 민간시설 이용료 할인 등 사회 여러 분야에서 실질적인 혜택을 부여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 결과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으로 자치단체에 병역명문가 예우를 위한 협조를 통해 병역명문가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전국 17개 시도와 110개 구시군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제정 시행하고 있다. 우리 전북지역은 15개 중 9개의 지방자치단체가 자치조례를 제정 시행하고 있다. 그밖에도 전국 890개, 우리지역 50개의 민간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병역명문가가 각종 이용료 면제(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의 성공적인 추진과 지속적인 발전을 위하여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각급 기관과 관계자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한다. 최근 질병으로 군을 면제받은 의무자가 질병을 치유하고 지원해 현역으로 입영하거나 영주권자로서 자원 입영하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 또한 유명 연예인들이 과거와 달리 앞 다퉈 군에 지원 입영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것은 이 같은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의 긍정적인 효과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가짜 청각마비, 우울증 조작 등 병역면탈 행위가 발생하고 있는 이때에 우리 젊은이들에게 병역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병역이행의 숭고함도 일깨워 주리라고 확신한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병역명문가 모든 분들께 존경과 감사를 드리며, 이분들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과 고귀한 희생에 보답하는 길은 이들의 희생정신을 잊지 않고, 사회적으로 존경하고 우대받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일일 것이다. 앞으로도 도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 속에 많은 병역명문가문이 탄생하길 기원해 본다. /이영희 전북지방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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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05 16:16

우리에게는 더 다양한 질문이 필요하다

송원 배우다컴퍼니 대표 새 해 첫날 그녀가 물었다. 올해는 어떤 작품을 하고 싶어? 그녀가 무심하게 던졌던 이 짧은 질문은 나를 둘러싼 사회의 많은 것들과, 과거와 현재의 나에 대한 깊은 사유를 불러일으켰다. 나는 올해로 14년째 연극활동을 하고 있다. 배우로 10년 그 후엔 연출로, 처음 연극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연예인이 얼마나 힘든 직업인 줄 아느냐는 (질문을 가장한) 질타였다. 나는 연예인이 되고 싶은게 아니었는데... 5년쯤 지나고 나니 아직도 연극 하니? 라는 냉소어린 비아냥을 받기도 했고 10년쯤 되니요즘은 연극 같은거 해도 벌이가 되느냐?며 끈기를 인정(?)받기도 했다. 예술가를 직업군에 포함시키지 않으려는 우리사회의 인식은 어린 날의 나를 안정된 직장인이라는 기준에 한참 못미치는 객기 넘치는 철부지로 규정했고 그로인해 꽤 긴 시간 나는 나 자신을 부끄러워했다. 왜 하필 연기가 하고 싶을까, 내가 가진 재능이 마치 독이라도 된 듯이 무명의 연극배우가 감내할 것은 배고픔이라 믿으며 온갖 불합리한 환경 속에서도 참고 버티는 것만이 해결책라고 믿고 버티고 또 버텼다. 돌아보면 짠내나고 암울했던 기억들.. 초라해질 대로 초라해진 그때의 나에게 너의 창작과정은 근로로 환산할 수 있으니 너의 배고픔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다,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은 높이 평가 받아야 마땅하며 너의 권리는 반드시 보장받아야 한다고 일러주는 선배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또한 그게 어떤 일이든 우리 모두는 그저 가슴 뛰는 삶을 살아도 괜찮다며 내 손을 잡고 격려해주는 어른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어느덧 나는 그런 진심 어린 위로를 해줄 어른으로, 예술가의 권리에 대한 제도적 변화를 주장할만한 선배로 성장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크고 작은 자리에서 청년예술가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발언하고 30대 중반의 여성예술인이자 연출가로서 동시대에 예술의 기능적 요소를 이해하는 창작물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제야 이 직업을 선택한 스스로를 인정하고 긍정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요즘 나에게 다시 시련 같은 질문이 많아진다. 그래서 결혼은 언제 할 계획이냐? 가슴이 턱 하고 막힌다. 예술가로 고군분투 하며 열심히 살아온 지난날의 흔적이 완벽하게 지워지는 느낌이다, 결혼을 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여자 선배들을 일컬어 독하다고 치부하거나 히스테릭하다고 폄하하는 분위기를 체험했기에 결혼과 출산은 여성예술가로 하여금 완성된 삶의 형태라고 믿게 하기도 했다. 더 큰 사회적 인식의 한계에 부딪히는 순간이다. 그렇게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은 나는 또 한번 이 사회에서 철부지로 평가되는 위기에 놓였다. 그런데 그녀는 결혼이나 출산, 가족관계, 연봉 등 사회적 기준이 아닌 내가 살고자 하는 삶에 대해 질문해주었다. 올해는 어떤 작품을 하고 싶어? 그것은 나를 다시 살게 하는 질문이다. 나를 더 잘 살게 해줄 질문이다. 무척 사적이지만 전혀 불편하지 않은 질문. 나를 오롯이 창작자의 위치에 놓아두었기에 가능한 질문. 나는 대답한다. 어딘가 불편해서 자꾸만 외면하고 싶었던 이야기, 들여다보면 가슴이 뜨거워지는 이야기, 하다보면 잘 했다 싶은 이야기. /송원 배우다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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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05 16:08

겉도는 ‘생태관광’ 선택과 집중 통해 경쟁력 키워라

10년 계획으로 추진하는 생태관광 육성사업이 반환점을 돌았지만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해 겉돌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특화된 지역별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한편 기대에 못미치면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업시행 2년도 안돼 지난 2017년 전주시와 부안군이 제외된 데 이어 올해는 김제시와 완주군마저 지원이 중단될 예정이어서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사업추진 5년만에 자치단체의 30%가량이 배제되면서 방향 재설정 등 체질개선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당초 1시군 1생태관광 목적으로 닻을 올렸으나 사업비가 균등 지원됨에 따라 예산 나눠먹기 논란까지 불거지는 등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무엇보다 사업 성과도 자치단체별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예산지원 방식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를테면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끌거나 자치단체 추진 의지가 강하면 예산을 크게 늘리는 반면 지지부진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방식이 거론됐다. 이같은 여론을 감안해 전북도에서도 2017년 사업추진에 따른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자 중간 실적을 토대로 개편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생태관광 육성사업은 지난 2015년부터 오는 2024년까지 10년 동안 총사업비 1022억원이 투입된다. 생태관광 자원이 지역의 다양한 문화유적과 유기적으로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생태 관찰이나 안내전시장, 자연환경 교육홍보 시설 및 생태 마을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군산의 청암산 에코라운드익산 금마 서동 생태공원정읍 솔티 달빛 생태숲 완주 경천 싱그랭이 에코빌 무주 반딧불이 생태관광지장수 금강 첫물 뜬봉샘 생태관광지순창 섬진강 장군목 생태관광지고창 운곡 람사르습지 생태관광지 등이 대표적이다. 사업 시행 5년을 넘긴 생태관광 육성의 자치단체 성적표는 제각각이다. 물론 지역적으로 뛰어난 생태자원과 관광인프라를 갖추는 등 성공적인 사례는 평가를 통해 예산지원을 차별화할 수밖에 없다. 한정된 예산을 인센티브 방식의 선택과 집중에 따라 배분하고, 사업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집중해야 한다. 사업 성패가 예산지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치단체는 이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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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1.05 16:08

마이스산업 육성 도내 인프라 확충 서둘러야

전북도가 경제효과가 큰 마이스 산업에서 변방에 머문채 소외되고 있다. 마이스산업의 기본 인프라인 컨벤션센터 4성급 이상 호텔 등의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마이스산업이란 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의 영문 머릿글자를 딴 용어로,관광산업의 총아로 불릴 만큼 부가가치가 높고 고용창출 효과가 큰 산업이다. 지역의 관광자원과 연계되면 파급력이 더 커질 수 있는 신성장 동력산업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전북에 대형 국제행사나 대규모의 학술대회, 기업회의, 각종 행사 등을 여유롭게 치를 수 있는 시설은 군산 컨벤션센터(지스코)가 유일하다. 해외 참석 인사나 바이어등 VIP고객의 숙박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4성급 호텔 역시 5개소에 불과하다. 이같은 인프라의 부족으로 그동안 전북은 마이스산업 분야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왔다. 실제 지난 2016년 부터 2018년 까지 정부가 지원한 대규모 행사는 총 438회로 이 가운데 전북에서 개최된 행사는 단 3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수도권이 248회로 전체 행사의 56.6%를 차지했다. 전북을 지원하려 해도 컨벤션센터등 시설이 열악해 국제 위상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결과다. 전북 혁신도시는 국민연금 공단 영향으로 세계적 금융도시로 성장 발전해 가고 있다. 다른 입주 기관의 대규모 행사나 회의, 해외 고객의 방문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현재의 도내 인프라로는 역부족이다. 도내에 100인 이상 참가 행사를 치를 수 있는 관련 시설은 60여개소가 있지만 대부분 국제행사 수준에 맞추기에는 미달이다. 이에따라 이들 기관들은 다른 지역에서 행사를 갖기도 한다. 전북도가 올해 마이스산업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관광 전담부서와 연계해 우선 유치 가능한 행사와 시설 발굴에 나서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우선 회의 전문 시설이 아닌 한국전통문화전당등 각 시군 소재 시설과 지역 관광자원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방법이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마이스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컨벤션센터와 4성급 이상 호텔등 인프라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 민간자본 유치등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한다. 아울러 콘텐츠 개발, 전문인력 양성등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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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1.05 16:08

민주당 캐슬의 적폐

해가 바뀌면 삶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먹고 살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사람이 많다. 진보다 보수다 하면서 갈수록 이념논쟁이 치열해 걱정스럽다. 네편이 아니면 무작정 적으로 간주하는 험악한 세상이 만들어졌다. 마치 얼굴에 바코더를 찍고 다닌 것처럼 피아구분이 될 정도다. 머리가 좋은 식자층은 상황논리에 따라 자기변신을 잘 하지만 민초들은 그런 짓도 못한다. 선거 때마다 이긴쪽으로 붙어서 뒷돈 댄 사람들만 잘 먹고 잘 산다. 전북은 피 같은 돈이 서울로 계속해서 빠져 나가면서 더 경제가 어려워졌다. 보험 금융 유통 등을 통해 연간 헤아리기 조차 힘들 정도의 큰 돈이 역외로 유출된다.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됐다. 피 흐름이 원활치 못해 지역이 활력이 떨어져 시래기처럼 말라간다. 각 자치단체들이 청년인구 유출을 막으려고 몸부림 치지만 백약이 무효다. 안심하고 다닐 일자리가 없다. 누가 부모 형제 떠나 타관 땅에서 살려고 하겠는가. 이런 상황이 만들어졌지만 정치권은 노력한다는 말만 할뿐 개선을 못한다. 후보자 면면이 크게 달라진 게 없다. 희망을 걸 수도 없다. 자신을 뽑아주면 하늘에 있는 별이라도 따다 줄 것처럼 자신감을 내비치지만 그 속내는 빈수레 같다. 도민들이 지역주의 프레임에 갇혀 옴짝달싹 못한다. 서서히 지역주의 선거를 또 할 수 밖에 없는 구도가 만들어진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대선 때 얻은 지지율 보다 더 높은 70% 가까이 나온 게 이를 반증한다. 지금 민주당 진입장벽이 너무 높게 쳐져 인재들이 못들어간다. 웬만한 인물은 당원 확보를 못해 끼어들 공간이 없다. 오랫동안 자기들끼리 성을 높게 쌓아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조직체가 만들어졌다. 능력이 출중해도 전북에서는 진입하기가 쉽지 않아 정치하기가 어렵다. 집권당이 됐다고 우쭐대고 자만하면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다. 이름도 없었던 졸부들이 에워싸면서 유지인양 호가호위한다. 자기 편 아니면 국물도 없다는 식이다. 알게 모르게 자기편끼리만 짝짜꿍해 먹어 치우는 바람에 썩어 문드러지고 있다. 선거로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승자독식주의라는 미명하에 끼리끼리 다 해먹어 지역사회가 건강성을 잃어간다. 집행부 독주를 견제해야 할 지방의회도 한통속이어서 믿을 게 없다. 뭣이 정의인지 구분이 안된다. 숫자만 많으면 정의라고 우긴다.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민주당이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고 그들만의 성을 쌓은 게 잘못이다. 확보된 당원이 많아 몇사람이 거대한 전북을 요리하며 권력을 휘두른다.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이 전북발전의 기회였지만 그것을 못 살리고 있다. 매너리즘에 빠진 관료출신들의 무능함이 크다. 무작정 인기영합주의에 빠지거나 정치력이 없는 자치단체장들이 제왕적 권한만 누리기 때문이다. 선거 때 도와준 사람들이 불나비마냥 권력자 주변에 빌붙어서 공생관계를 형성한 게 악의 씨앗이다. 10년전이나 20년 전이나 그 때 그 사람들이 전북에서 유지랍시고 행세한다. 가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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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0.01.05 16:08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힘

김윤정 정치부 기자 2011년 5월. 이명박 정부는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할 예정이던 한국토지공사를 한국주택공사와 통폐합 시킨 후 영부인의 고향인 진주로 보냈다. 전북도민들의 분노는 들끓었고, 토지공사를 지키겠다고 호언장담하던 정치인들의 석고대죄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이명박 정부는 LH대신 국민연금공단을 대안으로 내밀었다. 전광우 당시 이사장 또한 전북지역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그가 꺼낸 카드는 바로 공단에서 운영하는 기금이었다. 전 이사장은LH가 드릴 수 없는 부분을 연금공단이 드릴 수 있다며국내 외환보유고 보다 많은 돈을 굴리는 공단이 전북에 올 경우 전북에 직간접적으로 큰 혜택이 돌아갈 것이며, 표정관리 해야 할 곳은 전북이라고 장담했다. 불행 중 다행일까. 지난 2017년 2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전북혁신도시에 자리 잡은 후 그가 한 예언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전 이사장이 의도했던 바는 비록 달랐지만 말이다. 당시 330조였던 기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700조를 돌파했다. 날이 갈수록 커지는 기금 규모를 감안할 때 국민연금의 힘은 앞으로 점점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업계에서 국민연금은 자본시장의 큰손, 기금운용본부장은 자본시장 대통령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전북이 기금운용본부를 기반으로 제3금융중심지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동력 역시 기금운용본부에 있다. 기금운용본부의 힘은 이전 2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천문학적인 자본을 운용하는 미국의 SSBT와 BNY멜론 은행이 먼저 자리 잡았다. 해외금융사가 움직이자 국내 대형금융업계도 뒤질세라 우리은행과 SK증권이 전주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최근에는 대체투자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무궁화신탁과 현대자산운용이 본사 이전을 추진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제는 전북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모든 것을 기대서는 안 된다. 지역민 스스로 금융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한다. 그 첫 단추는 향토금융사인 전북은행이 떼야 한다. 못사는 집 큰 아들 어깨가 왜 무겁겠는가.

  • 오피니언
  • 김윤정
  • 2020.01.02 19:31

지역 중심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정착시켜야 한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천신만고 끝에 선거법이 개정되었다. 비록 반쪽의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이고 권역별 대표제는 아니라는 한계가 분명하지만 오랜 정치개혁과제였던 의회의 다양성 확보와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이 훨씬 용이해져 양당 중심의 획일화와 전횡을 부분적으로나마 해소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되었다. 하지만 미리 축포만을 터트린다면 희망이 헛된 꿈이 될 수 있다. 정의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의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이 동반되어야만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역대 선거에서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고 있는 정당 득표율을 획기적으로 상향시키기 위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만 한다. 우선 지역구에 경쟁력 있는 후보들을 공천하여 대안 정치 세력으로서의 자신의 위상을 바로 세워야 한다. 과거 선거에서는 전국적으로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는 지역구에서 이렇다 할 후보를 내지 못해 비례득표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다. 지역구는 X당? 비례는 Y당? 을 홍보하거나 구색 맞추기 수준에서 후보를 억지로 내기도 했다. 이제 지역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비례도 장담할 수 없다. 과거에는 지지정당이나 후보와 상관없이 진보정당에 정당 투표를 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이제는 유권자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정당에 표를 몰아줄 확률이 높다. 진보정당이 앞장서서 연동형 비례제의 취지를 적극적으로 살려 연동형 비례후보를 권역별로 추천하여 각 지역의 지지를 끌어올려야 한다. 거대 정당의 중앙당 독점 구조를 답습한다면 소정의 성과를 내기는커녕 거센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또한 진보정당들끼리 불필요한 대결이나 진흙탕 헤게모니 싸움을 벌이지 말아야 한다. 진보정당과 진보진영 전체의 지지율을 높여야만 나눌 수 있는 것도 많아진다. 선의의 경쟁이 불가피하더라도 공격의 대상을 분명히 해야 할 이유이다. 현재 정당들은 중앙당 중심의 1인 체제 내지는 중앙당 독점 구조로 당내 민주주의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 정당 가릴 것이 없다. 오십보백보이다. 당내 민주주의를 심화시키고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의원들이 많이 배출되는 것은 정당 발전과 정당의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50% 연동형 비례제가 적용되는 30명의 비례대표 후보는 반드시 권역별 경선이나 권역별 추천을 통해 권역별로 고르게 배치해야 한다. 그래야만 연동형 비례제를 실시하는 목적에 충실할 수 있고 이후 법 개정을 통해 완전 권역별 연동형 비례제를 실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갈 수 있다. 선관위에서 나눈 6개 권역별로 협의체를 구성하여 권역 내의 시도당을 강화하고 권역별 비례 후보 추천을 위한 기구로 기능하며 장기적으로는 당내 주요 의사 결정 기구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지역이 스스로 노력하여 권리를 획득하지 않으면 연동형 제도의 취지를 살릴 수 없다. 시도당의 사무처 직원도 지역에 뿌리를 둔 인사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사무처 직원의 과반 이상을 지역에 할당해야 한다. 현재의 정당은 철저한 중앙당 중심 체제이다. 이를 분권형 정당 체제로 변화시켜야만 장기적으로 지역을 스스로 책임질 수 있고 연동형 비례제를 제대로 안착시키며 민주주의의 지평을 넓혀 지역사회 민주주의의 확대로 나아갈 수 있다. 지역 중심의 정당 운영 체제를 내놓아 지역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많은 지지를 받고 비례대표 후보를 많이 당선시켜 원내 진입과 원내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할 것이다. 다양한 정치세력이 원내에 진입하여 정치의 다양성을 확대하고 지역을 제대로 대변하며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통해 정치를 시민의 품으로 되돌려놓아야 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정치개혁의 대장정에 지역 정치세력들이 앞장서서 나아가야 한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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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02 17:40

[금요수필] 금년 한해는 정말 후회 없이 살자 -

안도 우리고장 출신 송대관의 <새 출발>이라는 노래다. <새 출발이야, 저 하늘도 손뼉 치며 나를 축복할거야. 운명아 비켜라. 내가 지나간다. 힘들고 지친 몸 붙잡지 마라. 뒤돌아볼 시간이 없다. 서럽고 괴로운 지난 날 가슴에 묻고 뛰고 또 뛴다. 내 인생은 내가 만든다. 오늘을 놓치면 나는 낙오자, 희망을 잃지 않고 달려 가면은 저 하늘도 손뼉 치며 나를 축복할거야> 우리는 해마다 희망과 기대 가운데 새해를 맞이한다. 새해를 맞아들이는 길들이 다양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새롭게 하는 일이다. 그래서 연말연시 즈음이면 누구나 다 마음을 돌아보고 새로운 결심의 시간을 갖는다. 이렇게 하는 것은 아마도, 한 번 흘러가면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의 불가역성에 대한 깨달음과 그 시간 안에서 촌음을 아끼고 시행착오를 줄여 진선미의 삶을 살려는 마음 스스로의 울림인 듯하다. 새로운 결심으로 새해를 시작하며 꼭 지녔으면 하는 마음은 곧 새 마음이다. 정채봉 시인은 <첫 마음>에서 새해아침에 찬물로 세수 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 일을 한다면 그때가 언제인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고 했다. 새해를 맞이하며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늘 새 마음, 첫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조선조 정조 임금 때 항상 실학을 강조했던 성재(性齋) 허전이이라는 학자가 있었다. 그는 자신의 문집에 歳時來拜人 歳時來拜人 半是鬍眉皓 不知己年高 還驚少年老라는 5언 절구를 남겼다. 해석을 하면 새해에 세배하러 찾아오는 사람/ 절반은 수염 허연 사람들이네/ 내 나이 많아짐을 알지 못하고/ 소년들 늙었음에 도리어 놀라네. 라는 시다. 우리는 지금까지 새해를 어떻게 맞이했을까? 어렸을 때는 세뱃돈이 생겨서 좋았고, 새 옷이 하나 더 생겨서 좋았고,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되어 좋았다. 또 무언가 새로운 듯 한 분위기 속에서 막연히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만 같았고, 거창한 신년 계획을 세워 놓고 계획표만으로도 한 뼘 더 성장한 듯 의기양양했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는 달력의 빨간 날이 되었고, 그저 어제의 다음날이 되지 않았나싶다. 그런데 어느 날 거울로 본 우리는 위의 시에서처럼 나이를 먹었다. 위의 시는 노시인이 새해를 맞으면서 느끼는 감정을 평이하며 아주 순수하게 표현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새해에 인사를 드려야 할 사람은 점점 줄고, 찾아와 인사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게 마련인데, 이 시에서는 찾아오는 이들 중 머리와 수염이 하얀 사람이 절반이나 된다고 하였다. 평소 자신의 나이를 크게 인식하지 못하다가 찾아오는 젊은이들을 보고 노인이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에 시인은 깜짝 놀라고 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새해지만, 결코 누구나 똑같지는 않다. 어떤 이에게는 희망이, 어떤 이에게는 그냥 휴일이, 어떤 이에게는 서글픔이 될 지도 모른다. 새로움은 언제나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일 것이다. 우리의 짧은 삶이지만 잘 살면 한 번으로도 족한 것이 인생이다. 문제는 '잘' 사는 것이 쉽지 않다. 새로 맞은 한 해를 잘 살아보자고 다짐해 본다. 다짐은 줄이고, 행동을 늘리는 한 해를 살자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또 다시 이렇게 다짐을 한다. 금년 한해는 정말 후회 없이 살자. * 안도 시인은 전북문인협회 회장과 전북문학관 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전라북도 국어진흥위원회 위원장과 전북교육문화회관 시. 수필 전담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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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02 17:40

'티셔츠 네트워크'

올림픽처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무대는 아니었으나 새로운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돋보이는 개막식으로 주목을 모았던 국제행사가 있다. 2010년 가을, 서울에서 열렸던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다. 행사 조직위원장은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1988 서울 올림픽 개폐회식으로 문화의 창조력과 가능성을 확인시켜주었던 그의 아이디어는 이 행사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됐다.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신명난 가락에 흩날리기 시작한 벚꽃이 다시 그 소리를 타고 흩어져 객석으로 날아들었던 개막식. 소리의 신명과 첨단 디지털과의 융합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풍경은 객석을 압도했다. 서울 무지개란 주제의 개막식 공연은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과 4D기술이 접목된 세계 최초의 4D 디지로그 아트공연이었다. 용어도 생소했던 디지로그 아트 공연은 당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것이어서 실제 퍼포먼스를 위해 딱 하루 연습했다는 후문이 있다. 행사의 백미는 또 있었다. 코엑스 본회의장에 내걸렸던 2010장의 면 티셔츠 퍼레이드다. 배너 문화에 익숙한 우리에게 티셔츠 물결은 생각을 뒤집는 또 하나의 창조였다. 티셔츠 네트워크라 이름 붙인 이 퍼포먼스 역시 이 위원장의 아이디어였는데, 그 취지와 배경을 인터뷰로 들은 적이 있다. 아이디어의 뿌리는 2002년 월드컵 때 대한민국을 물들였던 붉은 악마의 붉은색 티셔츠. 1천만 명의 가슴과 가슴으로 이어졌던 티셔츠 파워를 주목했던 이 위원장은 이 파워를 다시 문화적으로 해석해 티셔츠 네트워크를 만들어냈다. 덧붙인 설명이 있다. 사람들은 인터넷으로만 네트워크를 맺을 뿐 생명을 가진 몸의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소홀합니다. 티셔츠 네트워크는 아날로그의 새로운 반역이자 반동의 표현이에요. 티셔츠 네트워크의 기발한 창조성은 퍼포먼스로만 끝나지 않았다. 2010장의 티셔츠는 기념품으로 판매되고, 그 수익 전액은 아이티 난민에게 보내졌다. 연말, 문화부가 문화도시를 선정해 발표했다. 선정된 도시들이 내세운 주제를 보니 거개가 지역의 전통적 환경과 정체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티셔츠 네트워크를 떠올린 것은 그 때문이다. 인터넷 힘이 대단하다해도 창조적인 문화의 힘을 넘어 설 수 없다는 이 위원장의 말을 빌리자면 이들 문화도시들이야말로 주민들의 창조적 재능을 끌어내는 일이 필요할 것 같다. 우리 지역에서는 완주가 문화도시 지정 전에 거쳐야 하는 예비도시로 선정되었다.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문화도시로 가는 완주가 창조적 힘을 더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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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0.01.02 17:35

"때는 와요"

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부장 새로운 해가 밝았다. 하루하루가 항상 새로운 날이지만, 해가 바뀌는 건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오랜 세월 인류가 시간과 함께 해온 까닭이다. 이렇게 새로운 해가 되면 사람들은 결심을 하거나 소망을 품는다. 결심이든 소망이든 결론은 모두 같은 지점을 향한다. 개인이나 공동체의 변화이다. 문제는 개인의 노력으로는 그러한 변화를 일굴 수 없을 때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절망의 영역이다. 실제로 누군가는 그럴 수 있다. 죽을 것만 같은 고통이 새해가 되었는데도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면, 자신이 처한 상황이 절대로 변할 것 같은 현실이라면, 절망하는 수밖에 무엇이 있겠는가. 그럼에도 인간은 꿈을 꾸고, 노래하고, 기다린다. 그것이 바로 인간이다. 그 기다림이야말로 지금까지 인류 역사를 이끌어온 가장 중요한 동력이 아니었을까. 역사 속 인물들을 보면 갑작스럽게 중요한 일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과정은 기다림의 연속이었음을 알 수 있다. 기다림은 포기나 판단중지가 아니다. 그것은 현실에 대한 직면을 뜻하며 나아가 내일을 모색하는 일이다. 현실은 우리를 가만두지 않는다. 강한 비바람으로 흔들거나 적신다. 이런 상황에서 가만히 서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일은 쉽지 않다. 기다림은 단단해지는 일이다. 딱딱해지는 것이 아니라 단단해져야 한다. 단단함은 두껍고 튼튼한 껍데기로 포장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층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낸 결과이다. 기다림만이 단단함을 만들어낸다. 기다림은 태도의 문제이다. 단순히 결심한다고 기다릴 수 있는 게 아니고, 소망한다고 기다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기다림은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과 맞닿아 있다. 태도는 그 일상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결국 개인은 어떤 목표에 한 순간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통해 살아가고, 어느 순간 목표에 이르게 된다. 공동체의 변화는 더 말할 것도 없다.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서로 힘을 합치지 않고서 바꿀 수 있는 건 별로 없다. 태도가 중요한 이유이다. 자칫 태도를 예의나 싸가지의 문제로 볼 수 있다. 타자를 전제한다는 점에서, 태도는 존중이자 배려이다. 어떤 태도를 갖겠다, 혹은 유지하겠다는 선언은 단순히 개인적인 결심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며, 동시에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것으로서 목표 달성을 위해 다른 사람, 다른 가치 등을 무시하지 않는 자세이다. 타자와의 관계에서 태도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태도를 생각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폭력을 거부하는 자세를 포함한다. 모든 폭력은 위계적이며, 어느 한 쪽의 일방적 관계에서 비롯된다. 사이와 관계를 바라보는 태도는 서로를 바라보게 한다. 태도는 오히려 내면과 외면이 만나는 지점에서 나타나며, 나와 너가 만나는 그 사이와 경계에서 드러난다. 새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다시 소망을 품고 때를 기다린다. 자신의 때, 공동체의 때, 인류의 때를 생각하고 기다린다. 때는 올 것인가. 지난 해 50주기를 맞은 신동엽 시인은 1970년 <사상계>에 발표한 좋은 언어라는 시에서 때는 와요라고 말한다. 외치지 마세요/바람만 재티처럼 날려가버려요.//조용히/될수록 당신의 자리를/아래로 낮추세요.//그리고 기다려보세요./모여들 와도//하거든 바닥에서부터/가슴으로 머리로/속속들이 굽어돌아 적셔보세요.//하잘것없는 일로 지난날/언어들을 고되게/부려만 먹었군요.//때는 와요./우리들이 조용히 눈으로만/이야기할 때//허지만/그때까진/좋은 언어로 이 세상을/채워야 해요. 시인은 때는 온다거나 때는 올 것이다라는 단정적 표현이 아니라 때는 와요라고 슬며시 말을 내려놓는다. 외치지 말고, 자리를 낮추고, 기다리자고 말한다. 심지어 그때까진 이 세상을 좋은 언어로 채우자고 한다. 때는 와요라는 속삭임은 정치의 언어가 아니라 사랑의 언어이다. 비난과 저주의 욕설과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을 좋은 언어로 채우고 가장 낮은 곳에서 기다리고 단단해져야 한다. 나와 너, 우리의 때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위로 받는 한 해를 소망한다. 여러분, 때는 와요. /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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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02 17:35

고군산 케이블카, 늦었지만 완벽하게 추진하라

군산 고군산군도 일대에 국내 최장의 케이블카 신설이 추진된다. 새만금 개발공사는 그동안 시행한 케이블카 사업 타당성 검토 용역결과를 엊그제 발표했다. 용역에서 제시된 4개 안(案)중 신시도와 무녀도를 잇는 4.8㎞ 구간이 가장 유력한 노선으로 검토됐다고 엊그제 발표했다. 올해부터 인허가 절차를 거쳐 2022년에는 실시설계및 궤도사업 인가를 마칠 예정이다. 해당 노선으로 최종 확정될 경우 국내 케이블카 노선중 최장거리로 운행시간은 편도 약 17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2008년 개통된 경남 통영 케이블카가 1.975㎞, 지난해 개통된 목포 해상케이블카가 3.23㎞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긴 셈이다. 고군산 케이블카가 신설되면 새만금 지역의 부족한 관광 인프라를 상당 부분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갖게 한다. 그동안 새만금을 찾는 관광객들은 머물면서 즐길만한 시설이 없어 방조제를 한번 통과하는 것으로 관광을 끝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고군산 케이블카는 서해안 일대의 아름다운 해양경관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통영이나 목포에 결코 뒤지지않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제까지 관광객들은 그냥 지나쳤던 것이다. 실제 통영이나 목포의 경우 케이블카 운행 이후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부터 운행된 목포의 경우 평일에도 관광객들이 탑승을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운행이 시작된 이후 4개월 만에 60만여명이 탑승한 집계만 봐도 해상 케이블카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군산시는 고군산 케이블카를 새만금지역의 관광 인프라로서 뿐만 아니라 군산 내항의 근대유산 거리등과 연계해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호텔ㆍ리조트등 거점형 관광시설도 케이블카 신설과 맞춰 개발함으로써 관광 활성화 기반을 갖춰 나간다는 복안이다. 고군산 케이블카는 먼저 건설된 지역에 비해 다소 늦게 설치된다. 늦은 만큼 설계 부터 운행 까지 완벽한 계획아래 차질없이 추진해 새만금 관광개발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바다위를 지나는 만큼 탑승객의 안전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 고군산군도 케이블카가 새만금의 새로운 해양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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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1.02 17:35

제21대 총선 때 실사구시형 인물 뽑자

오는 4월 15일 치러지는 21대 총선이 지난달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 선거전에 돌입했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을 통해 32년 만에 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지역구 의석수에는 변동이 없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됨에 따라 전북출신의 국회 진입 가능성이 더 넓어졌다. 하지만 이번 21대 총선에 나서는 입지자들을 보면 참신하고 역량있는 새로운 인물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도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는 더불어민주당에는 지난 20대 총선 때 민심 이반을 자초한 인물들이 속속 재출마를 준비 중이고 야당 역시 현역 의원을 중심으로 총선 채비에 나서고 있다. 그렇지만 20대 국회에서 보여준 전북 정치권의 모습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무소속 등 한 지붕 다섯 가족으로 분화된 전북 정치권은 지역 현안에 엇박자를 보이면서 서로 남 탓 공방만 벌였다. 함께 공조체제를 구축해도 버거운 상황에서 정파적 이익에 따라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면서 전북 현안들이 줄줄이 무산되고 말았다. 탄소소재법과 새만금특별법 개정, 공공의료대학법 등 전북 3대 입법 무산이 대표적이다. 대통령이 약속한 제3금융중심지 지정 보류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지연 등도 전북 정치 역량의 한계를 드러낸 사례다. 다만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여야간 4+1 공조체제로 2년 연속 국가예산 7조 원을 확보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본보가 새해를 맞아 지역 대표 언론사 단체인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으로 총선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속 정당이나 이념 성향, 지역 출신 등 연고보다 후보자의 능력이나 정책 공약 등을 보고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62.8%에 달했다. 전북 등 호남 유권자 10명 중 6명 이상이 후보자의 자질이나 정책을 보고 뽑겠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도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는 민주당은 물론 야당도 지난 총선을 거울삼아 전북발전과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 갈 역량과 자질을 갖춘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 개인의 입신양명을 위한 정치꾼은 철저히 배제하고 지역과 나라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정치 리더십을 갖춘 인재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 전북 도민들도 옷 색깔이나 지연 혈연 학연 등 연고에 따른 투표로는 전북의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옥석을 잘 가려서 잘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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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1.02 17:35

탄소산업과 산업 생태계 조성

방윤혁 한국탄소기술융합원장 생태계. 흔히 잘 아는 것처럼 공기, 물, 토양 등의 환경과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의 유기적인 관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로 끊임없이 상호 작용하며 순서대로 탄생부터 성장, 성숙과 쇠퇴를 거쳐 소멸하는 등의 다양한 과정을 거쳐 현재의 지구를 만들었다. 산업 생태계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완성된 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 공장과 원료, 부품 제조 기업, 인력, 자본 등이 필요하며 이 모든 것이 관계로 구성 되어있다. 산업 생태계 또한 탄생, 성장, 성숙의 과정을 거쳐 생존하고 있지만 많은 경우에 탄생과 동시에 사라진다. 산업생태계가 살아남아 지속성장하기 위해서 글로벌 시장 환경을 고려한 수평적 관계인 기업, 대학, 연구 기관 및 정부 기관의 노력과 수직적 관계인 공급 value-chain간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하다. 탄소는 철보다 가볍고 강해서 자동차, 비행기를 더욱 빠르고 안전하게 더 멀리 가게 해주며, 전기와 열이 잘 통해서 현재 사용되는 전기 자동차 및 휴대전화용 배터리, 버스정류장 발열벤치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되며 공기와 물을 정화해서 환경을 깨끗이 하는 등의 미래 지구를 지켜갈 중요한 소재다. 자동차산업, 항공우주산업, 헬스케어산업 등 많은 산업과 융합할 수 있는 핵심 소재로서 소재부터 제품까지 연결되어 국내 산업의 넛 크래커 상황을 탈피하여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산업중 하나다. 그리고 최근 국가 경제구조 개편과 제조업 혁신성장 전환을 통해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정부의 수소경제와 같은 경제구조 전환에 따라 탄소소재와 같은 첨단 소재 산업의 뒷받침이 필수로 대두되었으며, 일본의 핵심 소재 부품 수출규제 등에 대한 대책으로 대외 의존형 산업구조 탈피를 위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정책 추진으로 탄소 산업은 한 단계 더욱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현재 탄소 산업 생태계는 아직 초기 단계이다. 전북의 탄소산업은 지역에서 시작해 국가 주도형 산업으로 성장 확대된 최초의 사례이며, 지난 10년여의 탄소산업 육성정책을 통해 탄소 전문 기업 육성, 일본 수출규제 속에서도 버텨낼 수 있었던 원천기술개발과 같은 여러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 8월 20일 문재인 대통령의 전북 효성 탄소섬유 신규 투자 협약식 축사를 통해 전북을 탄소 산업 메카로 만들겠다.라는 비전과 공약을 제시하며 , 탄소산업의 육성을 위하여 3가지 정책을 발표하였다. 첫 째 탄소섬유 등 소재산업의 핵심 전략품목의 과감한 지원, 둘째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간 협력모델 구축을 통한 국내 탄소섬유 산업 생태계 개선, 셋째 탄소산업 전문 인력 양성이다. 앞으로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은 수요 확대를 위한 실용화 기술을 개발하여 기업에 이전시키고 창업과 같은 신규 기업 만들기에 노력하며, 탄소기업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탄소전문 인력양성과 기업 지원에 지자체와 대학, 기업과 협력하여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지역 핵심 산업인 수소 에너지, 전기 자동차 및 상용차, 농생명 등과의 연계를 통한 산업 확대로 시너지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산업 생태계의 생존과 활성화는 우리가 만들어갈 때 미래가 있을 것이다. 전라북도, 전주시가 탄소산업 메카로서 지역경제 활성화 및 국가 산업의 고도화가 하루빨리 실현되길 기대한다. /방윤혁 한국탄소기술융합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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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31 15:40

전라북도를 세계에 알려야 할 때 (1)

박천택 (주)솔트앤파트너즈 대표이사 고대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가축과 자신의 가축을 구분하기 위해 낙인을 찍을 행위를 Brandr불에 태운다라고 불렀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브랜드(Brand)의 어원이 되었다. 영국 브랜드파이낸스 조사에 따르면 2019년 대한민국은 글로벌 국가 브랜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선진국인 이탈리아(10위), 스페인(11위)보다 대한민국을 알고 있는 외국인이 더욱 많다는 뜻이다. 2012년 17위에 비하면 매년 한 계단 이상 성장해 온 것으로 그 동안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그 결실을 맺는 시점이다. 국가브랜드는 국가의 품격이나 국가 이미지를 나타내는 대표적 소프트파워로 정의할 수 있다. 국가 브랜드가 중요한 이유는 외국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국민이나 기업의 제품, 그리고 서비스의 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국가브랜드는 국가정체성 강화와 국민 자긍심 고취, 비즈니스와 투자유치, 관광산업 육성 기반 조성, 대외 무역 증가를 통해 수출 산업 활성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큰 영향을 끼친다. 과거 국가 브랜드가 낮았던 시절에는 낮은 국가브랜드 파워로 상품 수출에 있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대외적으로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높이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창출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18년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발표한 전북지역 최근 성장세 평가에 따르면 전북은 총생산이 장기 추세 수준을 하회하고 성장률이 0%대로 둔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국내 총생산이 2%대를 상회하며 성장세를 지속한다는 점에서 심각함을 가늠할 수 있다. 특히 전라북도에서 강점으로 꼽고 있던 상용차는 군산공장 폐쇄 여파를 입어 전망이 밝지 않아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전북본부는 내다봤다. 현 시점에서 자치단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이러한 문제를 극복해 낸 대표적인 사례로 세계의 어린이들이 진짜 산타 할아버지가 사는 곳이라고 믿는 핀란드의 산타마을을 들 수 있다. 헬싱키 북방 800km에 위치한 소도시 로바니에비의 한 우체부가 산타클로스에게 보낸 어린이 편지를 답장을 한 것이 시초가 되어 북유럽의 다른 나라들보다 먼저 산타의 전설을 살리고 투자한 덕분에 핀란드의 상징이 된 산타마을은 인구 6만여명의 작은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이 해마다 50만명에 달한다. 산타를 콘텐츠로 다양한 즐길거리를 만들어 지역 자체를 강력하게 브랜딩한 것이다. 자연환경을 최대한 이용하여 지역의 장소적 상품성을 극대화하고 산타라는 차별화된 지역이미지를 창출한 산타마을은 지역주민과 지방정부의 적극적이고 활발한 참여와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위의 사례에서 나타났듯이 이제는 타지역과 차별화되는 전북만의 지역이미지가 무엇인지를 타진하여 지방정부와 주민이 주어진 역할에 따라 브랜드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지역 브랜드가 추진된다면 전북경제의 활성화와, 지역사회의 역동성을 제고시켜 전북경쟁력을 전체적으로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박천택 (주)솔트앤파트너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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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31 15:40

유스퀘이크와 21대 총선

지난해 12월 국제 정치무대에서 핀란드의 산나 마린 신임 여성 총리가 큰 주목을 받았다. 핀란드의 역대 최연소 총리이자 세계 현역 지도자 중 최연소로 연일 화제를 낳았다. 1985년생, 만 34세에 총리에 오는 그녀는 첫 내각 인선도 파격이었다. 장관 19명 중 12명을 여성으로 임명했고 경제부 교육부 내무부 등 주요 부처에는 30대 장관을 앉혔다. 마린 총리는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한 뒤 엄마가 동성과 결혼하면서 엄마가 둘인 가정에서 자랐다. 가정 형편상 15살 때부터 빵 공장에서 일했고 대학을 다니면서도 영업사원으로 뛰었다. 27살 때 시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고 지난해 6월부터 교통부 장관을 맡았다. 신세대답게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면서 핀란드의 정치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 2017년 10월 뉴질랜드의 최연소 총리에 취임한 저신다 아던(39)도 워킹맘 정치인으로 화제를 뿌렸다. 취임 8개월 만에 6주간 출산휴가를 가고 지난해 9월 유엔회의장에 생후 3개월 된 딸을 안고 참석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세계 정치무대에서 30대가 뉴 리더로 떠오르고 있다. 마린 총리와 아던 총리를 비롯해 알렉세이 곤차룩 우크라이나 총리(35) 카를로스 알바라도 코스타리카 대통령(39)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38) 오스트리아 총리 재선을 앞 둔 제바스티안 쿠르츠 국민당 대표(35) 등이 새로운 정치 리더로 부상했다. 기성 정치권의 정체와 폐단에 대한 염증이 새로운 정치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뉴 리더들은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터그램 등 소셜미디어 등을 활용해 유권자와 소통하고 탈권위적인 행보로 국민들과 공감하면서 지지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유스퀘이크(youthquake)로 대변한다. 젊음(youth)과 지진(earthquake)의 합성어로 젊은이들의 행동과 영향력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정치적 변화를 의미한다. 우리 국회의원 300명 중 20~30대는 단 3명으로 1%에 불과하다. 평균 나이는 만 55.5세다. 20~30대가 전체 인구의 27%를 넘지만 정치권의 진입 장벽은 너무 높은 게 현실이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젊은 층 끌어안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이 40살 여성 장애인과 27살 청년을 영입 12호로 발표했다. 정치 리더십의 새로운 변혁을 위해선 정치권이 젊은 층에게 문을 더 활짝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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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2019.12.31 15:13

임사이구(臨事而懼)의 자세

송성환 전북도의장 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설렘 속에 새해 벽두 일출을 바라보면서 한 해의 소망을 새기게 마련이다. 필자 역시 지혜와 힘을 모아 도정 주요 현안 사업을 선제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임사이구의 자세를 가슴속에 새겼다. 전라북도의회는 작년 한 해 의회의 역할과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민생과 밀접한 입법 활동은 물론 행정을 감시하고 예산심의를 통해 도민의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했다. 교통약자 이동 편의 증진조례라든지 기업 및 투자유치를 촉진하도록 뒷받침한다든지, 농어업유산 보전과 악취방지 관리지원, 농공단지 활성화, 범죄피해자 지원 등 다양한 입법 활동을 펼쳤다. 무엇보다 행정사무감사 기간에는 도정과 교육학예행정에 관한 전반을 꼼꼼히 살피면서 다양한 문제점을 도출해냈다. 이를 위해 의원들은 상임위원회를 초월해 관심 분야별 의원연구모임을 구성했고,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연찬회와 선진지 비교분석 등을 진행하면서 학습의 보폭을 넓혔다. 특히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정책토론회를 활발하게 추진해 정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쟁점이 되는 현안 해결을 위해 앞장섰다. 일례로 한국농수산대학 설치법 개정안 폐기를 비롯한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재심의 촉구와 대형유통기업 가맹점 관련 법 개정, 장애인 활동 지원제도 연령 제한 폐지, 전북형 광역공공급식센터 설치 지원, 광주지방국세청 전북분소 설치, 고교 무상교육 조속 실시, 부창대교 건설 촉구,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촉구 건의 등 지역 현안 및 민생 해결을 위한 의정활동에 총력을 기울였다. 또한, 특정 현안에 대해서는 문제 해결과 계획 수립을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뒤 특별조사와 정책토론회, 사례조사, 항의 방문 등의 활동을 펼치며 대안을 찾았다. 아울러 일본경제침략행위 규탄은 물론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법률 통과 촉구 1인 시위, 새만금 태양광사업 지역업체 참여방안 보완 촉구, LX드론전문교육센터 전북 설립 건의, 익산장점마을사태 해결촉구 릴레이 시위, 지방의회 연수기관 설립을 위해 국무총리와 관계 장관을 만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던 한 해였다. 전라북도의회는 2020년 새해를 맞아 의정활동의 최우선 과제로 침체에 빠진 경제회복에 방점을 맞췄다. 이러한 의지를 임사이구에 담았다. 세종대왕도 즐겨 사용했던 임사이구의 자세인 지혜와 힘을 모아 전북발전을 견인할 주요 현안 사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도의회가 앞장서서 집행부를 독려하는 것은 물론 정부를 설득하고 현안 사업이 조금 더 진척을 보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전북경제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살아야 한다. 이를 위한 정책을 살피고 함께 머리를 맞대며 경제 활성화에 의정활동을 더욱 집중해야 한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전북을 떠나는 것이 아닌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통해 청년을 붙잡아야 한다. 전북은 상용차산업 혁신성장 및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과 탄소산업 육성, 수소차와 수소차충전소 보급, 새만금 신항만 건설, 신재생에너지 융복합단지 조성, 국제공항 건설 등의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들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되기 위해선 모든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필자를 비롯해 39명의 전라북도의회 의원 모두는 경자년을 시작하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도민에게 꿈과 행복을 주는 역동적인 의회가 되도록 열정적인 의정활동을 펼쳐 나갈 것을 다짐해 본다. /송성환 전북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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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31 15:13

전북의 빛으로 새만금 개발 시대 앞장

경자(庚子)년 새 아침이 밝았다. 새로운 시작의 출발에는 설렘과 기대에 부풀기 마련이지만 올해 첫날을 맞는 감회는 무겁기만 하다. 안팎으로 부터의 도전과 시련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과 북한간 비핵화를 둘러싼 긴장이 완화되기는 커녕 더욱 고조되고 있고, 한일 관계 개선 역시 아직 안개속이다. 국내 사정도 지난해의 보수와 진보 진영간 극단적인 대치가 올해도 그대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선거법 개정을 놓고 빚어진 여야간 충돌은 연말까지 이어졌다. 중간에 조국 전 법무장관 지명은 화약고 역할을 했다, 우리 사회는 완전 두쪽으로 갈라졌고, 정치 경제 사회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며 조국 블랙홀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 였다. 대화와 타협이 본질인 정치는 완전히 실종되고,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나누어진 광장정치가 사회 분열을 가속화 시켰다. 국민들 생존문제이기도 한 경제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어려웠던 한 해로 평가되고 있다. 2%에 밑돈 경제성장률 외에도 각종 지표마다 최악 최저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가슴아픈 대목중 하나가 지난해 11월까지 12개월 연속 전년 동기대비 감소한 수출이다. 물가 상승률은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데도 내수 침체로 문닫는 자영업이 속출하고, 국민들의 체감경기도 최악이었다. 이같이 국내외 악재가 겹친 상황속에서도 전북은 착실히 성장과 내실을 다진 지난 한 해로 평가할 수 있다. 먼저 올해 국가사업 예산이 지난해 보다 8.1% 증액된 7조6058억원을 확보, 사상 최대 규모 예산을 따내면서 각종 주요 현안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게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당초 국회 예산소위에 도내 출신의원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아 어려움이 예상됐으나 여야 4+1협의체 가동등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전북도의 무난한 예산확보로 새만금 국제공항과 신항만 건설,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개설등이 순조롭게 추진되게 됐다. 여기에 새만금항 인입철도 건설사업 또한 올해 예비 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선정돼 여기서 통과되면 새만금 트라이 포트(Tri- Port) 구축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육해공 물류시스템을 두루 완비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국가 식품클러스터, 스마트팜 혁신밸리, 서부 내륙관광 개발등의 현안사업도 활발한 추진이 기대된다. 무엇보다 두드러진 성과는 조선과 자동차등 기간산업 붕괴사태의 해법을 찾았다는 사실을 꼽을 수 있다. 지역 중소협력업체의 연쇄부도와 실업대란등 지역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킨 군산 GM자동차 폐쇄의 후유증을 전기자동차 클러스터조성과 연계한 군산형 상생일자리 창출로 해결할 실마리를 찾았다는 게 돋보인다. 하지만 아쉬운 대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새만금특별법과 탄소소재법,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법등 3대 현안 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는 꼭 성사될 수 있도록 도내 여야 정치권이 합심 노력해야 한다. 이밖에 전북 혁신도시의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무산돼 해를 넘겼다. 부산과 서울지역 정치권의 반대가 거세 이 문제 역시 도내 정치권이 풀어내야 할 과제다. 올해 4월15일에는 제21대 총선이 치러진다. 지난해 12월부터 입지자 예비등록이 시작돼 점차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연말 선거법 개정에서 전북지역 의석수가 현행대로 10석이 유력해진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이번 선거는 다당(多黨)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유권자의 선택 책임이 막중해졌다. 전북을 위해 일당백(一當百)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있는 인물을 선출해야 한다. 역량있는 정치 신인의 등장도 관심있게 지켜봐야 한다. 전북의 미래가 달렸다는 각오로 검증과 선택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전북은 그동안 호남프레임 속에 가둬지는 바람에 제 목소리를 내지도, 내 몫도 챙기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최근들어 전북 홀로서기가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감성적 접근을 떠나 설득력있는 논리 개발로 내 몫을 찾고 자존감을 세워야 할 때이다. 지난해 까지 전북발전의 밑그림을 그리는데 집중했다면 올해 부터는 이를 실천하는 해가 되도록 해야 한다. 비상을 위해 접어두었던 날개를 펼칠 때이다, 정치권과 도민들이 힘을 합해 끈질긴 추진력을 발휘하면 좋은 성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올해가 전북 발전을 위한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본보는 올해로 창간 70주년을 맞는다. 창간 70년, 전북의 빛으로를 슬로건으로 설정했다. 정론을 신념으로. 봉사를 사명으로, 도민을 주인으로인 사시와 맞닿는 맥락이다. 언론 본연의 책무인 언론창달에 힘쓰고, 전북발전에 앞장서며, 지역 향도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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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9.12.31 15:13

전주시 축구장 60배 ‘자투리땅’ 장기간 방치

시민 세금으로 사들인 도심속 자투리땅이 장기간 방치돼 주거환경을 해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저분한 생활쓰레기나 악취를 풍기는 폐기물 등을 마구 버리면서 취약지로 전락한 지 오래다. 소방도로 개설이나 주거환경개선 사업을 끝내고 불가피하게 남은 자투리땅이 전주시내에만 축구장 면적 60배가 넘는 45만㎡에 달한다. 특히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한옥마을 인근에 이런 볼썽사나운 자투리땅이 많아 천년전주의 관광 이미지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각종 해충들도 들끓어 시민 건강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부분 행정당국의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갈수록 문제점만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양영환 전주시의원은 지난 20일 이같은 자투리땅에 대한 문제점을 분석하는 한편 다양한 활용방안을 제시하며 전주시의 적극적인 사업추진을 촉구했다. 구도심에 산재한 이 곳에 나무를 심거나 마을 공동텃밭을 조성함과 동시에 녹지시설, 정원, 분수대 설치 등 구체적인 그림까지 내놓으며 이를 독려했다. 이런 사업추진을 통해 침체위기를 겪는 구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노인 일자리창출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 결과 도시숲을 통해 전주의 심각한 열섬현상과 미세먼지 완화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실제 오랜기간 버려 둔 서학동 예술마을 자투리땅에 조성한 허브 빗물정원이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우선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재능기부로 1천만원대 사업을 5백만원대로 끝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주민 만족도는 물론 참여자가 늘면서 직접 빗물을 이용해 갖가지 허브류와 초화류를 가꾸며 관리하고 있다. 이처럼 주변에 방치돼 있는 자투리땅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주민참여형 사업을 발굴해 추진하면 된다. 이를 통해 도심속 시민을 위한 공간확보와 일자리 창출이란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도시 균형발전을 위해 세금이 많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도 필요하겠지만, 직접 부딪치며 체험하는 소소한 주민 일자리 사업도 필요 불가결하다. 잔잔한 감동과 함께 주민 만족감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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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3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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