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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교실] 계

 

‘400m 릴레이’를 ‘400m 계주’라고도 한다. ‘이을 계(繼)’ ‘달릴 주(走)’로 ‘이어 달린다’는 의미이다. 아버지의 후취(後娶)를 ‘계모(繼母)’라 하는데 본 어머니를 이은 어머니라는 뜻이다. 계속(繼續) 계승(繼承)에서의 ‘계’도 ‘이을 계’이다.
층층대를 ‘계단(階段)’이라 하고, 지위나 관직 등의 등급을 ‘계급(階級)’이라 하는데 이 때의 ‘계(階)’는 ‘섬돌’ ‘차례’라는 의미이다. 세계(世界) 정계(政界) 학계(學界)에서의 ‘계’는 ‘한도·지경 계’이고, 계량(計量) 계산(計算) 계수(計數) 계획(計劃) 생계(生計) 가계(家計)에서의 ‘계’는 ‘셈하다’ ‘꾀하다’는 의미이며, 삼계탕(蔘鷄湯) 양계장(養鷄場)에서의 ‘계’는 ‘닭 계’이다.
옛날에는 편지의 첫머리에 ‘근계(謹啓)’라는 말을 썼다. ‘삼가 아룁니다’라는 의미인데 이 때의 ‘계’는 ‘여쭈다’는 의미이다. 물론 ‘啓’는 계몽(啓蒙) 계도(啓導)에서처럼 ‘일깨우다’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 ‘개발’이 맞느냐 ‘계발’이 맞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은데 정신적인 것일 때는 ‘계발(啓發)’이고, 물질적인 것일 때는 ‘개발(開發)’이다. 係는 ‘걸릴 계’, 契는 ‘맺을 계’, 季는 ‘막내·철 계’, 屆는 ‘신고할 계’, 戒는 ‘경계할 계’, 桂는 ‘계수나무 계’, 械는 ‘기계 계’, 系는 ‘계통 계’이다.
인간의 운명은 그 누구도 점칠 수 없고 그 누구도 무시해서는 안됨을 이야기할 때에 “계자불례어기수 매신견기어기처(季子不禮於其嫂 買臣見棄於其妻)”라는 말을 쓴다. 계자는 그 형수가 예로써 대하지 않았었고, 매신은 그 처에게 버림을 당했다는 의미이다. 계자처럼 훌륭한 사람도 한 때는 가난에 시달렸고, 매신과 같은 뛰어난 사람도 가족들에게까지 천대를 받았던 때가 있었다는 의미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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