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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全州에 온 서태지

지난 96년 1월 은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떠났던 가수 서태지가 작년 8월 귀국했다. 4년7개월여 만이었다. 그가 귀국하던 날 김포공항에는 10대 열성팬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어 ‘서태지 서태지’를 외쳐댔다. 그들의 함성은 마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요란했다.


 

이 10대 팬들을 열광시킨 서태지는 과연 누구인가. 도대체 그가 누구이길래 이처럼 열성팬들의 붙박이 환호가 그치지 않는가. 크지않은 키, 미남이라고 할 수 없는 용모, 어눌한 말투까지 어느것 하나 결코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조건이 뛰어나다고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항상 열성팬들을 몰고 다닌다. 그의 공연장에는 거대한 용광로와도 같은 열기가 끓어 넘친다.


 

그가 오늘이 있기까지 보여준 음악적 노력의 성과가 바로 그 대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온몸으로 노래하는 가수이다. 폭발적인 율동과 호소하는듯한 노랫말로 ‘컴백홈’ ‘오렌지’ 등 10대 청소년과 젊은 세대들의 정서를 반영하는 새로운 팝뮤직을 선보였다.


 

아마도 90년대 대중문화의 물결을 바꾼 가수를 꼽으라면 당연히 그도 포함될 것이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그의 팬이라 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그는 시쳇말로 밑천이 떨어졌다 싶으니까 미련없이 은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떠났었다. ‘아름다운 퇴장’, 그것도 그가 대중에 영합하는 또다른 인기의 한 비결이 된 것이다.


 

지난해 서울 귀국공연에 이어 서태지가 15일 전주에 왔다. 영하 10도의 매서운 추위속에서도 공연장인 전주실내체육관 주변에는 수백명의 열성팬들이 몰려들어 멀티비전을 보며 서태지의 노래를 합창하는 등 시작전부터 열기를 뿜어댔다고 한다. 대구·부산 등 지방순회공연에서 빠진 광주지역에서는 팬들이 5대의 버스를 전세내어 공연장을 찾기도 했다니 그 열기를 짐작할만 하다. 정치·경제·사회가 모두 날씨처럼 꽁꽁 얼어붙은 요즈음 서태지는 젊은 팬들에겐 해빙의 전령사쯤이 된 것은 아닌지 싶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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