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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한 길을 간다는 것



한 길을 간다는 것

 

行衢道者不至, 事兩君者不容.

 

행구도자부지, 사양군자불용.

 

이길 저 길, 갈랫길을 가는 사람은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고, 두 임금을 섬기려는 사람은 어느 곳에서도 용납되지 못한다.

 

《순자(荀子)》〈권학편(勸學篇)〉에 나오는 말이다.

 

어렸을 적에 토끼를 키우느라 토끼풀을 뜯어 본 적이 있다. 풀을 뜯다보면 내가 지금 풀을 뜯고 있는 곳보다 건너편에 훨씬 많은 풀이 나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그래서 낫과 망태기를 들고 그 곳으로 옮겨 가보면 그 곳 역시 앞서 풀을 뜯던 곳과 매 한가지임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저 쪽을 보니 거기는 진짜로 풀이 많이 있어 보인다. 그래서 다시 그곳으로 옮겨간다. 그러나, 그곳에 가보면 그 곳 역시 전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 이렇게 옮겨 다니다 보면 결국 토끼 먹일 풀을 제 시건 내에 뜯지 못하고 만다.

 

한 길을 가야한다. 그래야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요즈음 국민의 지지가 오르고 있는 어떤 정치인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변심하지 않고 한 길을 갔다. 드디어 그렇게 한 길을 간 효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반면에 다른 한 정치인은 발빠르게 이로운 길을 택해 옮겨 다녔다. 그간에 발 빠르게 움직인 덕도 제법 보았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그 영리한 발 빠름이 오히려 해를 가져오고 있는 것 같다.

 

항간에는 그가 다시 발 빠른 변신을 하리라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제발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진정으로 이 나라를 걱정한다면 약속을 지키는 참 지도자의 길을 가야 할 것이다. 승리자만이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간곡하게 말하고 싶다.

 

衢:갈림 길 구 至:이를 지  事:섬길 사  容:용납할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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