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효자는 하늘이 내린다고 했던가. 고대 중국의 성군(聖君)이었던 순(舜)의 효행이 그렇다. 순의 아버지는 아내가 죽자 재취해 둘째 아들 상(象)을 얻었다. 순이 장성하자 부모의 사랑을 동생 상에게만 쏠리고 힘들고 거친 일은 순의 차지였다. 계모의 학대도 우심하여 심지어 순을 죽이려 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순은 불평 한마디 없이 정성을 다해 부모를 공양하고 아우를 사랑했다. 그의 효성에 감복하여 농사일을 할 때면 참새떼가 주둥이로 풀을 뽑아주고 산속에서 코끼리떼가 몰려와 밭을 갈아 주기도 했다. 고려말에 편찬된 효행록(孝行綠)에 나오는 이야기다. 효도가 지극하면 미물(微物)까지 감동시키는데 하물며 사람을 감동시키지 못할것이냐는 교훈이 담겨 있다.
물질이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 이런 신화적 효도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아니 효도의 개념부터 달라 졌다. 명절이나 생일날 용돈 몇푼주는것으로 효도를 대신 하는 젊은 세대들이 많다. 멀쩡한 노부모를 병원에 입원시키거나 간병인에게 맡겨놓고 나몰라라 하는 자식도 있다.
이런 현대판 고려장(高麗葬)이 메스컴을 장식하는 일이 흔하다. 그런가 하면 생활능력이 없는 부모가 자식을 상대로 부양금청수소송을 내는 일도 있다. 효(孝)는 천륜(天倫)운은 하던 시대는 한 참 멀리가고 지금은 부모가 자식에게 베풀어야 하고 그만큼의 반대급부도 기대할수 있는 세상이 됐다.
물론 병든 시부모 수발로 효행상을 받는 며느리도 있고 자신의 간을 떼어내 병석의 아버지에게 이식수술을 해주는 효자 대학생도 없지는 않다. 부모의 묘소에서 3년 시묘(侍墓)를 한 청순효자의 얘기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가뭄에 콩나듯 어쩌다가 알려지는 미담일 뿐이다. 가정의 파괴, 부모 자식간의 갈등이 곧 잘 사회문제로 비화되는 윤리결핍증의 시대에 우리는 살며 고민하고 있다.
낳을때 괴로움 다 잊으시고/기르실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던… 오늘은 어버이 날이다. ‘내가 부모에 효도하면 자식이 또한 나에게 효도하나니’명심보감(明心寶鑑)에 나오는 이가르침을 오늘 하루만이라도 다시 새겨보는 그런 날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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