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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사랑실은 하모니 "중년이 즐겁다"



‘그토록 바래던 시간이 왔어요. 모든 사람의 축복에 사랑의 서약을 하고 있지요. 세월이 흘러 병들고 지칠 때 지금처럼 서로 위로해 줄 수 있나요….’

 

‘사랑의 서약’이라는 가요의 한 귀절이다.

 

한평생을 함께 지내자는 아름다운 언약의 신성함이 잘 표현돼 있다.

 

결혼 시즌이다.

 

결혼 예식 마다 새내기 부부의 탄생을 축하하는 축가 한 소절 빠질 수 없다.

 


일류 성악가의 카리스마 넘치는 선율이든 지인들이 부르는 엉성한 화음이든 모두 신랑 신부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 가득 담겨있다.

 

그런데 초청된 성악가도 친구도 친척도 아닌 양가 어머니 혹은 어머니 친구들이 손수 중창으로 자녀의 결혼을 축하해준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주부교실 전북도지부 ‘들장미중창단(단장 최신자)’은 요즘 단원 자녀는 물론 특별히 축가 부탁을 받은 예식장에 불려다니느라 ‘바쁘다 바뻐!’를 연발하고 있다.

 

정성스럽게 자녀를 길러 혼인을 시키는 어머니와 어머니 친구들이 사랑과 정성으로 빚어내는 화음인지라 양가는 물론 하객들로부터 반응도 좋다.

 

요즘엔 제법 소문이 났는지 혼기가 찬 자녀를 둔 부모들로부터 예약도 꽤 접수돼 스케줄 관리를 따로 해야 할 지경이다.

 

지난 99년 10월 40∼50대 퇴직 여교사 15명이 모여 창단한 이 중창단은 결혼식 축가 외에도 교도소와 초등학교 학예발표회 경로잔치 양로원 등에서 사랑 실은 하모니로 봉사활동을 하며 즐거운 중년을 만끽하고 있다.

 

현직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합창지도를 해본 단원들은 물론 교회 성가대원으로 활동중인 단원들도 꽤 돼 전문 중창단 만큼은 아니더라도 실력이 제법인 편이다.

 

창단 한 달 만에 전주시 덕진구청 주최로 10팀이 출전한 가운데 열린 주부 중창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을 정도로 짱짱한 자존심을 내세우고 있다.

 

매주 목요일 연습 때 마다 출석률 1백%를 자랑할 만큼 열성이 대단한 단원들은 전문가의 지도로 산울림 꽃파는 아가씨등 가곡과 건전가요 50여곡을 마스터해 레퍼토리도 풍성하다.

 

요즘엔 이들의 활동상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모 자치단체에서 전속 제의가 들어왔을 정도다.

 

단원들은 요즘 함께 모여 노래하는 것도 즐거운데 남들에게 기쁨까지 선사할 수 있어 너무너무 행복하다.

 

들장미중창단의 장래 소망은 여느 중창단 처럼 화려한 ‘정기연주회’가 아니다.

 

삶에 지치고 고달파하는 사람들에게 찾아가 소박하게 아름다운 사랑의 화음을 선물하고 싶을 뿐이다.

 

최단장을 비롯한 단원들은 입을 모은다.

 

 “스트레스요? 그런거 없어요. 이렇게 즐거운데 늙을새가 있나요? 앞으로 80세까지 계속 노래할거예요.”

 

김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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