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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삶의 질



얼마 전 금융기관 노사가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기로 합의하였다 한다. 덕분에 26개 금융기관의 직원들은 좀더 여유 있는 생활이 가능하게 되었고 앞으로 협상하게 될 다른 산업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차적으로는 금융자동화기기, 보안경비, 보안기기 업체 등이 그 혜택을 받겠지만 관광, 쇼핑 등 레저 문화 관련 시장이 크게 활성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대다수 근로자들에게는 꿈 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노사정위원회에서 노측과 사측이 주5일 근무에 대한 논의를 하고는 있다. 그러나 주5일 40시간 근무라는 큰 테두리에서만 합의를 했을 뿐 그 제도의 시행시기와 방법에서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타결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40시간으로 노동시간을 줄이려면 임금삭감 등 7가지의 선결요건을 받아들이라는 사측과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노측의 입장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던 계제에 합의한 금융기관 노사의 합의는 어쨋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국가의 큰 행사라고 할 수 있는 월드컵을 앞두고 이런 노사의 대립이 극단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염려는 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틀림없어 보인다. 어느 한 편에 설 수 없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법’과 ‘원칙’을 내세울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리고 ‘국가 이미지’와 ‘신인도’등을 고려한다면 정부는 월드컵 기간만이라도 노사관계가 원만하기를 바랄 것이다.

 

문제는 그 동안의 노사관계에서 노측이 갖는 심한 불신감이다. 발전노조가 파업 이후 해고 3백51명, 고소고발 8백94명 그리고 무려 4천여명의 조합원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와 임금, 재산 가압류 등의 압력 속에 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노사관계는 신뢰를 갖게 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런 관계가 계속된다면 월드컵 기간이라 하더라도 분규는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정부가 할일은 사회적 강자의 입장에 서기보다는 약자의 입장에서 합의를 도출하도록 중재하는 일이다.

 

세계적인 흐름이 노동시간의 단축을 통한 삶의 질 향상 추구라고 한다면 우리 나라도 여기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서로 합의하기 어려운 입장에 있는 노사관계에서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정부가 맡아야 할 것이다. 당장 어느 한쪽의 불만을 사는 한이 있더라도 이를 두려워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정부의 소신을 기대해 본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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