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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인터넷과 우리 말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우리말 표현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래서 규범적인 표현으로 바꿔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별 실효를 거두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요즘 한 기업에서 네티즌을 대상으로‘인터넷 언어 바로 쓰기’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경품이 걸린 행사라는 점도 그렇지만 외국회사의 이벤트라는 점에서 더욱 뜻밖이다.

 

이 회사는 과거 지하철에서‘’등을 구현할 수 있다는 내용의 자사제품 광고를 실은 바 있는데 열차 내부의 한쪽 벽면을 동일한 내용으로 채워서 그 광고의 물량 덕분에 더욱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이 회사가 그런 광고를 내게 된 계기는 자신들이 만든 문서작성용 프로그램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좀 유별난 데가 있었다.

 

한글과 컴퓨터사에서 만든‘한/글’프로그램이 외국 프로그램보다 점유율이 매우 높았기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점유율 문제와 관계 없이, 문서작성용 프로그램 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던 두 회사 제품은 한글을 구현하는 방식이 달라었다.

 

‘한/글’프로그램에서는 현대어에서 조합 가능한 11,172자가 모두 표기될 수 있었지만 경쟁관계에 있던 이 외국회사의 제품은‘’등의 글자를 표기할 수 없다는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워드프로세서 제품의 성능차이가 아니라 한글이라는 글자의 속성에 대한 이해에 관한 것이다.

 

프로그램의 개발에서 사용자들의 편리와 더불어 그 나라의 문화적 정서와 속성이 배려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외국회사는 자신들의 관점에서 한글로 구현될 수 있는 글자의 가짓수를 제약하는 방식을 취하였던 것이다.

 

만약 이 외국회사의 워드프로세서 제품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서작성용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게 되었더라면 우리의 어문생활은 이 회사의 한글구현 방침에 따라 좌지우지 될 뻔했던 것이다.

 

지금은 다행히도 문서작성용 프로그램에서 이런 한글구현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기는 했다. 하지만, 이 외국회사가 한글을 바로 사용하자는 이벤트를 벌인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문득‘악어의 눈물(僞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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