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장이 차관급으로 승격한 뒤 이건무 현 학예연구실장이 박물관장으로 임명되었다. 한국 전체의 박물관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가진 자리이다.
이건무 박물관장은"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인만큼 박물관은 문화교육의 장이 되어야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대중적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기초작업이 큰 틀이 되겠지요”라고 말했다. 정말 그러한 방향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을 활성화시키고 한국 전체의 박물관들을 활성화시키는 데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렇지만 그가 이 분야를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그의 경력에 박물관을 문화교육의 장으로 활성화시킨 예가 없어서이다. 그는 고고학을 전공하고 대학졸업 후 30여 년간 박물관에서만 살아온 박물관사람이다. 그런데 그가 한 일은 국내 최고의 붓과 현악기 유물들이 나온 경남 창원 다호리와 광주 신창동, 서울 암사동 유적 등 고대사를 다시 썼던 굵직한 발굴들을 주도한 일로 그치고 있다.
이러한 발굴이야 문화재연구소나 각종 발굴기관에서 하면 되는 것이고 박물관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문화교육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해봤는지, 아니면 어떤 좋은 전시를 기획해서 사람들에게 전시를 통한 감동을 주었는지, 또는 박물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서 박물관활성화에 어떻게 기여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나와있지 않다. 실제 그는 발굴에 전념하여 박물관 전시, 문화교육, 활성화에 기여한 경력 자체가 없는 것이다.
발굴을 잘하는 일과 박물관을 잘 운영하는 일은 전혀 다른 일일 것이다. 그도 이야기했듯이 박물관장에게 중요한 일은 발굴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박물관의 전시, 문화교육, 조직운용을 잘하여 박물관이 잘 운영되고 관람자가 즐겁게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도록 하는 일일 것이다.
이번 중앙국립박물관장에 응모한 사람들이 미술사교수나 고고학자 등으로 박물관 경영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다. 선진국 주요 박물관에서는 주로 박물관경영에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박물관장으로 임명한다. 고고학, 미술사, 민속학자 등은 학예사로서의 전문역할이 주어져 있기 때문에 학예직에 전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도 박물관 경영을 종합적으로 아는 전문가들을 배출하고 이들이 박물관을 운영해야 박물관이 활성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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