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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현교수의 판소리 길라잡이] 수궁가 결말 부분의 의미

 

 

[수궁가]는 논란이 많은 작품 중의 하나이다. 그 점은 우선 제목에서부터 확인된다. 요새 우리가 [수궁가]라고 부르는 것은 무형문화재가 [수궁가]로 지정되었기 때문이지, 본래부터 [수궁가]로 통일해서 불렀기 때문이 아니다. 본래는 [별토전], [토끼전], [토별가], [토별산수록] 등 다양하게 불렀다.

 

그 다양한 명칭은 [수궁가]의 가장 중요한 등장 인물인 토끼와 자라 중에서 어느 인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니까 토끼를 앞세우면 [토끼전]이나 [토별산수록]이 되고, 자라를 앞세우면 [별토전]이 된다는 말이다. 토끼를 앞세우느냐, 자라를 앞세우느냐 하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 어찌 보면 그게 그것인 것처럼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수궁가]는 용왕이 병이 들었는데, 어떤 약을 써도 낫지 않고 토끼의 간만이 특효약이 되다고 하여, 이를 잡으러 나갔던 자라가 토끼를 잡아왔으나, 토끼는 그럴 듯한 거짓말로 용왕을 속이고 다시 살아서 도망가 버린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토끼는 봉건체제 속에서 희생당할 수밖에 없는 민중을 가리킨다면, 자라는 봉건체제에 기생하는 하급관리에 속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자라는 자청해서 토끼를 잡으러 가겠다고 나서는 인물이다.

 

고관 대작들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꽁무니를 빼는 데 비해 보면, 자라는 확실히 충신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면서도 미관 말직에 머물러 있는 것을 보면, 자라 또한 봉건 체제의 말단 하수인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자라와 토끼 중에서 어떤 인물을 내세울 것이냐가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토끼를 내세우는 사람들은 민중의 편에 서는 사람들이며, 봉건체제의 해체기에 당면한 위기를 민중의 힘에 의해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대변한다.

 

반면에 자라를 내세우는 사람들은 봉건체제의 위기를 '충'으로 대표되는 유교적 도덕률의 회복으로 극복해 보고자 하는 사람들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토끼를 내세울 것이냐, 자라를 내세울 것이냐 하는 문제는 조선조 후기 당면한 체제 위기의 극복 방안과 관련된 정치적 입장을 대변한다는 말이다.

 

현재 부르고 있는 대부분의 [수궁가]는 토끼가 지상으로 나와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며 살아가는 이야기로 끝난다. 용왕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토끼의 생환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는다는 말이다. 용왕에 대해 언급을 하고 있는 것은 김연수 바디 [수궁가]뿐이다. 그것도 토끼가 약이 된다고 준 토끼 똥을 먹고 나았다는 것이다. 용왕의 병이 토끼 똥을 먹고 나았다는 것은 진정으로 용왕의 회생을 원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용왕에 대한 강렬한 풍자라고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결국 [수궁가]는 조선조 후기 당면한 체제 위기의 해결책을 민중의 편에서 찾고자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최동현(판소리해설가, 군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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