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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는 세상]봉사하는 삶 가슴 가득 흐뭇

 

오늘은 세계 병자의 날이다.

 

환자들은 오늘 하루 위로와 축복을 받을 것이다. 더불어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의료진들도 오늘 하루만이라도 환우들이 아픔이 줄기를 빈다. 병원에 가보면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너무 많다. 가족중에 누구인가 한사람이 아프면 그 가족은 병원을 안방처럼 드나들어야 한다. 우환이 도둑이라고 했던가. 치료비에 시달려야는 이중의 고통을 겪기도 한다. 병원에 있는 환자 옆에는 가족중에 한사람이 있거나, 가족이 없는 사람은 간병사가 있다. 그리고 봉사자들이 병실을 돌며 환자를 위로하고 말 동무를 해주거나 기도를 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병실에 가보면 환자들의 병명도 다양하고 투병하는 모습도 가지가지다. 병이 완치되어 퇴원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기만을 기다리는 임종환자, 퇴원을 해도 계속 재활치료를 요하는 사람, 장기기증을 애타게 기다리는 환자,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람,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병원 침대에누워 지내야하는 사람 등.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병마에 시달리며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러한 환우들을 볼 때마다 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의사, 간호사, 그 밖의 의료진들을 보면 감사하는 마음이 우러난다. 生과 死가 함께하는 병원에서 직업이니까 당연한일 아니냐고 하겠지만 그들을 가끔씩 지켜보는 나로서는 참 고맙다는 마음이 절로난다. 환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어떻게 위로해야 되나 난감할 때도 있다.

 

최근에 만난 30대 중반의 여자는 육종암으로 고생하고 있다. 그녀의 첫인상은 방글이었다. 환자 같지가 않고 그냥 병원에 놀러온 사람처럼 생글거렸다. 가무잡잡한 피부에 활짝 웃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왼쪽 엉덩이에 큰 혹을 달고 있었는데 이런걸 달고 있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슬쩍 웃겼더니 대뜸 "육종암이래요. 저더러 죽는다고 수술도 필요 없다고 했어요. 처음 갔던 병원에서요. 그런데 이렇게 살아있어요. 하느님을 섬기는 병원에서 두 달을 있었는데 하느님이 저를 선택 하셨나봐요.”하며 그녀는 천진스럽게 웃었다.

 

첫 만남에 자신이 암이라고 쉽게 얘기하는 환자는 많지 않은데 그는 명쾌하게 말했다. 2주 후에 갔더니 흑덩어리가 없어졌다. 수술을 했단다. "의사 선생님이 너무 좋아 감사해요.”하며 생글생글 웃는다. 그녀와 같은 환우를 보면 나도 기분이 좋다. 병고와 싸우면서 얼굴을 환하게 하고 있다는 것은 육신에 들어온 병을 그대로 받아들여 잘다스리고 있다는 의지에 뜻이기도하다.

 

병원 곳곳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은 볼 때마다 김수영 시인의 '풀'이라는 시가 떠오른다. /풀이 눕는다./바람보다 더 빨리 눕는다./바람보다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지역사회에서 봉사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은 활력이 넘친다. 그들은 일하면서 즐거움을 안다. 자원해서 하는 일이기에 돕고자 하는 사람들 앞에서 고개 빳빳이 세울일도 없지만 그런 사람도 없다. 그들을 보면 겸손과자기 절제가 몸에 배어 있음을 그냥 알 수 있다. 고개 숙이며 들어가서 위로하고 도와주고 고개 숙이며 나온다. 전직 교장 선생님, 전업주부, 교사 부인, 의사 부인, 자식농사를 잘 하신 고희를 넘긴 할머니, 미용업 종사자들, 젊은 대학생들 등등 그들 봉사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걸 그들에게서 배웁니다.”"누구인가 제 도움을 받고싶어한다고 생각하면 하루도 쉴 수 가 없습니다.”"이렇게 건강할 때 그들을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하며 삽니다.”꿀벌이 다른 곤충보다 존경 받는 까닭은 부지런하기 때문이 아니라 남을 위해 일하기 때문이다. 라고 S길맨은 말했다. 앞으로 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사회 어두운 곳에서 빛을 발했으면 좋겠다. 봉사하는 삶은 아름답기에.

 

/김귀녀(전주여성의전화 부설 가정폭력상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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