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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긴 정천면 일대를 담은 정천면지 발행

 

 

물에 잠긴 청정마을. 지난 2001년 금강 상류 용담댐 완공으로 물에 잠겨 영원히 볼 수 없게 된 진안군 용담·정천면 일대. 진안군 인구 절반에 가까운 2천8백64가구 1만2천6백16명이 정든 고향을 물에 묻었다. 뿔뿔이 흩어진 주민들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나섰지만, 지금도 용담댐 한가운데 있는 야산에 조상의 묘를 두고 온 이들은 명절이면 배를 타고 가 성묘하고, 주민들 일부는 미리 비디오 촬영한 집과 전답을 보며 향수를 달랜다.

 

진안군 정천면의 사라진 흔적을 찾아 꼼꼼하게 정리한 책이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정천면에서 발간한 정천면지(程川面誌). 책의 형태는 각 시·군이나 읍·면 단위에서 발행하는 보통 기관지와 다를 바 없지만, 정천면지는 조금 특별한 내용이 있다. 수장된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또 이 지역의 순수 토박이들의 글을 담아 소박하지만 생동감이 살아있다.

 

서예가인 이용엽씨(진안미술협회장)가 편찬위원장으로 참여했고, 박형열 안순용 임종구 고영길씨가 편찬위원으로 함께 했다. 사진은 유연준씨(미술세계 사진기자)와 故 전형무씨.

 

이용엽 편찬위원장은 "고향 땅의 흔적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자료 수집에 나섰다”며 "수몰지 이주세대의 주소파악이 쉽지 않았고, 노인들의 희미한 기억으로 확인할 수 없어 누락된 내용들은 아쉽다”고 말했다. 조사는 족보와 개인문집, 진안군지, 구 용담지, 용담 향교지 등 사료와 정천면의 원로·각 성씨의 종파별 대표·이향(離鄕) 지명인사 등을 도움을 받았다. 특히 곳곳으로 이주한 주민들의 현재의 삶이 담긴 '수몰지 마을별 세대별 명단' 등은 쉽지 않은 자료.

 

구석기 시대부터 인류가 살아온 흔적이 시대별로 정리됐고, 조선 중기 상주 목사를 지낸 임타와 1894년 갑오농민전쟁으로 동학농민군과 일본군의 최초 전투지역으로 알려진 정천면 상조림장 전투를 비롯해 사계 김장생, 우암 송시열 등 이 지역을 거쳐간 선조들의 자취와 사건들도 빠짐없이 기록됐다. 민간신앙·세시풍속·전설·민요와 2백여장의 사진은 특별한 덤이다.

 

최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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