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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만에 공개되는 북악산 숙정문

서울의 4대문 중 북대문인 ‘숙정문(肅靖門)’이 8일 언론에 첫 모습을 드러냈다. 청와대 뒤쪽 북악산 중턱에 위치한 숙정문은 1968년 1월21일 무장공비 침투사건 이후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지금까지 일반인의 발길이 차단된 곳. 북악스카이웨이의 삼청터널을 지나 홍련사 입구에서 600m쯤 올라가니 사적 제10호 숙정문의 육중한 모습이 나타났다.

 

정면 3칸,측면 2칸 규모의 숙정문 성곽 돌계단 사이에는 아름드리 소나무 두 그루가 자리하고 있어 운치를 자아냈다. 정문으로 들어가 계단을 오른 다음 높이 1m 가량의 쪽문을 통해 누각에 다달았다. 성북동 일대의 북한산 자락이 한눈에 펼쳐졌으나 경복궁은 보이지 않았다. 김덕현 문화재위원은 “풍수지리상 4대문이 경복궁의 네 방향과 일직선을 이루지는 않는다”면서 “숙정문 역시 북쪽에서 약간 비켜앉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태조 이성계는 1396년 서울의 도성을 축조할 때 북쪽에 숙청문(肅淸門)을 세웠다. 이후 태종 13년(1413)에 경복궁의 양팔이 되는 창의문과 숙청문을 통행하는 것은 지맥을 손상시킨다는 이유로 이 두 문을 폐쇄했고 연산군 10년(1504)에 숙청문을 동쪽으로 옮겨지었으나 석문만 세우고 문루는 건축하지 않았다. 1976년 북악산 일대의 성곽을 복원하면서 문루를 짓고 ‘대전회통’ 등의 기록에 따라 숙정문 편액을 걸었다.

 

숙정문에서 300m쯤 더 올라가 촛대바위에 오르니 경복궁은 물론 서울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태풍 나비가 안겨준 맑은 날씨 덕분에 남산이 눈앞에 다가오고 관악산도 한걸음에 다달을 정도로 가깝게 느껴졌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군사지역으로 묶어두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으냐”면서 “자연과 어우러진 문화재 향유권을 시민들에게 되돌려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문화재청은 삼청각에서 숙정문까지의 진입로와 숙정문에서 촛대바위까지의 성곽 등 1.1km 구간을 내년 4월부터 일반에 개방키로 했다. 관람은 1일 3회 50명씩 제한된다. 문화재청은 이를 위해 탐방로 정비,주차장 설치 등 정비사업과 주변 식생 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이와함께 돈의문(서대문) 등 멸실된 성곽을 복원하고 서울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역사도시’(Historical City)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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