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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포-사람과 풍경] 무대의상디자이너 차승환씨

"인물과 상징적 이미지 읽어내는 것이 핵심이죠"

올해로 무대의상 경력 10년을 맞은 무대의상 디자이너 차승환씨가 무대의상을 살펴보고 있다. (desk@jjan.kr)

지난 26일 소리축제의 첫 무대를 연 남원시립국악단의 국악뮤지컬 ‘달래먹고 달달 찔래먹고 찔찔’이 공연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뮤지컬이 주는 유쾌함은 무대과 객석을 금세 하나로 묶었다. 꼬마관객들은 무대위의 배우들과 이야기에 감염되어 함께 웃고 함께 슬퍼했다. 출연진만도 60여명. 사람과 동물 캐릭터들의 자유로운 몸짓과 소리에 객석은 신명이 났다. 이 작품에서 유난히 돋보였던 무대 의상. 그 종류만해도 100여종을 넘는 형식과 다채로운 색깔을 구사해낸 사람은 무대의상 디자이너 차승환씨(35, 전주시 인후동)다. 올해로 무대의상 경력 10년을 맞은 그는 이 작품을 가장 힘들었던 작품으로 꼽았다.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초월하는 출연진과 세월의 흐름 폭이 넓어 의상으로 표현해야하는 부담이 너무 컸다”는 그는 어려운 과정을 거쳤던 만큼 보람과 기쁨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국악계와 무용계에서 이름 꽤나 알려진 디자이너다. 이지역의 국악관현악단과 한국춤 전공자들의 의상 대부분이 그의 손을 거쳐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활동하면서 그이 만큼 무대의상디자인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자리잡은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는 대학 시절(우석대 의상학과)부터 무대의상에 관심이 있었다. 졸업 후, 전통의상 디자인을 위해 남부시장의 한복집을 찾아다니며 한복기술을 익혔고, 2년 가깝게 한국춤을 배우기도 했다.

 

“무대의상은 특별한 디자인과 소재가 필요합니다. 몸에 꽉 맞으면서도 활동하기에 가장 편해야 하는 이중적인 속성을 갖고 있지요. 춤과 연주, 연극도 마찬가지입니다.”

 

시행착오도 적지 않게 거치면서 그는 단순한 의상디자이너가 아니라 작품을 완성하는 무대예술인이 됐다.

 

그의 디자인 특징은 한복이 지닌 아름다운 선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의 세련된 이미지를 담아내는 것. 그러나 공연의 장르마다 이러한 특징은 서로 다르게 적용된다. 연주자의 경우는 몸에 잘 맞아 맵시가 나면서도 악기를 연주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디자인과 소재를 택하는데 중심을 두지만 뮤지컬이나 창극, 연극은 작품의 전체적인 이미지와 배역별 특성을 살리는데 비중을 둔다.

 

“대본을 미리 읽고 연습현장에 참여하면서 인물과 상징적 이미지를 읽어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번 뮤지컬처럼 동물 캐릭터의 이미지가 강하거나 등장 인물들의 성격이 다양한 경우는 무대가 너무 복잡하게 보이지 않도록 통일되면서도 의상이 곧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줄 수 있는 특별한 감각이 필요합니다.”

 

지역의 공연문화에 자신의 역할이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보람이라는 그는 10년 경력에 다시 10년을 걷고 나면 비로소 ‘무대의상’을 제대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지금이 시작’이라는 자세를 놓치지 않는다.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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