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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떡값 상납관행 없앨 수 없나

공무원들의 ‘떡값’ 상납관행이 또 불거졌다. 최충일 전 완주군수 구속사건은 공무원들이 정기적으로 떡값을 윗사람한테 상납하고 있다는 사실을 또한번 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게중에는 명절 때 그야말로 의례적인 인사치레성 떡값도 있지만 관내 업자로부터 돈을 뜯어다가 상납한 악의적인 사례도 있다. 어찌 완주군만의 사례이겠는가. 공무원 조직사회가 이래서는 안된다.

 

검찰은 최충일 전 완주군수가 지난 2003년 부터 올해 초까지 부하 직원들로부터 명절 떡값과 해외출장 경비 명목으로 2,05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500만원씩 군수실에서 받았고, 금품이 오간 횟수도 25차례나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명절 때라고는 하지만 수백만원씩 건넨 경우를 어떻게 떡값으로 볼 수 있겠는가. 떡값으로 보기엔 액수와 횟수가 도를 넘는다. 댓가성을 띠지 않는다고 보기도 어렵다. 사실상 뇌물이다.

 

그리고 정작 중요한 것은 돈의 출처다. “명절 잘 쇠시라”고 수백만원씩을 갖다주면서 그 돈을 자신의 월급에서 지출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한명도 없을 것이다. 관내 어린이집으로 부터 운영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어느 과장의 경우 처럼 대개는 관내 업자로부터 돈을 받아다가 상납하는 게 관행이다. 결국은 업자로 부터 받은 ‘검은 돈’이 명절 떡값으로 둔갑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이른바 자치단체장-부하 직원-관내 사업자로 이어지는 ‘먹이사슬형’ 상납 구조가 공무원 조직사회에 여전하다는 걸 드러내 주고 있다. 해외여행이나 연수를 떠날 때 여비 명목으로 주는 돈도 ‘검은 돈’이 많다. 관내 업체들한테 경비를 요구해서 갖다 바치는 일이 그런 경우들이다. 최근 시민단체 간부가 “해외연수를 가면 돈을 번다”고 한 폭로 배경도 이와 다르지 않다.

 

공무원 조직의 떡값 상납관행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떡값이든, 해외여행 경비든 어떤 명목으로도 단체장이 부하 직원들한테 돈 받는 건 치졸한 행위다. 공직자 윤리적인 측면도 그렇거니와 인사 및 예산지원 등 공정한 질서를 해치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용납돼선 안된다.

 

단체장들이 솔선해서 떡값 근절을 선언하라. 이강수 고창군수 처럼 떡값을 가져오면 호통쳐 보내야 근절된다. 공무원노조도 공직자 윤리가 바로 설 수 있도록 감시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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