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제도가 경제 활동과 경제 시스템의 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중대함에도 불구하고 제도의 역할에 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작은 탓에 갑작스러운 제도의 변화로 경제 시스템 전체가 혼란을 겪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다.
그 동안 열악한 중소기업에게 큰 도움이 되어 왔던 단체수의계약 제도가 폐지 과정에 들어 갔다. 관련 중소기업 단체들은 그로 인한 충격을 벗어나기 위해 당분간 제도 연장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예상 가능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제도가 어떤 문제를 지니고 있다고 해서 반대의 제도를 곧바로 도입하는 경우 대부분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고 다른 문제를 불러오는 경우가 대단히 많다. 이러한 현상을 경제적 진화론에서는 오랜 기간 존속한 제도가 효율적인 제도라고 보고 있다. 문제가 있더라도 장기간 지속한 제도가 그렇지 못한 제도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인식이다.
이런 이론이 결과적으로 보수적 사회를 고착시킨다는 비판도 있으나 중요한 제도를 짧은 기간에 바꾸어 실효를 보지 못하고 부작용만 겪는 경우를 실제로 빈번히 관찰할 수 있는 사실이 이 이론의 현실에 대한 강한 설명력을 인정할 수 있다. 뿐 아니라 비교적 최근에 발전된 일부 경제 이론에서는 제도 변화의 과정을 상세하게 밝히고도 있다. 이런 이론에서도 갑작스러운 제도의 변화가 가져오는 위험을 최대한 경고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번 중소기업 단체 수의 계약의 경우도 구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와 선량한 중소기업이 입는 피해를 교량해 보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현재 제도의 문제를 수정하거나 보완할 방안도 찾아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두 제도의 비교는 각 제도가 갖는 거래 비용의 크기를 기준으로 이루어 진다. 완전 경쟁 시스템이 수의 계약의 경우 나타나는 단체 내 담합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은 세상을 너무 단순한 생각일 수 있다. 완전 경쟁의 경우도 담합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으며 그 피해가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 된 제도의 변화는 그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하며, 제도 변화의 구체적인 비용과 효익을 제대로 조사할 필요가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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