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 때면 무분별한 밀렵으로 야생동물들이 수난을 겪게 된다. 멀리서 날아 온 철새들이 떼죽음을 당하는가 하면 산간지역에서는 고라니 멧돼지 오소리 등이 밀렵꾼들의 총구를 피하지 못한다. 또 주민들이 쳐 놓은 올무나 덫에 걸려 죽어가는 야생동물들의 숫자가 부지기수다. 하지만 밀렵을 단속하는 손길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지금 한창 철새축제가 열리고 있는 군산하구둑과 금강호 일대에서 철새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3차례나 발생했다. 지난 20일 군산시 내흥동 금강 주변에서 청둥오리와 가창오리, 흰뺨검둥오리 등 250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또 지난 19일과 13일에도 금강하구둑 일대에서 죽어있는 철새 30-40여 마리가 발견되었다. 이들 철새들은 독극물을 묻힌 볍씨를 먹고 집단폐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명색이 철새축제가 치러지는 데서 이럴 진데 다른 곳은 어떨 것인가. 또한 지난달에는 전주천 아래 추천교 부근에서 너구리가 올무에 목이 낀채 발견되기도 했다. 이러한 밀렵행위는 순환수렵장으로 지정되었건 아니건 가리지 않고 자행되고 있다.
대한수렵관리협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밀렵꾼은 3만5000여 명에 이르고, 산과 들녘에 설치해 놓은 올무와 덫이 500여만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동면에 들어가는 개구리나 뱀 등을 각종 도구를 이용해 싹쓸이 하는 경우도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밀렵이 성행하는 것은 수요처가 있기 때문이다. 야생동물이 몸에 좋다는 그릇된 보신문화기 근저에 깔려있는 것이다. 이에 따른 밀렵 시장규모는 무려 1500-300억 원을 헤아릴 정도다. 밀렵꾼과 유통망 음식점간의 커넥션이 은밀해 적발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해마다 환경청이나 지방자치단체, 경찰, 야생동물보호협회 등이 특별단속에 나서고 있으나 엄포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단속망을 피해가며 잽싸게 움직이는 밀렵꾼들을 현장에서 붙잡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또한 단속인원도 턱없이 부족하고 처벌이 강화되긴 했으나 결국 집행유예나 벌금 등으로 풀려나오는 것도 원인중 하나다.
효율적인 밀렵단속을 위해선 민간단체와 지역주민들과 연계해 밀거래자와 수요자의 관계를 끊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 한다. 또한 국민들의 잘못된 보신문화 역시 홍보를 통해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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