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가 여러 곳에 산재해 있는 동학유적지를 보호하고 농민혁명 정신을 선양하기 위해 동학농민문화 특구지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이를 특색있는 사업으로 우뚝 세워, 지역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았으면 한다.
동학농민혁명은 조선의 국운이 기울기 시작한 19세기 후반 반봉건·반외세의 기치를 높이 든 동아시아 최대의 근대화운동이었다. 농민과 도시민 소상인 몰락양반 등이 무장봉기해 1894년 한해 동안 전국을 휩쓸었으며 희생자만 30-40만명에 이르렀다. 이 혁명은 내부적으로 갑오개혁을 이끌었고 항일 의병투쟁과 3·1운동으로 이어졌다. 또 중국의 근대화운동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한 시대의 획을 긋는 동학농민혁명은 100년이 지난 후에야 정당한 평가를 받게 돼 명예회복 관련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이 혁명의 발원지가 정읍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바다. 그동안 이 사업을 선양하기 위해 기념관을 짓고 지역마다 동학혁명 관련 각종 민간단체가 결성돼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별로 행사를 각각 치르고 이니셔티브 다툼도 있어 본래 의미가 많이 퇴색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동학농민혁명의 본거지인 정읍시가 이를 문화특구로 지정해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나선 것은 잘한 일이다. 특구로 지정되면 개발관련 규제가 완화돼 지역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구지정에는 몇가지가 전제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우선 정읍시 관내에 산재해 있는 만석보터와 말목장터 등 유적지 21곳에 대한 철저한 고증과 보전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어설픈 개발로 오히려 유적지를 훼손시키거나 대외적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일이 있어선 안될 것이다. 또 염려되는 점은 참여정부가 특구지정을 남발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이에 대한 너무 큰 기대는 금물이라는 점이다. 참여정부는 2004년 12월 순창군의 장류산업특구 등 6개지역을 특구로 지정한 이래 불과 2년만에 72개를 지정했다. 대부분 지역특산물과 관광관련 사업으로 단기적 효과에 치중하고 있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동학문화특구는 역사와 시대정신을 한 차원 높은 문화관광으로 연결시켜 고부가가치를 창출토록 해야 할 것이다.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필수적임은 물론이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