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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수연, '아름답다'로 베를린 영화제 레드카펫 밟아

"한 단계씩 밟아 나가겠습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명동 스폰지하우스에서 열린 '아름답다'(감독 전재홍, 제작 김기덕필름ㆍ스폰지)의 언론 시사회에서 인사를위해 무대에 오른 주연배우 차수연이 처음 한 말은 "많이 와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였다.

 

단순한 인사치레는 아니었다. 이날 시사회에는 소규모 배급 영화를 주로 선보이는 스폰지하우스에서 열린 시사회로는 가장 많은 취재진이 몰려들었고 관람석은 빈 자리 없이 꽉 들어찼다. 무엇보다 김기덕 감독이 원작을 쓰고 제작을 맡은 영화인 데다 올해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는 소식 때문이겠지만, 차수연이 신인임에도 충무로에서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는 배우인 것도 또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인터뷰를 위해 서울 광화문 스폰지하우스에서 다시 만난 차수연은 시사회에서 영화를 처음 본 소감에 대한 질문에 "반응이 어떤지 계속 살피느라 영화에 집중하지도 못했다"고 답했다.

 

"정말 긴장돼서 전날 밤에도 잠을 설쳤어요. 첫 영화인 '별빛 속으로'는 제자리를 잘 지키면 되는 역할이었지만 이번 영화는 제가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영화가 달라지는 거니까 부담이 많이 됐습니다." '아름답다'는 아름다운 외모로 남자들이 줄줄이 따르는 여자 은영이 스토커에게성폭행을 당한 뒤 자신의 아름다움을 저주하며 파멸의 길을 걷게 되는 이야기. 평범하지 않은 역에 부담되지 않았을 리 없지만 차수연은 촬영 중 힘들기보다는 "즐거웠다"고 말했다.

 

"은영이는 제가 항상 생각해 온 캐릭터였어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거부감보다는 '내가 꼭 해야 할 영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최고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변화의 폭이 큰 캐릭터라 욕심이 더 났고요. 촬영할 때 물론 힘들었지만 그보다는, 음… 즐거웠어요." 스크린에서 엿보이는 신인답지 않은 자신감이 그 즐거움에서 나온 것 같아 "연기할 때 마음껏 에너지를 쏟는 것 같다"는 말을 건네자 그는 "사실은 이성적으로 연기하는 방법을 아직 모른다"고 털어놨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니까 이렇게 저렇게 연기하면 되겠다고 계산을 못해요. 그러니 몸을 던져 빠져드는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또 그냥 예뻐 보이기만 할 거면 연기를 할 필요가 없는 거잖아요. 예뻐 보이려는 마음을 버리고 연기하는 게 진짜 예쁜 게 아닐까요?" 어렸을 때부터 배우가 꿈이었느냐고 묻자 "연기를 하게 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고 대학에서도 클라리넷을 전공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학교 다닐 때는 음악에 푹 빠져 있었어요. 아르바이트로 모델 일을 하다가 뮤직비디오와 드라마를 찍고 그러다 영화도 하게 됐죠. 그런데 무대 위보다 카메라 앞이 더 좋더라고요. 그래서 하게 됐어요. (잘한 선택인 것 같은지 묻자) 저 이제 이거 아니면 할 게 없어요(웃음)." 그는 데뷔작이자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인 '별빛 속으로'에서 신비롭고 능청스러운 여고생을 매력적으로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그 다음 출연작 '여기보다 어딘가에'가 아직 개봉하지 않았으니 두 번째 개봉 영화로 그는 베를린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게 된 셈이다.

 

"기분 좋고 기대돼요. '별빛 속으로'를 만난 것도, 이번 역할을 맡게 된 것도 운이 좋은 거죠. 저예산 영화에만 출연한 거요? 일부러 그렇게 고른 건 아니에요. 늘 어딘가 독특하고 평범하지 않은 역할이 더 마음에 들었어요. 아직 어려서 그런지강한 역할이 좋더군요." 차수연이란 이름 뒤에는 '미래가 기대되는 배우'란 수식어가 종종 따라붙는다. 그는 '그 가까운 미래에 어떤 모습의 배우가 돼 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 천장을 바라보며 "아… 어떤 모습일까요"라며 한참 동안 생각했다.

 

"더 나은 배우가 돼야겠다고 생각해요. '별빛 속으로'로 처음 영화를 했고 '여기보다 어딘가에'로 처음 주연을 했고, 이번에는 늘 하고 싶어한 강한 역할을 맡고 베를린도 가 보고… 이렇게 한 단계씩 잘 밟아 나가면 되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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