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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선율' 봄바다를 적시다…통영국제음악제 개막

영국 BBC 필하모닉 등 14개단체 초대…윤이상 曲 행사기간 내내 연주

개막 연주회를 선사한 영국 BBC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desk@jjan.kr)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가 먹여 살린다. 죽어서도 고향을 잊지 않고 있는 천재음악가.

 

한국의 또다른 비운의 천재음악가 윤이상(1917~1995)은 작은 항구도시 통영을 음악도시로 바꿔놓았다. 21일 개막한 '2008 통영국제음악제'. 남쪽의 봄은 '통영국제음악제'와 함께 온다.

 

△ '2008 통영국제음악제' 조용한 개막

 

"우리는 정치적인 것 안합니다."

 

불꽃놀이(위).통영국제음악제 축하공연 모습. (desk@jjan.kr)

'2008 통영국제음악제'는 조용히 시작된다. 초창기에 있었던 통영시장이나 운영위원장의 '개막선언'도 없어졌다. 대신 개막연주회에 많은 공을 들인다.

 

올해 봄시즌 개막연주회는 영국의 BBC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초대됐다.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해 클래식 음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BBC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첫 내한공연이었다.

 

전국을 순회하는 BBC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통영은 윤이상의 곡을 반드시 연주해야 하며 레퍼토리를 다른 곳과 다르게 할 것을 주문했다. BBC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윤이상 작품 중 최대 난곡으로 꼽히는 '교착적 음향'을 연주했다.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를 협연한 힐러리 한도 한국에서의 첫 연주였다. 개막연주회는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봄시즌에는 세계적인 14개 연주자와 연주단체가 초대됐다. 통영국제음악제 운영위원인 김성근 서울대 교수는 "클래식 최고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을 제외하고는 '통영국제음악제'가 아시아에서 꽤 유명한 음악축제로 알려져 있어 실력있는 연주자와 단체들을 섭외할 수 있다"며 "우리를 위해 특별한 무대를 만들어 주지 않으면 미안하지만 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통영은 이미 유명해진 연주자나 단체보다는 발굴에 많은 의미를 두고 있는 만큼, BBC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좋았지만 첫 내한이라는 점에서 기록에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통영과 현대음악, 잘못된 만남?

 

바다의 짠내음이 가득한 항구 도시와 현대음악은 원래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통영이 '음악도시'로 알려지게 된 건 이 곳 출신으로 아시아 작곡가 중 서양 음악사에 가장 먼저 이름을 알린 윤이상 덕분이다.

 

통영국제음악제는 철저히 1920년대 시작한 독일 남부의 도나우에싱엔 현대음악제를 모델로 하고 있다. 이 음악제는 독일에 체류했던 윤이상의 1966년곡 '예악'이 처음 발표된 곳이기도 하다. 현대음악 중에서도 가장 최신의 곡이 처음 연주되는 것을 듣기 위해 유럽 전역에서 몰려오는 이 음악제를 본 따 2000년 통영문화재단의 '통영현대음악제'가 시작됐다.

 

김교수는 "통영이라는 먼 곳까지 누가 오느냐, 현대음악을 누가 듣느냐, 게다가 윤이상은 금지된 이름이다는, 초기에는 음악제의 불가능을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어쨌든 지금은 음악제가 도시 이미지를 바꿔놓고 있다"며 "특히 전국의 음악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타켓 마케팅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2002년부터는 재단법인 통영국제음악제를 설립하고 '통영국제음악제'로 명칭을 바꿨다. 당시만 해도 한국에 국제음악제는 거의 없었다. 음악제 기간 하루에 한곡씩은 윤이상 작품이 연주되도록 하고 있으며, 객석 점유율은 낮아도 신인들을 발굴하는 프로그램을 비중있게 배치하고 있다. 윤이상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윤이상을 찾기 위해서다.

 

△ 시즌제, TIMF앙상블… 새로운 시도

 

통영국제음악제는 '시즌제'와 'TIMF앙상블'로 다른 축제와 차별화된다.

 

통영국제음악제는 봄시즌(3월 21일∼26일), TIMF앙상블 아카데미(6월 23일∼26일), 가을시즌(11월 1일∼9일)으로 나눠 열린다. 시즌제는 2017년 완공을 목표로 한 음악당 건립과도 관련돼 있다. 작은 도시에서 열흘 쓰고 350일 놀릴 음악당을 건립할 수 없었던 것. 고민 끝에 시즌제를 도입, 공연을 중심으로 한 봄시즌과 전 세계 젊은 음악도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인 여름 아카데미, 윤이상 작고일 즈음 콩쿠르를 여는 가을시즌으로 분산시켰다.

 

TIMF앙상블은 통영국제음악제 상주연주단이다. TIMF앙상블은 1년 동안 20억을 쓰는 음악제와는 별도로 5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TIMF앙상블 2008 공연패키지' 등으로 자체 수익을 늘려가고 있다. 음악제 기간은 물론, 전국을 돌며 1년에 40여차례 공연하는 등 통영국제음악제 홍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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