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에 시대상이 반영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런 까닭에 언어를 통하여 시대상을 읽어내기도 한다. 그런 관점에서 오늘의 언어를 관찰해 보면, 우리는 나날의 삶을 전쟁놀이하듯이 영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① 홍길동 선생의 '제1탄'-"즐겁게 사는 법"
② 노래 '일발 장전! 발사!'
③ 잠실벌에 '융단 폭격'
위의 보기글에서 ①은 '즐겁게 사는 법'이란 책의 광고 문안인데 포탄, 총탄, 폭탄과 같은 무기가 연상되는 '탄(彈)'을 썼다.
②는 노래 부르며 노는 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장전(裝塡)'은 '총포나 활 따위를 쏨'을 뜻한다. 흥겹게 즐기는 자리에서까지 이런 낱말을 예사로 쓴다.
③은 야구 경기 기사인데, '융단 폭격'이라는 어마어마한 표현을 썼다. 이처럼 오늘날 삶의 여러 모습들을 전쟁에 비유하여 표현하는 것이 다반사가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또 한 가지 발견되는 사실은 운동경기에 비유하는 표현이 일상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운동 경기도 전쟁과 비슷한 속성을 많이 지니고 있어서 인 것 같다.
④ 그 노래가 '히트'했다
⑤ 오늘의 1번 '타자'를 소개합니다.
위에서 ④는 어떤 노래가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었을 때에 하는 표현인데, 야구에서 안타를 친 것에 비유한 것이다. 야구 경기장이 아닌 자리, 예를 들면 노래하며 노는 자리에서 첫 번째 노래할 사람을 ⑤와 같이 소개하는 일도 예사로운 일이 되어 버렸다.
강력한 전달 효과를 노리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사람살이의 모습을 자꾸만 전쟁에 비유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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