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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익산시와 임갈굴정(臨渴掘井) - 엄철호

엄철호(익산본부장)

중국 춘추시대.

 

노나라 소공(昭公)이 국내에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도망쳐 제나라에 몸을 의탁한 일이 있다.

 

제나라 경공(景公)은 그를 보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어찌하여 나라를 버리고 도망치는 지경이 됐나."

 

그러자 소공은 "충신을 등용하지 않고 주변에 간신과 소인배만 뒀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경공은 소공이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있다고 여겨 재상이었던 안자(晏子)에게 물었다.

 

"소공이 노나라로 돌아가도록 도와주면 현명한 군주가 되지 않겠소?"

 

이에 안자는 "어리석은 자는 후회가 많고, 불초한 자는 스스로 현명하다고 합니다. 물에 빠진 자는 수로를 살피지 않았기 때문이며, 길을 잃은 자는 길을 묻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에 빠지고서야 수로를 찾고, 길을 잃고서야 길을 묻는 것은 전쟁에 직면해서야 병기를 만들고 음식을 먹다가 목이 메서야 우물을 파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이미 때가 늦은 것입니다"라며 반대했다.

 

여기서 유래한 고사성어가 '임갈굴정'(臨渴掘井)이다.

 

목이 마른 뒤에 물을 마시려고 우물을 판다는 뜻으로 위기가 닥친후 뒷늦게 서두르는 우를 범하지 말것을 꼬집고 있다.

 

익산시의 지난 2008년은 참으로 알차고 값진 한해였다.

 

수도권 규제 완화와 세계적 경기침체 위기속에서도 익산시는 31만 시민의 염원과 갈망을 담아 크고작은 숙원사업들을 하나둘씩 일궈내는 커다란 성과를 내면서 무자년(戊子年)을 값지게 마무리 했다.

 

국가공모사업인 함열소도읍육성사업,방사성영상기술센터,학생과학교육원 등을 유치하고 KTX 익산역사건설시공사 확정, 평화지구환경개선사업 및 배산택지개발사업 추진 등은 익산을 권역별로 균형발전할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살기좋은 주거도시로서의 매력을 더해가게 했다.

 

특히나 지난 연말께 전해온 외국인 부품소재 전용공단 지정과 국가식품클러스터 유치 확정 등 잇단 2가지 낭보는 익산이 새만금과 환황해권시대를 선도할수 있는 거점도시로서 급부상할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희소식으로써 여타 다른 지자체들이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던것과 달리 익산의 무자년은 참으로 많은 성과속에 보내졌다.

 

그동안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지역 최고의 선물과 대업으로 감격의 기쁨을 마음껏 누린 익산에도 기축년 새해 아침이 밝았다.

 

지역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시대적 흐름에 뒤쳐져 그간 이렇다할 성장활로를 못찾아 점차 시들어가던 익산에도 도시 활력을 새롭게 불어넣을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시작되는 새해가 마침내 찾아온것이다.

 

이제는 지난해의 축제 잔치를 끝내고 우리 모두 냉철하게 현실로 돌아가자.

 

지난해 일궈낸 많은 국책프로젝트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야하는것이 익산시를 비롯한 우리 모두에게 하달된 지상명령이기 때문이다.

 

시민의 염원과 단합된 힘을 일궈낸 값진 결실들이 착실한 사업 추진을 통해 대한민국 모두의 빛이되고 부러움과 놀라움이 되는 그날을 위해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2009년을 맞는 익산은 그 어느때보다 할 일이 많다.

 

국가식품클러스터 등 많은 국책사업들이 자칫 실속과 가시적인 성과도 없이 안개처럼 살아질수도 있다는 우려와 경고를 결코 잊지말것을 지적한다.

 

가뜩이나 세계 경제 전망이 전례없이 어둡다는 올해의 예측과 분석을 접하면서 이같은 우려와 지적을 가슴속 깊히 새기고 또 새겨주길 바란다.

 

불과 1-2년전 행정도시, 혁신도시, 그리고 무주의 기업도시 등이 유치 당시에는 해당 지역민들에게 우리 익산 시민들이 느끼고 맛보았던 똑같은 흥분과 감격을 안겨줬지만 불과 몇년안돼 오히려 좌절을 안기고 있다는 현실을 타산지석으로 삼길 거듭 충고한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닭 쫓던 개 지붕쳐다보지 말고,호미로 막을것을 가래로 막지말것 등을 재차 지적하면서 익산시는 국책사업 유치에따른 정부의 후속 계획과 향후의 추진 과정 등에 대한 점검에 만전을 기해 31만 시민들을 모처럼 활짝 웃게했던 국책사업 유치가 아무쪼록 잘 마무리될수 있도록 적극 나서주길 당부한다.

 

거듭 지적하지만 익산시는 지역발전 가속화를 위한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고 결코 임갈굴정의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엄철호(익산본부장)

 

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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