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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우리말의 위기 - 장세균

우리는 컴퓨터 사용을 못하면 '컴맹'이라 하고 한자를 모르면 '한맹(漢盲)'이라 한다. 해방후 우리국민의 80%가 자기 이름도 제대로 못쓴다 하여 문맹률(文盲率)이 높다고 했다. 이때의 '문맹'이란 글자를 모르는것을 뜻한다.

 

그리고 '언맹(言盲)'이란 외국어는 물론, 자기나라의 말뜻도 제대로 파악못하는 어중간한 상태를 말한다 하겠다. 바로 우리나라 젊은 세대들이'언맹(言盲)세대'라고 할수있다.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경제적 공적을 남겼지만 한국식 민주주의를 내세우면서 학교교육에서 한자를 없애버린 후유증이 엄청나다.

 

지금에 와서 한자를 배제하는 것은 마치 정상화된 이식받은 콩팥을 단지 자기것이 아니다는 이유로 제거수술을 하는것이나 똑같다.기록상에 의하면 통일 신라때 설총이 중국 고전인 구경(九經)을 신라어로 풀어 쓴것이 한문을 한반도어로 바꾸어쓴 최초의 기록이라고 한다. 한문은 신라때 부터 '이두(吏讀)'라하여 우리말을 한문의 음(音)만을 빌려 사용했으니 한문 사용 역사는 근 2천년에 가깝다. 2천년을 사용했으면 우리것이 아니고 누구의 것인가.

 

한글학회가 펴낸 '큰사전'에는 약 16만 4천개의 단어가 있는데 한자어가 약 52%이다. 다시 말해서 한자 사용을 배제하는것은 우리말 몸뚱이의 반절을 잘라내어 불구자로 만드는 언어 구테타나 마찬가지이다.지금 한자를 버린 후유증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최고 대학이라는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60%이상이 전공서적에 나오는 단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조사도 나왔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를 제대로 알지 못하여 선생들이 애를 먹고 있다. 흔히 쓰는 단어인 '배수진 (背水陳)'을 '부수차'로 잘못 읽는가 하면 '유치(幼稚)'를 '절치'로 '문화'를 문화(文花)로 쓰는 어른들도 많다.

 

여기에 공무원들까지 앞장서서 한글표현이 가능한것을 굳이 토막영어로 표현하여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동사무소'를 '동주민 센터'로 '안내'를 'information'이라고 쓰고도 있다.이렇듯 우리말이 된 한자어가 없어지고 영어까지 득세하니 우리말이 설자리가 없어져 가는것이다.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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